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발을 구매하러 밖으로 나섰다. 방갈로에서 하루 머무른 뒤의 일이다. 이전에 이곳에 올 때, 진흙 속에 신발을 두고 와서 새로 신을 신발이 필요했다.
비가 약해져 1km 앞의 라힐라 마을 까지는 갈만해졌기 때문이다. 다만 여전히 도로 상황이 좋지 않아 툭툭은 구할 수 없었고 걸어가야만 했다. 숙소에서 제공한 슬리퍼를 신고 나섰다.
큰 도로로 나왔을 때, 반대편에 있는 사람들이 내가 있는 쪽으로 달려왔다. 그들은 내게 무언가를 말했지만 알아듣지 못했다. 그러나 눈으로 보고 이해했다.
벌떼였다. 벌떼가 내가 가려는 방향에서 쏟아져 나와 사람들을 공격하고 있었다. 그리고 내게 점점 가까워지고 있었다. 새로운 신발이고 뭐고 나도 뒤돌아 도망쳤다. 어느새 따라 잡혀 들고 있던 우산에 벌이 6마리 정도 달라붙은 게 보였다. 우산을 버렸다.
내 몸 주변에도 벌들이 달라붙은 게 소리로 느껴졌다. 모자를 벗어 내 몸 주위를 모자로 빠르게 쳐낸다. 그러나 이미 늦었다. 왼손에 한 방. 오른손에 한 방. 벌침을 받았다.
독이 없는 벌이라 다행이었다. 그 자리에서 침을 빼냈고, 추가적인 외상이나 부어오름은 없었다. 나랑 같이 도망가던 현지인이 가지고 있던 감 같은 주황색 열매로 침 맞은 부위를 문질러줬다. 효과가 있는진 모르겠는데 고마웠다.
결국 신발 사러 갔다가 우산을 잃어버리고 벌침 2개를 얻어왔다. 날씨에 의한 고립은, 일기예보에 관심을 기울인다면 예방할 수 있었을 것 같은데, 벌떼는 어떻게 예측할 수 있었을까? 정말 한 치 앞길도 모르는 게 인생인가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