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조금 이상한 것 같아.
누가 쿡 찌르면 눈물이 펑하고 터질 거 같아. “
그날은 크게 힘든 일도 없었는데.. 아무 일도 없던 날에 눈물과 함께 감정이 먼저 무너지는 내가 낯설었다.
전 날 저녁, 남편과 하루를 이야기하며 이유 모를 울컥함을 혼자서만 몇 차례 삼켰었다. 그 순간 무형의 잡힐 듯 말 듯한 감정을 토해내고 싶은 생각이 들었으나 그렇게 했을 때의 내 모습조차 소모적으로 느껴질 것 같았다.
우린 잘 시간을 넘기며 두서없는 긴 이야기를 풀어냈다. 사실 나의 일방적인 하소연이었다.
출근길의 짙은 어둠과 추위
하루 종일 일에 쫓기고서
퇴근 후 다시 시작되는 집 안의 시간들.
퇴근한 지도 모른 채 출근이 시작되고 오늘이 끝나지 않았는데 벌써 내일이 시작되는 일상.
그 모든 것이 특별하지 않다는 이유로 나는 계속 지나쳐 왔고 힘들다고 말할 이유를 딱히 찾지도 못했다.
멈춤 없이 이어지는 일상의 무게의 버거움이 나를 장악해 가는 것을 잘 몰랐다.
또 어쩌면 난 씩씩하고 굳센 워킹맘의 프레임을 스스로에게 씌워 ‘난 지금 힘들잖아’라는 생각도 할 틈 없게 뇌를 속인 것은 아닌가..
깜빡이도 없이 터져버린 울음은 이제 날 좀 보살피라는 나를 향해 켜진 작은 신호였나
조금씩, 자주, 진심을 다해 멈춤 상태를 향유할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