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학년 겨울방학
윈터스쿨 1일 차.
오늘부터 28일간의 윈터스쿨이 시작됐다.
현우가 원래 입소 시간인 오후 2시보다 한 시간 일찍 만나서 기숙학원 곳곳을 둘러보자고 해서 1시에 기숙학원에 도착했는데 현우 이놈이 도착하면 연락하겠다 해놓고서 1시 15분이 넘어가도록 아무 연락이 없었다. 차에서 한참을 기다리다가 지쳐서 먼저 들어가 있으려고 차에서 내렸는데 내리자마자 선생님들이 달려와 나를 입소자 대기실로 납치(?)한 후 핸드폰까지 가져가 버리셔서 그냥 한 시간 입소 빨리 한 사람이 됐다. 교실로 들어가니 현우가 멀뚱멀뚱 앉아있었다. 아, 이 새끼도 나랑 똑같이 납치 입소를 당하고 폰을 뺏겨 도착했다는 연락을 못 한 것이었네.
입소하자마자 냅다 세 시간 동안 입소 테스트를 봤다. 실력과 강점, 약점을 체크하기 위함이므로 모르는 문제는 찍지 말고 OMR을 비워 놓으라고 하셨다. 수학, 국어, 영어 순으로 봤는데 아주 그냥 흘러가는 시간에 비례하여 박탈감이 배로 늘어나는 힘들고도 긴 시간이었다. 시험문제는 어렵고 시간은 흐르고 옆 사람은 술술 푸는데 난 계속 멈춰있었다. 그간 이충고등학교라는 작은 우물에서 좀 상위권이라고 서울대를 바라고 있는 내가 너무 비참해졌다.
기숙학원답게 자습실 환경은 아주 좋았다. 의자는 푹신하고 자리는 아늑해서 앞으로 공부가 잘될 것만 같다. 생각보다 저녁 식사 퀄리티도 좋았다.
첫날이 가장 길다. 모든 게 낯설고 앞날이 깜깜하기만 한데 잘 이겨낼 수 있을까? 입소하자마자 그토록 기다렸지만 안 오던 눈이 내렸다.
하루 종일 계속되는 입소 절차와 오리엔테이션에 허리가 부서질 것 같고 눈이 빠질 것 같다. 하루가 빨리 지나가 버렸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