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01 03 토

2학년 2학기

by Chris Paik 백결

솔직하게 말하겠다. 오늘 하루는 게임으로 시작해서 게임으로 끝났다. 오랜만에 카트라이더를 했는데 무슨 파라곤 카트 체험판을 주길래 한 번 타봤을 뿐이다. 평생 무과금이었던 내게 이런 미친 개빠른 카트는 처음이었다. 지금까지 내가 한 게임은 카트라이더가 아니었던 거다. 이것이 오늘 겜창 하루의 시작이었다.

빠른 카트를 얻은 김에 타임어택 기록을 싹 갈아치우려고 얼마나 많은 판을 했는지 모른다. 분명 내 실력은 크게 달라진 게 없는데 평소처럼만 달려도 기록이 많으면 5초까지 단축됐다. 파라곤 체험판이 10일짜리인데 아마 10일이 지나면 더 이상 예전 카트로 돌아가지 못할 거다. 아, 어차피 상관없다. 파라곤 10일이 끝나기 전에 난 윈터스쿨에 들어가니깐.

하루를 마무리할 때쯤에 엄청난 자괴감이 몰려왔다. 공부는 하나도 안 하고 게임만 하니 그럴 수밖에. 근데 의외의 수확은 있다. 첫째, 반복적인 노력이 결국 실력을 이룬다는 것을 직접 체감했다. 평소 어려웠던 테크닉과 트랙도 끝없는 반복으로 결국은 통달해내서 완벽한 주행으로 신기록을 깨고야 마는 그 일련의 과정을 몸소 체험했다. 덕분에 난 카트라이더를 시작한 지 5년 만에 노익을 깨고 L1 라이선스를 취득했다. 지금이야 워낙 좋은 카트가 많아서 L1은 못 깨는 게 이상할 정도로 쉽다는 취급받지만, 카트가 출시되자마자 시작한 내게 L1, 특히 그중에서도 그 당시(핑크코튼 군림 시절) 노익 2분 9초란 달성 시 서버 전체 공지에 이름과 함께 달성 사실을 띄워주고, 유튜버가 L1을 깼다고 하면 머리에 피도 안 마른 잼민이들이 대리 아님? 손캠 인증 ㄱㄱ 댓글을 달아대는 게 유구한 전통이던, 그런 극악무도한 도전이라는 인식이 박힌 일종의 도전이었다.

오늘 왜 이렇게 게임을 많이 했을까? 따지고 보면 오늘이 윈터스쿨에 들어가기 전 마지막 토요일이다. 물론 그 사실을 인지하고 마지막 토요일을 알차게(?) 보내기 위해 게임만 해댄 건 아니다. 그냥 게임을 많이 하고 싶었다.

사실 카트라이더 말고도 브롤스타즈랑 체스, 제5인격도 많이 했다.

희소식이라 한다면 슬슬 이런 게임들에 흥미가 많이 떨어져서 즐기는 게 아니라 숙제처럼 약간 억지로 하고 있다는 정도?

매거진의 이전글2026 01 02 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