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다움의 시작은 무엇이었을까?

by 농부사랑

나다움의 시작은 무엇이었을까?

사람들의 눈치를 보며 주위 환경에 휘둘리지 않고, 진정한 나로 거듭난 것을 ‘나다움의 시작’으로 이해하고 싶다. 그럼 나다움의 시작은 무엇이었을까? 30살, 사람들이 아니라 절대자 하나님 앞에서 나를 발견한 것이라 생각한다.

어린 시절부터 어른들의 눈치를 보고 환경의 영향을 받으며 진정한 나로 살지 못했다. 초등학교 입학도 하기 전부터 할아버지 수발을 들었다. 할아버지께서는 눈이 어두워 대소변을 방에서 해결하셨다. 그 뒤치다꺼리를 같은 방에서 지내는 내가 자연스럽게 맡게 되었다. 사람들은 이런 나를 입이 닳도록 칭찬하였다. 그래서 나는 착한 아이로 길들여졌다.

착한 아이, 착한 사람이기에 사람들의 눈에 벗어나는 일을 할 수 없었다. 청년기에 연애도 할 수 없었다. 싫더라도 상대가 좋다고 하면 거절할 수 없을 것 같아, 이성 친구를 사귀지도 못했다. 나이가 들고 어른이 되어서야 그것이 ‘착한아이 콤플렉스’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사람들의 눈치를 보느라 정말 피곤한 삶을 살았다. 약점을 감추려고, 허물, 실수를 드러내지 않으려고 완벽주의자처럼 살았다. 인정을 받기 위해 몸부림치는 삶은 정말 나자신을 지치게 만들었다. 하루 일과를 마치고 집에 돌아오면 파김치가 되었다. 나중에는 너무 예민하여 신경쇠약, 불면증에 시달리게 되었다.

그래서 술을 자주 많이 마시게 되었고, 나중에는 내 의지로 어찌할 수 없는 알콜중독자가 되었다. 산악부에 가입하여 매주 등산, 야영을 하며 이겨내고자 하였지만 안 되었다. 거의 폐인이 되어 죽지 못해 하루하루를 살아가야 했다, 30살까지 진정한 나를 찾지 못하고 나답게 살지 못했다.

그러다가 1986년 우연히 교회 수련회에 참석하였고 신앙을 갖게 되었다. 그때까지만 해도 교회만큼은 그냥 싫었는데 정말 나에게 기적이 일어났다. 교회다니는 사람들의 체험담(간증)을 들으며, 입술에 침도 바르지 않고 거짓말을 한다고 생각했던 일들을 내가 직접 체험했기 때문이다. 마음으로 하나님을 믿는 순간 불면증, 알콜중독, 두통으로부터 해방되었다. 무엇보다 마음에 참 평안이 찾아왔다.

사람들에게 잘 보이려고 괜찮은 사람인 체하지 않게 되었다. 부족함, 연약함, 열등감을 감추려 하지 않았다. 있는 모습 그대로 나를 드러낼 수 있게 되었다. 이것이 진정한 행복임을 알게 되었다. 때로는 오해받고 무시 받을 수도 있지만 두렵지 않았다. 이런 용기, 담대함은 신앙의 힘에서 나온 것이다. 신앙을 갖고서야 나답게 사는 것이 무엇인지 알게 되었다.

(2024. 8.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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