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영화 OTT 가이드 3월 2&3주차 영화 소개 & GO/DROP 결과
설레지 않으면 떨궈라! 10 Min Drop or Go
Emergency (힌디/넷플릭스)
Azaad (힌디/넷플릭스)
Be Happy (힌디/아마존 프라임 비디오)
Crime Patrol, Season 2 (힌디/넷플릭스)
10 Min Drop or Go의 구체적인 소개글은 아래 포스팅을 참조하세요
https://blog.naver.com/meridesinet/223748480335
※ OTT내 한글 제목 표기작만 한글표기, 영어제목으로 제공되는 작품은 영어제목으로 표기됩니다.
감독: 캉가나 라넛
출연: 캉가나 라넛, 아누팜 케르, 쉬레야스 탈파드
접근루트: 넷플릭스
아버지 자와할랄 네루가 서거하고 그의 뒤를 이어 정계에 진출한 인디라 간디, 최초의 여성 총리가 되고 굵직한 일들을 하지만 아들인 산제이의 파행으로 위기를 겪은 그녀는 '비상사태' 선언으로 이를 타개하려 한다.
첫 감독작인 《마니카르니카》는 논란에도 불구하고 그럭저럭 볼만한 영화로 뽑혀져 나와서 흥행도 그렇게 나쁘지 않았으나 이것이 운빨이었을지 본인의 실력이었을지는 소포모어인 이 영화에서 검증이 될 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2020년 아쉬위니 티와리 감독의 《Panga》 이후로는 배우로서 좋은 작품을 찍지 못하고 방황하던 중에 두 번째 감독을 맡으면서 ‘야심작’으로 돌아옵니다. 물론 믿거나 말거나 현 연꽃당(!) 의원이라는 점도 그녀가 이 작품을 연출하게 된 결정적인 요인이기도 하겠지만요.
이 영화도 IMDB 평점은 좋지 못한 편이지만 인도 정부와 무관한 삶을 살고 있는 우리가 보기엔 이 영화에 대한 평가가 온당한지 억까인지 다른 시각을 줄 수도 있을 것같은데… 아니면 말고요 ㅋ
실제 런타임 시간 13분
괜한 자존심 때문에 계엄을 하자고 해버린 거야~
뺏긴 my azaad, that girl's a killer
Strongman, feels like a thriller
시작됐지, 이건 emergency
예전에 그런 기억이 있습니다. 한 인도 전문가 분이 나렌드라 모디 총리의 전기 영화가 나온 걸 보고 언제 이거 상영회 하게 되면 무료로 디스하면서 같이 봐 줄 의향이 있다는 말씀을 한 적이 있습니다.
안타깝게(?!??) 그 영화는 상업적으로 실패했고 2년만에야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의 인도 예하 로컬로 공개되었습니다. 이것보다 못한 영화들도 많이 나왔음에도 뭐가 겸연쩍었는지 모르겠지만요. (참고로 이 글을 쓰는 지금도 그는 총리입니다.)
그에 비해 인디라 간디 전기영화인 이 영화는 스포트라이트도 많이 받고 초기에 넷플릭스 계약도 되었습니다. 모디 전기 영화 캐스팅이 약했던 건 아니지만 《Emergency》는 감독 본인을 비롯해 아누팜 케르나 쉬레야스 탈파드 같은 메인스트림에서 많이 활약하던 발리우드 스타들이 캐스팅보드를 수놓았습니다.
이제 본격적으로 영화로 들어가 볼까요, 캉가라 라넛은 전체적인 연출력은 모르겠지만 적어도 10분의 법칙을 잘 사로잡는 감독이긴 하다는 생각은 들었습니다. 《마니카르니카》를 예로 들면 맨 손으로 호랭이를 때려잡는 용맹한 여성이라는 이미지를 주는 데 오프닝을 할애했는데요, 이런 식의 과장된 연출을 좋아하든 싫어하든 중요한 건 ‘각인’이라는 이미지에 있어서는 장악력을 보여주는 연출을 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Emergency》의 초반의 경우는 중국의 침공을 두려워해 대이동을 시작한 아삼 지역 사람들을 인디라 간디가 막아서며 ‘우리는 당신들을 버리지 않는다’는 회유로 시작합니다. 《마니카르니카》가 평원에서 호랑이를 제압하는 락쉬미 바이의 늠름한 모습으로 시작했다면 이 영화는 아삼의 평원에서 지프차에 올라선 인디라의 카리스마로 시작합니다.
