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12 04 목

2학년 2학기

by Chris Paik 백결

오늘은 학교가 끝나고 오디션을 봤다. 지현이가 너무 긴장하길래 지현이에게 학교 축제 오디션은 보통 엄격하게 보지 않으니 잘할 필요 없고 틀리지만 않으면 되니까 긴장하지 말라고 얘기해 줬지만, 막상 오디션이 시작되니 엄청나게 긴장했다.

그래도 나름 중학교 때 댄스부 활동을 해서 무대에서 긴장은 잘 안 하는 편이라 생각했는데(노래 말고) 너무 오랜만에 사람들 앞에서 춤춰야 하는 상황이라 몸이 굳어버려서 완벽한 춤을 추진 못했다. 하나 적어도 틀리지 않고 끝까지 춤을 췄으니 후회는 없다.

근데 춤출 때 곁눈질로 지현이랑 승현이를 계속 봤는데 승현이가 박자가 자꾸 안 맞았다. 안 그래도 오늘 아침 6시부터 7시까지 연습실 잡아서 연습하자 해놓고 8시까지 자는 바람에 연습도 안 온 승현이가 어딘가 불안했는데, 참…, 불안은 언제나 적중(아, 하나만 덧붙이자면 겨울이라 어두운 아침 6시에 지고 있는 보름달을 본 건 처음이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오디션 후 지현이가 자꾸 자기가 긴장해서 틀렸다고, 오디션 떨어지면 자기 탓이라고 반복해서 말하는 바람에(오디션 춤추면서 나는 현지가 틀린 건 몰랐다) 혹시 뭔가 큰 실수를 했나 싶어 걱정이 앞섰지만 그래도 다행히 저녁에 모든 댄스팀이 오디션에 붙었다는 문자를 받고 한시름 놓을 수 있었다. 돈은 돈대로 시간은 시간대로 투자하고 야구도 포기하고 오디션을 본 건데 떨어졌으면 진짜 아쉬울 뻔했다.

오디션 끝나고 집에 가려는데 재현이와 호성이를 만나 오디션에 관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눴다. 재현이는 학원에 가고 호성이랑 나는 둘이 맘스터치에 가서 치킨을 나눠 먹었다.

근데 재현이가 자꾸 카톡으로 연애 고민을 털어놓길래(연애 못 하는 나한테) 나는 그냥 아무것도 모른다고 하였고, 감정적으로 잘될 거다, 할 수 있다고 하기보다 현실을 알려주며 재현이에게 뭔가 유의미한 변화가 있게 유도하였으나 그걸 실행할지 말지는 온전히 재현이의 몫인 거고, 실행했는데 대차게 망하든 실행도 안 했는데 재현이의 그녀가 먼저 다가와 줘서 잘 되는 내 일은 아니기 때문에 더 이상 깊이 생각은 안 했다(재현쿤…, 사실은 나도 그런 연애를 해본 적이 없어).

맘스터치를 다 먹고 스카에 왔는데 오마이갓뻐킹쒯 변수가 생겨버렸다. 무선이어폰이 안보였다. 그래서 화가 나서 그냥 엎드려 잤다(?). 웃기게 보이겠지만 진짜 자려고 잤다. 일어나니 오후 8시 30분이었고 그대로 가방 싸서 집으로 갔다. 물론 집에서 추가적인 공부를 안 했기 때문에 하루 순공 시간은 학교에서 아침, 자습, 쉬는 시간, 점심시간을 이용하여 채운 4시간 반. 하루 종료.

눈이 내렸다. 이번 겨울 처음으로 눈을 밟았다. 원래 첫눈은 푹신하게 쌓여 흡사 뽀롱뽀롱 마을을 연상시키는 무드가 진국인데 이번 첫눈은 이게 온 건지 만 건지 오다 만 건지 길은 길대로 미끄럽고 눈은 뭔가 하얀 게 길바닥에 깔려있긴 한데 이걸 눈이 쌓였다 해야 하는 건지…. 이렇게 낭만 없는 첫눈은 실망스러웠다. 게다가 이어폰까지 없고 머플러는 학교에 두고 와서 난 종종걸음으로 신경질을 내며 집으로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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