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에는 소그룹에 집중하고자 …

by 농부사랑

새해에는 소그룹에 집중하고자 …


얼마 전에 운전하면서 극동방송을 들었는데, ‘은혜’를 잘 설명하고 있었습니다.


한 성도님이 교회 모임에 늦어 속도위반을 했답니다. 지금이야 CCTV가 곳곳에 설치되어 위반차량을 잡아내지만 옛날에는 교통경찰이 직접 현장에서 위반 차량을 단속했지요. 속도위반 딱지를 떼는 경찰관에게 성도님이 억울하다며 항의를 했답니다. “지금도 속도위반하는 차량들이 저렇게 많은데 왜 내 차만 잡으세요?”

그러자 교통경찰관의 대답이 지혜롭습니다. “낚시꾼이 바다의 많은 고기를 다 잡나요?” 그러자 성도님이 할 말을 잊었답니다. 하나님의 ‘은혜’를 기억한 것입니다. 부족한 자신을 콕 찝어서 구원해 주신 주님의 ‘은혜’를 ….


우리는 모두 주님의 은혜로 구원을 받았습니다. 자격이 있어서 구원받은 것이 절대로 아닙니다. 잘 알려진 예화가 있습니다. 천국에 가면 세 번 놀란다고 하지요. 첫째는 천국에 꼭 갔을 거라 확신했던 분을 찾을 수 없어서. 두 번째는 절대로 천국에 못 간다고 생각했던 분이 천국에 와 있어서. 세 번째는 자신처럼 부족한 자가 천국에 들어가서 ….


그렇습니다. 부족한 자, 자격 없는 자를 콕 찝어서 구원해 주시고 사용해 주시니 ‘오직 은혜’입니다. 저에게는 무엇보다 소그룹을 통해 받은 ‘은혜’가 넘칩니다.


1986년(30세) 선교단체에서 신앙생활을 시작해서 집 주위에 있는 교회를 거쳐 동안교회에 온 지도 벌써 20년이 되었습니다. 원래 성격이 내성적이고 사람들과 관계 맺기를 힘들어하는 저와 달리, 아내(고 성민희 집사)는 성격이 활발하고 사람들과 잘 어울렸습니다. 그런 아내를 따라 새가족부, 중보기도사역부, 결혼예비학교에서 조장을 맡았고, 부부마을 목자, 신혼교구 운영위원 등으로 여러 소그룹에 참여하였습니다.


그런데 아내가 2011년 주님 품으로 떠나가고 아무것도 할 수 없을 것 같았습니다. 평소에 어떤 자매가 암에 걸렸다고 하면 ‘형제가 얼마나 힘들게 했으면 아내가 암에 걸렸을까’ 생각하던 자였습니다. 암투병하다 떠난 아내로 인해 사람들이 저를 그렇게 볼 것 같았습니다. 아내가 떠나가고 어떻게 살아야 할지 몰라 잠 못 이루는 나날을 보냈습니다. 그러던 차에 2012년 교회에서 큐티사역 부장을 맡게 되어, 큐티 소그룹들(화요저녁, 목요저녁, 토요반, 주일반)을 만들었습니다. 부장으로 모임마다 참석하여 본문과 상관없이 아내의 빈자리로 인해 힘들다며 눈물짓곤 하였습니다.


그런데 많은 시간이 지나지 않아서, 제가 달라지고 있었습니다. 내면의 상처가 놀랍게 빨리 치유되고 회복되어갔습니다. 어떻게 일어난 변화일까 돌아보니, 결정적인 것은 ‘소그룹’이었습니다. 같이 나눔하던 분들이 저를 있는 그대로 받아주었습니다. 아픔과 슬픔을 다 토해낼 수 있었고 또 함께한 분들이 적극적으로 공감해 주고, 진심으로 기도해 주었습니다. 세상 모임에서는 반복해서 눈물 찔찔 흘리면 짜증이 나련만, 주 안에서 만난 믿음의 형제자매들은 달랐습니다.


