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경호 교육감은 어디에 있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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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삼영

“신경호 교육감은 어디에 있었는가?”


강삼영 / 전) 강원도교육청 기획조정관


강원도의 한 초등학교에서 벌어진 성추행 사건은 단순한 기간제 교사의 일탈이 아니다. 교육감의 방관과 교육청의 무관심, 그리고 ‘모든 책임은 일선 학교에 있다’는 비겁한 행정 시스템이 합쳐진 결과다. 아이들은 이미 그 교사를 ‘변태 선생님’이라 불렀다고 하고, 피해자는 한 명이 아니었다. 무기명 설문조사 후 뒤늦게 드러난 추가 피해 학생과 목격자만 13명에 이른다고 한다.

부모가 여러 차례 ‘또 다른 아이들도 피해를 입었다’고 알렸지만, 답하지 않았고, 강원도교육청은 개입을 꺼렸다. 아이를 지켜야 할 어른들이 서로 책임을 떠넘기는 사이, 피해는 계속되고 있었던 것은 아닌지 되물을 수밖에 없다.

이 과정에서 강원도교육청은 무엇을 했는가. 학부모가 지역 커뮤니티에 글을 올리고, 언론 보도가 나오고 나서야 허겁지겁 설문조사를 다시 했다고 한다. 이 모든 것이 제때 이루어졌다면 최소한의 추가적인 피해는 막을 수 있었을지도 모를 일이다.

더 근본적인 문제는 지금 강원도교육청이 제 자리를 지키고 있는지조차 불확실하다는 점이다.

신경호 교육감은 취임 후 여러 교육기관을 방문했다고 하지만, 정작 본인이 가장 많이 드나든 곳은 다름 아닌 검찰과 법정이다. 죄가 있으면 있는 대로 없으면 없는 대로 재판에 협조했다면 타 시도의 사례처럼 3심이 이미 끝났을지도 모를 일이다. 지난달에는 그것도 모자라 외유성 출장을 다녀왔다는 언론보도도 있었다. 목적은 호주와의 교육교류라고 하지만, 현지에서는 재선을 준비하는 단합대회였다는 소문이 돌고 있다.

늘어지는 재판, 교육과는 관련 없는 국내·외 출장이 이어지면서 도내 교육현장은 리더십의 부재를 체감해야 했다. 선거법 위반과 뇌물수수 혐의로 30차례가 넘게 법정을 드나들 때마다 교육청은 “정상 집무 중”이라 밝혔지만, 교육청의 행정력은 눈에 띄게 마비되어가고 있는 것이 아니라고 자신할 수 있는가. 교육감이 교육이 아닌 자기 방어에 몰두하는 동안, 학교는 신뢰를 잃고 있다.

묻는다. 아이가 울고 있을 때, 강원도교육청은 어디에 있었는가? 피해 부모가 고개를 숙이며 사과를 기다릴 때, 학교는 매뉴얼을 뒤적이고, 교육청은 "기간제 교사는 학교장이 알아서 할 일"이라며 등을 돌렸다. 이것이 우리가 바라는 교육인가?

교육감은 단지 조직의 수장이 아니다. 아이들의 눈물과 꿈을 함께 책임지는 자리다. 교실의 울타리를 튼튼히 지켜야 할 사람이며, 학생의 존엄과 안전을 설계하는 사람이다. 그런 교육감이 출장과 재판으로 시간을 보내고 있다면, 그 자리는 비어 있는 것이나 다름없다.

사건이 발생했을 때 학교와 교육청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절차’가 아니라 ‘신뢰회복’이었다. 피해를 축소하고, 책임을 미루고, 언론 보도 이후에야 조치에 나서는 습관은 상처에 소금을 뿌리는 또 다른 폭력일 수밖에 없다.

더 이상, ‘정상 집무 중’이라는 말로 위안을 삼을 수 없다. 부재한 교육감, 방관한 도교육청, 위축된 학교. 이 3박자가 만들어 낸 결과가 지금 우리 아이들의 현실을 비틀고 있다. 지금이라도 재발 방지를 위한 전면적인 시스템 정비에 나서야 한다.

그리고 더 이상 교육감 한 사람의 ‘재판’이나 ‘외유성 해외 출장’으로 강원 교육의 신뢰를 흔드는 일이 반복되어선 안 된다. 교육은 사람이고, 관계이고, 책임이다. 교육행정은, 특히 아이들을 책임지는 자리에서는 침묵도 방조일 수밖에 없다. 지금 필요한 것은 말이 아니라 아이들을 향한 응답이어야 한다.

강원교육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라도 할 것 없이 신경호 교육감의 행보가 잘못임을 경고하고 나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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