물론 각본가의 힘일 수도 있고(연출작 둘 다 쟁쟁한 각본가였음) 앞부분에서 너무 힘을 끌어써서 중-후반이 지지부진 할 수도 있지만 일단 초반부는 기선을 제압한 셈입니다. 물론 제가 이후 이 영화를 Go 하는 의도가 다소 불순할 수도 있고 어쩌면 외부인으로서 또 다른 시각을 얻을 수도 있습니다만 이유야 어쨌든 올 해 보고 넘어가야 할 영화라는 생각이 드네요.
GO (영화가 마음에 들고 안 들고를 떠나 이건 까더라도 보고 까야 할 것 같습니다)
※ 본 영화평은 어떠한 정치적인 의도도 없었음을 알려 드립니다.
감독: 아비쉑 카푸르
출연: 아제이 데브간, 아만 데브간, 다이아나 펜티
접근루트: 넷플릭스
영국으로부터 점령당한 1920년대의 인도, 마구간에서 말을 키우면서 사는 소년은 자신의 말과 유대감을 갖는다. 훗날 그는 나라의 자유를 향한 투사로 거듭나는데.
지난 《사랑 연습》 리뷰에 등장한 제작자 카란 조하르가 대놓고 네포티즘 옹호자라고 한다면 아제이 데브간은 좀 샤이하게 네포를 시도하는 인물인데요, 부인인 카졸이 경력단절 되지 않게 서포트 해주는 정도는 애교로 봐줄 수 있지만 사촌인 아닐 데브간의 감독작들… (특히 2008년 《Haal-e-Dil》이라든지…) 같은 경우는 김보성 횽아도 울고갈 ‘의리’로는 표현되지 않는 것들이겠습니다.
이번엔 조카인 ‘아만 데브간’이라는 배우를 밀어주려고 하는데 암만 봐도 혼자 내버려둔다고 잘 할 것 같지는 않아서 감독도 현재 애매한 포지션인 아비쉑 카푸르(《러브 인 히말라야》 등…)가 사랑 얘기는 얼추 만드니 리테쉬 샤 같은 각본가 대충 붙여다가 영화 만드니 좋았쓰 하는 마음으로 영화를 만들었던 것 같습니다.
영화의 상업적인 폭망, 비평적인 냉담함이 오가는 와중에 인도에서 이 영화를 보고 오신 분은 그럭저럭 보신 것 같은데 그래서 저도 편견 없이 영화를 볼까 하는 마음입니다. (그래서 기대점은 어디에???)
go(실제 런타임 시간 18분)
아, 일단 Go를 외치기는 했지만 굉장히 미묘합니다. 영화가 잘 만들어졌다는 생각보다는 얼렁뚱땅 영화가 흘러가도록 ‘설계를 잘 했다’는 말을 드릴 수밖에 없겠네요.
오프닝을 신인 배우들의 등장으로 채웠는데 딱히 매력적이라는 느낌을 못 받았습니다. 사건도 지지부진 한 것 같아서 내려놓아야 하나 하고 생각할 때쯤 아제이 데브간이 등장해서 느슨해진 플롯에 생기를 더합니다. (본인이 신인들 서포트 하려고 나왔는데 정작 자기가 가장 주목받게 되는 이 아이러니…)
어쨌든 딱히 와닿지 않는 말 키우는 주인공 - 왠지 주인공과 썸이 일어날듯한 고용주 딸 - 《RRR》에 이어 ‘어택!’을 외치는 아제이 데브간 - 강점기때 침략자들보다 더 독하다는 동족 빌런 까지가 초기 20분의 인물 & 사건이라 흥미가 생기기는 하지만 각본이나 인물이 매력적이라기보다 ‘그 다음은 뭔데? 빨리 말해!’ 하는 심리가 작용하는 것이죠.
또한 참여 영화사 중 하나인 RSVP에 대해서 언급할 필요도 있겠는데요, 한 때 잘나갔던 UTV라는 영화사… (이 회사에 대해선 할 말이 많지만… ㅋㅋ) 의 중역으로 있었던 로니 스크루왈라가 UTV를 나와 만든 회사인데 이들은 인도영화의 경량화를 주장하며 자사의 영화는 150분 안쪽으로 만드는 것을 정책으로 삼고 있다고 합니다.
아무리 히치콕이 러닝타임은 관객의 방광을 고려해야한다고 하긴 했지만 어떤 영화는 90분인데도 시종일관 시계를 보게 만드는 영화가 있나 하면 《RRR》이나 《더 배트맨》같은 영화는 세 시간의 러닝타임임에도 빠져들게 만드는 영화가 있기 마련이죠.
