2025 11 28 금

2학년 2학기

by Chris Paik 백결

캬, 오늘은 공부 시간 8시간을 채웠다. 학교에서 아침 자습과 쉬는 시간, 점심시간을 틈틈이 사용하여 하교하기 전까지 2시간 가까이 채웠고 하교 후 새벽 3시까지 공부했다. 어제의 죄책감이 조금은 덜어진 기분이다.

사회문화는 1등급을 확정 짓는 거의 유일한 과목이었다. 근데 오늘 공부하다 보니 2등급이 될 수도 있을 거란 걱정이 들었다. 독서 수학 영어보다 더 어렵고 문제가 안 풀린다. 사회문화 중간고사를 잘 보고 자신감이 오른 게 꼴 보기 싫었는지 사문이는 자존감 깎는 기계가 되어 돌아왔다.

상욱이가 열품타 방을 만들었다. 나 외에 상욱이랑 유나, 그리고 얼굴은 아는데 이름은 모르는 여자애 한 명이 있다. 다른 반 애인데 맨날 자기 반처럼 우리 반에 들어와서 공부하는 애다. 그래도 이 친구들이 다들 공부를 잘하는 친구들이라서 열품타에 찍히는 공부 시간이 어마어마하다. 덕분에, 경쟁심에 쉬는 시간을 줄이게 되고 공부를 다 했다고 해도, 공부를 더 해야 한다는 생각에 공부할 걸 만들어서 하게 된다. 내가 공부 시간 1등을 달리고 있다면 다른 경쟁자(?) 친구들이 자러 가서 공부를 그만할 때까지 공부하게 된다. 물론 이렇게 시간에 집착할 정도로 단순 무식하게 공부 시간과 성적이 비례하여 오르는 건 아니다. 당연히 열품타 공부 시간이 순도 100%의 순공 시간이 아닐 확률도 높다. 하지만 그냥 앞으로 이걸 도구로써 이용할 생각이다. 완전히 혼자 공부할 때보다 공부량이 눈에 띄게 늘었다.

이렇게 쓴 일기들은 나중에, 서울대에 합격한 후 하나로 엮어서 책으로 출판할 생각이다. 계획적으로 쓴 글도 아니고 전문 작가가 쓴 글도 아니라서 문학의 가치는 없겠지만 그냥 내 주변 사람들과 가볍게 읽어보려고 한다. 하루에 일기 한 장만 써도 다 엮으면 400페이지 가까이 나온다. 서울대에 떨어지면 일기들을 한 번씩만 읽어보고 전부 폐기할 생각이다. 너무 상실감이 크면 읽어보지도 않고 삭제할지도 모른다. 그럴 일이 없도록 열심히 해보자. 만약 이 일기가 책으로 출판되었다면 나는 서울대에 합격한 뒤겠지. 잘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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