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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보영 Sep 26. 2017

특별한 게스트하우스의 아침식사

부자여행 : 춘천편 #10

11시가 조금 넘어서 진우와 나는 잠자리에 들었다.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는 진우가 오늘따라 늦게 일어났다. 부시시 일어난 진우가 거실에 앉아있는 나를 찾는가 싶더니 나를 지나쳐 주방을 향했다. 아빠 아침 언제 먹어요? 아빠보다도 먹는게 먼저구나. 어제밤 진우한테 이 게스트하우스는 조식이 빵, 우유, 계란 그리고 컵라면이라고 이야기해 두었다. 진우는 그때부터 컵라면이 먹고 싶었지만 늦은 밤이라 먹을 수 없었다. 그리고 숙소 컵라면은 아침식사용이었다. 이 모든 메뉴는 진우가 특히나 좋아하는 메뉴였다. 그래서 일어나자마자 밥부터 찾은 것이다.


식빵을 토스터에 넣고 물을 끓이면서 계란후라이를 했다. 노릇노릇 구워진 식빵 위에 계란 한장 얹어주고 컵라면에 물을 부어 옆에 놔두었다. 그리고 아마 진우는 처음 먹어보는 방식이리라 생각하면서 특별한 비법인 양 컵라면에 계란을 하나 풀어주었다. 눈이 휘둥그레진 진우가 “이게 뭐에요” 물었다. 이렇게 먹으면 컵라면이 부드러워지고 고소해진다고 먹어보라고 했다. 아마 집에 있는 엄마가 알면 한잔소리 했겠지만 어떤가. 이런게 여행의 묘미이기도 하니 말이다.


우리가 아침을 거하게 차려 먹고 있는 사이 어제밤 늦게까지 파티를 즐겼던 여행자들이 하나 둘 일어났다. 어제 밤 늦게 만난 사이지만 우리는 예전부터 알던 사이처럼 반갑게 아침인사를 나눴고 어서 아침부터 먹으라고 했다. 술 때문인지 다들 컵라면부터 찾는다. 그 모습이 귀엽기도 하고 웃기기도 하면서 옛날 대학시절 엠티 때 생각도 났다.


진우와 나는 아침을 먹고 짐을 챙겨 숙소를 나섰다. 우리보다 먼저 길을 나선 절반의 여행자는 우리가 배웅을 해줬고 나머지 절반은 우리를 배웅해 주었다. 좋은 여행하고 안전하게 돌아가길 서로에게 빌어주었다. 그리고 인연이 있으면 또 만날 것이라 다짐하면서 아쉬운 작별을 했다. 이른 아침이었지만 진우는 새로운 여행에 대한 기대와 집으로 돌아간다는 설렘 때문인지 발걸음도 가벼워 보였다. 어제는 춘천역에서 숙소 근처인 낭만시장까지 버스를 탔지만 오늘은 그냥 춘천역까지 걷기로 했다. 왜냐면 여행은 걷는 거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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