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학년 2학기
하, 드디어 마지막 시험이 끝났다. 디테일한 암기와 나름의 정성(?)으로 독서 시험을 잘 본 것 같다. 물론 세 개나 틀리기도 했고 심지어 그중 한 개는 옳은 걸 고르랬는데 옳지 않은 걸 골라서 틀린 문제였다.
그래도 중간고사 때 90점대에 애들이 미친 듯이 몰리는 사태 때문에 독서 샘이 이번 독서 시험을 매우 어렵게 낼 거라고 계속 겁 아닌 겁을 주셨기 때문에 걱정하고 있었는데 다른 친구들과 비교해봤을 때 세 개면 나름 선방했다고 본다. 3등급은 안 뜨겠지?
당연하게도 이번 학기 내 등급 목표는 1.75다(독서 2, 수학 2, 영어 2, 사회문화 1). 독서와 수학, 영어는 중간고사를 망쳤기 때문에 1등급이 안 나오는 게 확정됐고, 중간고사 때 한 개 틀린 사회문화는 이번 기말고사 때 3개를 틀려버리면서 약간 위험해지긴 했지만 그래도 1등급이 나올 것 같다. 수학이나 영어에서 3이 안 뜨길 빌어야 한다. 가장 위험한 건 수학이다. 내가 잔 실수가 너무 많아서 3등급이 나올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혹시라도 수학이나 영어가 3등급이 뜬다면 서울대는 내게서 아주 멀어진다. 이제부턴 기도 메타다(불행 중 다행인 건 수학과 영어 모두 수행 평가는 만점이다).
시험이 끝나고 곧바로 집에 왔다. 할 게 없었다. 분명 시험 기간에는 이것저것 공부 말고 하고 싶은 게 너무 많았는데 정작 시험이 끝나고 나니 할 게 없었다. 심지어 내년에 공부할 3학년 과정을 미리 예습해 둘까, 생각하기도 했었다 (물론 하지는 않았다).
4시에는 지현, 승현, 그리고 우리 가족과 함께 스타필드에 갔다. 아빠는 동생이 아이패드를 사는데 고등학생 할인을 받아야 한다고 나를 데려간다고 했다. 그리고 나도 지현이랑 승현이랑 댄스 공연에 입을 옷을 사러 스타필드에 가야 했기 때문에 다 같이 갔다.
검은 상의는 자라에서, 흰 하의는 유니클로에서, 합쳐서 7만 원에 샀는데 너무 예쁘고 잘 샀다고 생각했다. 지현, 승현과 헤어지고 난 잇토피아에 있는 가족들에게 합류했다. 거기서 가족들에게 내가 산 옷을 보여줬는데 동생이 보자마자 바지가 탐난다고 했다. 난 앞으로 이 바지가 찢어질 때까지 반드시 사수하겠다고 마음먹었다. 절대 물려줄 일 없다 이놈아.
저녁으로는 파스타랑에서 파스타를 먹었는데 오랜만에 먹는 파스타가 맛있었다. 파스타랑은 내가 2023년에 애니메이션고등학교 입시 준비할 때 학원 근처에서 자주 먹었던 메뉴다. 오랜만에 옛날 생각이 났고, 파스타랑이 전과 크게 달라진 게 없었음에도 내가 옛날에 느꼈던 진부한 맛에 비해 훨씬 맛있게 느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