2014년부터 10년 넘게 이어오는 소그룹이 있습니다. 한 분이 열심히 전도해서 한 목장을 이루었는데, 교회에 적응을 못 하고 떠나가는 분들이 많았습니다. 부족하지만 신앙서적으로 독서모임(소그룹)을 시작하였습니다. 그런데 소그룹에서 놀랍게 회복시키시는 성령님의 역사를 보게 되었습니다. 80대 할아버지도 구원의 확신을 갖게 되었고, 불면증으로 고통하던 분들이 회복되는 것은 작은 일이고 우울증으로 몇 년씩 약을 복용하던 분이 약을 끊었습니다. 심한 우울증으로 삶을 포기하고자 몇 번씩이나 시도했던 분도 구원의 은혜를 덧입고 얼마나 기뻐하고 행복해하는지 모릅니다.


5-6년 이어오는 소그룹에서도 동일한 은혜를 덧입게 되었지만, 특히 작년에 시작된 ‘예탁’ 소그룹으로 인해 더욱 감사합니다. ‘예수님의 식탁 이야기’ 책으로 독서 모임하여 ‘예탁’이라 부릅니다. 형제 3명, 자매 3명 집사님들 6명(최근에 한 분이 권사 임직 받음)이 교회 앞 카페에서 석 달 동안 매주 주일에 모임을 가졌습니다. 그룹원 전원이 돌아가면서 발제하고 사회도 맡았습니다. 정말 진지하고 재미있게 ‘예수의 식탁 이야기’를 마치고 저자 김호경 교수님도 찾아뵙고 마무리하였습니다. 주 안에서 삶을 나누며 교제하는 것이 얼마나 유익하고 기쁜지 새롭게 알게 되었으며, 서로 배우고 성장하는 잊지 못할 소그룹이었습니다. 지금도 가끔씩 번개팅으로 만나 시간가는 줄 모르고 삶을 나눕니다.


코로나19를 거치면서 큰 타격을 받은 교회들이 많습니다. 그래도 타격을 적게 받은 교회는 소그룹이 탄탄한 교회였습니다. 건강한 교회를 세우는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 중에 하나가 소그룹입니다. 그래서 저는 기회 있을 때마다 소그룹을 강조하고 강조합니다. 소그룹을 저와 함께 경험한 몇 분은 소그룹의 중요성을 깊이 공감하고 소그룹에 적극적으로 헌신하십니다.


2026년 새해를 맞으며 하나님께서 주신 시간들을 어떻게 활용할까 고민해 보았습니다. 퇴직 후 하나님의 은혜로 ‘틈새사역’을 하고 있습니다. ‘틈새사역’은 제가 ‘틈새시장’을 패러디해서 만든 말입니다. 전문지식이 없는 자가 할 수 있는 작은 사역을 일컫습니다. 제가 하는 틈새사역은 동안큐티진에 맞추어 <큐티 자료> 정리하여 매일 아침 카톡으로 보내기, 신앙에 도움이 될만한 자료를 모아 매주 <소책자> 한 부씩 만들어 주위 친구들과 나누기, 소그룹 참여 및 인도하기, 연로하신 주위 어르신 몇 분 찾아뵙기 등등.


물론 교회 친구, 고향 친구, 형제자매들도 만나고 옛날에 함께 했던 직장 동료들도 한두 달에 한번씩 만납니다. 가끔씩 건강을 위해 한강변에서 자전거를 타기도 합니다. 특히 여러 모임을 할 때는 그 모임 성격에 맞춰서 <소책자>를 만들어 갑니다. 또 작년에 브런치 작가로 글쓰기 걸음마도 시작하였습니다. 격주로 시골 고향집에 며칠씩 다녀옵니다. 시골에 내려갈 때마다 진도에 사시는 치매걸린 집안 누님을 1박2일 찾아뵙기도 합니다. 퇴직한 친구들 중에는 할 일이 없어 <거안 실업>(거실과 안방을 왔다갔다 하는 실업자)에 다닌다는데, 저는 참으로 할 일이 많습니다. 그래도 가장 집중해야 할 것은 소그룹이란 생각입니다. 소그룹을 통해 영혼을 깨우고 생명을 살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2025. 12.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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