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희는 그의 말을 들으라

by 농부사랑

너희는 그의 말을 들으라

누가복음 9장 18~36절 (1/23 묵상)


예수님은 제자들에게 ‘너희는 나를 누구라 하느냐?’ 물으십니다. 이는 예수님의 정체성을 묻는 질문입니다. 베드로는 ‘하나님의 그리스도’라고 답합니다. 그렇습니다. 예수님은 죄와 죽음에서 구원할 영적인 메시아이십니다. 하지만 베드로는 로마의 식민지에서 구원할 정치적인 메시아로 알았기에 주님께서 죽음을 말씀하시자 강하게 반발합니다(마 16:22).


예수님께서 왜 그토록 기도에 힘쓰셨는지(18, 29) 알 것 같습니다. 사람들이 예수님을 어떻게 알든 크게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하지만 예수님의 복음사역을 이어갈 제자들이 주님을 올바로 알지 못하는 것은 큰일입니다. 하나님 아버지께서 예수님의 기도를 받으시고, 제자들에게 말씀하십니다. “이는 나의 아들 곧 택함을 받은 자니 너희는 그의 말을 들으라”(35). 그렇습니다. 제자들은 하나님의 아들, 예수님의 말씀을 들어야 합니다. 자신의 기대나 계획을 내려놓고 자기 십자가를 지고 주님을 따라야 합니다.


본문 바로 앞에 오병이어 사건이 나옵니다. 배고픈 무리들이 배불리 먹자 예수님을 임금으로 세워 자신들의 먹는 문제(현실문제)를 해결하고자 합니다(요 6:15, 26). 『예수의 식탁 이야기』(김호경, 두란노 2025)에서 그들은 떡을 먹었지만 먹은 것이 아니라고 합니다. 오병이어 표적을 통해 ‘예수님이 어떤 분인지 깨닫지 못했’기 때문입니다(막 8:21). 예수님은 죄인들의 구원자요 생명의 떡으로 이땅에 오셨습니다.


산에 오르사 영광스럽게 변형되신 예수님을 보고서도 제자들은 ‘여기가 좋사오니 이곳에 초막 셋을 짓자’(33)고 제안합니다. 산 아래에 내려가면 무리들로 인해 힘든 일들 뿐이니 고난이 없는 산 위에서 주님과 함께 영광 가운데 계속 머물고 싶은 것입니다. 제자들은 예수님을 영적인 메시아로 알지 못했을 뿐 아니라 십자가 고난을 통해 영광에 이르는 하나님의 일하심도 이해하지 못했습니다.


우리도 제자들과 별반 다르지 않음을 보게 됩니다. 죄의 종 노릇하는 사람들의 영혼 구원을 위해서 기도하기보다, 현실문제를 우리가 원하는 때에 우리가 원하는 방법으로 해결해 달라고 매달립니다. 할 수만 있으면 고난의 길은 피하고 사람들의 인정을 받는 꽃길만을 걷고 싶습니다. 바라는 일들이 원만하게 풀려 굴곡 없이 평탄한 삶, 영광의 길이 계속되길 바랍니다.


나의 기도제목을 돌아봅니다. 딸들이 믿음의 형제들을 만나 독립했으면 하는 바람이 1번입니다. 후배들은 자녀들이 다 결혼하여 손주 보는 재미에 푹 빠져 사는데 ‘저는 이게 뭡니까’ 불평하는 마음이 있습니다. 며칠 전에는 소그룹에서 한 권사님이 독서 모임하는 『신약 수업』 책이 어려운데 ‘쉽게 풀어서 설명해 주니 좋다’고 하셨는데, 인정을 받으니 기분이 좋았습니다.


신앙생활 40년, 제자로 살고자 하는 저의 기도나 바람이 일반인과 별로 다르지 않음을 고백합니다. 죄로 고통하는 자들을 불쌍히 여기고 주님의 보혈로 병든 내면에 치유와 회복이 일어나도록 돕고자 하는 마음이 부족합니다. 이런 저에게 하나님께서 말씀하십니다. “너희는 나의 사랑하는 아들, 그의 말을 들으라”


<신의 악단> 영화를 보면서 울었습니다. 북한 땅에서 예수님의 말씀에 순종하여 주를 위해 생명을 버리는 참 제자의 모습을 보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제자답지 못한 저의 모습을 보며 부끄러웠습니다. 예수님의 제자로 사는 길은 매 순간 고난의 가시밭길입니다. 그러나 주를 위해 죽는 것은 영원한 생명을 얻고 하나님의 영광에 이르는 길입니다. 오늘도 주님의 말씀을 귀 기울여 듣고 고난이 따르지만 영원한 생명을 얻는 주님의 길로 한 걸음씩 나아가길 기도합니다. (2026. 1.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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