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01 02 금

2학년 2학기

by Chris Paik 백결

2학년 4반에서의 마지막 금요일이 지났다. 길었던 4반도 이제 끝이 나고 내 고등학교 생활도 최종장을 향해 달려가는 느낌이라 기분이 묘하다.

체육이 목요일, 금요일 이렇게 이틀 있고 다음 주 목요일이 방학식이라서 어쩌면 오늘 체육 한 게 2학년 4반 마지막 체육일지 모른다. 체육 샘이 시간표 조정으로 다음 주 월, 화, 수 중 하루에 체육을 넣어주시면 좋겠다.

체스가 요즘 재밌다. 이제 스콜라 메이트를 아무도 안 당해줘서 오프닝 스타일을 좀 바꿨다. 퀸부터 움직이기엔 위험부담이 너무 커서 이제는 퀸스 갬빗 오프닝을 선호한다. d폰을 올렸을 때(1.d4) 상대가 맞d폰으로 받아치면(1...d5) c폰 두 칸 전진(2.c4)으로 상대 d폰이 내 c폰을 먹도록 유도(2...xc4)한 후 중앙을 장악(3.e4)하고, 상대가 만약 2...Nf6으로 수비하면 나는 3.Bg5로 퀸에 핀을 걸어버리는 오프닝이다. 사실 아직 체스에 대해 그렇게 잘 아는 편은 아니므로 더 자세한 설명은 미래의 나에게 맡겨둔다.

넷플릭스 시리즈 중에 퀸스 갬빗이라는 시리즈가 있는데 재밌다. 체스도 체스인데 빅토리아풍 유럽 특유의 그 분위기가 너무 좋다. 셜록 홈스가 생각나는 느낌?

아 그리고 그 퀸스 갬빗 시리즈 첫 배경이 프랑스라서 프랑스어가 자막 없이 나오는데 몇 개가 귀에 들려서 기분이 좋았다. 엘리베이터에서 어떤 소녀와 베스가 눈을 마주칠 때 그 아버지가 하는 말이 Ne regarde pas였(던 것 같았)는데 쳐다보지 말라는 단순한 말이었음에도 불구 지금까지 열심히 불어 공부를 한 보람이 있다고 생각했다.

불어 얘기가 나와서 하는 말인데 서울대에 합격하고 나면 몇 달 공부해서 12월, 아니면 2027년 3월에 델프 아드를 건너뛰고 바로 베앙에 도전할 거다. 아, 수능 제2외국어 선택도 프랑스어를 선택해서 볼 거다. 딱히 이유는 없고 그냥 재미로. 불어를 공부하기로 다짐하고 정신 나간 발음 세상에서 방황하면서 homme, femme 구분도 못 하던 게 엊그제 같은데 벌써 불어를 공부한 지 2년이 넘었다는 게, 시간이 참 빠르게 가는 듯하다.

관향결 고3 일기, 아직 2학년 2학기도 안 끝났는데 벌써 일기 페이지 수가 80페이지를 넘어간다. 이거 2026년 1년 내내 꼬박 다 쓰면 페이지 총수가 600이 넘을 것 같은데…? 심지어 이거 2학기 일기도 8월부터 쓴 게 아니고 11월 말부터 쓴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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