지금은 인도영화의 경량화 같은 요소에 신경쓸 게 아니라 (제작비 8억 루피는 왜 경량화하지 않았나요 ㅋㅋㅋ) 좋은 작가를 발굴하는 등의 ‘콘텐츠’를 다듬을 때죠. 특히 작금의 발리우드는요 ㅋ
러닝타임에 집착해봐야 예전에 ‘길어? 잘라!’ 하던 와인스타인 형제 같은 예술가인척 하는 사람들만 떠오를 뿐입니다. (하긴 한국 내 인도영화 한정으로 와인스타인 같은 놈들이 어찌나 많은지 ㅎㅎ)
이 영화의 장점을 ‘그냥 보다보면 시간 가는데 (인도영화 치곤) 136분이라 부담 없어’라고 한다면 조금 우울하지 않을까요? (하긴 시간때우기용으로도 부적격인 영화들이 요즘 얼마나 많은가 ㅎㅎㅎ)
그러고보니 감독 아비쉑 카푸르는 초기작 두 편을 제외하고는 로맨스물 전문 감독이 되었네요. 이렇다할만한 걸작을 남기진 못했지만 (굳이 언급하면 《락 온》 정도?) 끈질기게 살아남는 것도 능력이라면 능력이겠습니다.
※ 그런데 이 영화 개봉 당시엔 145분으로 나와 있던데 뭐가 맞는 걸까요? ㅎㅎ
감독: 레모 드수자
출연: 아비쉑 밧찬,
접근루트: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
인도 최대의 댄스 리얼리티 쇼에 출연하고자 열망하는 딸 다라와 그녀를 홀로 키우는 싱글대디 시브와의 이야기
요즘은 극장보다 OTT 위주로 돌고있는 아비쉑 밧찬의 또다른 OTT물로 발리우드의 대표 안무가이자 《Street Dancer》 등을 감독한 레모 드수자 감독이 오랜만에 낸 영화입니다.
안무가 출신의 레모 드수자 감독이 왜 갑자기 가족물을 하고 생각했는데 역시나 ‘댄스 리얼리티’라는 소재였네요. 평가가 그닥이긴 했지만 의외로 볼만한 요소가 있을지도 몰라 보도록 하겠습니다.
Drop (실제 런타임 시간 12분)
이 영화는 드롭이고… 사실 제 취향이 아니라 뭐라 말씀을 드리지 못하지만 그래도 장점 하나 놓고 갑니다.
진짜 뻔하고뻔하디 뻔한 가족 드라마이고 각본가가 좋은 사람이 아니다보니 어린이의 시각에서 꿈을 찾아가기보다는 아비쉑 밧찬이 맡은 아이를 홀로 키우는 아빠 쉬브의 입장에서 그려졌다는 생각이 큽니다. (ex. 회사에서 고생하고 주말에 쇼파에 누워 쉬려는데 놀러가자는 애들의 징징대는 모습을 프레임에 담는 아시아형 가족영화 ㅋㅋ)
그런데 요즘 역으로 생각해보면 그런 징징대는 아이도 귀하다는 생각도 들고 뭐 그렇더라고요, 그런 생각이 들게 만든게 … 요즘 15세 미만을 대상으로 한 오디션 프로그램이 방송 전에 논란을 불러 일으켜서 애들이 애들다워보이는 것도 한 편으론 다행(!)이 아닌가 싶기도 하고요 (‘소년심판’이나 ‘소년의 시간’ 같은 드라마를 보면 저게 현실이겠습니다만 ㅎㅎ)
그런데 이런 게 원데이 투데이의 일은 아니에요. 이를테면 트로트 경연프로그램에서 왜 애들한테 색조 화장을 시키나…
어렸을 땐 ‘아이 다움(혹은 청소년 다움)’같은 말이 제재와 검열 같아서 그렇게 싫더니 어른의 욕망에 의해 상품화되는 아이들의 모습을 보니 애들일 땐 애들 본연의 모습을 존중해주는 게 참 좋은거구나 하고 느꼈습니다. 물론 이 영화를 계속 보실 분들에게 이런 모습이 와장창 깨져선 안될텐데 말이죠…
앞 부분에 가족영화답지 않게 섹시함을 강조하는 댄스는 왜 나오나 싶지만 (노라 파테이 나온다고 할 때부터 알아봤다) 그래도 뭐 그런 일말의 장점이 있다는 것 정도는 얘기해 볼 수 있을 것 같네요 ㅋ
총연출: 수브라마니안 S. 라이에르
접근루트: 넷플릭스
우리나라에도 범죄 예능(?)은 많지만 실제로 수사관들을 따라가 범죄자를 검거하는 프로그램은 그렇게 많지 않았습니다. 검색해보니 ‘국가 수사본부’라는 프로그램 정도가 나오는데 최신 프로는 아니고 2014년 프로그램입니다. 뭐 재밌기만 하다면야 ㅋㅋ
DROP
빰빰빰 빰빠밤~ 바~밤~ 빰빰빰 빰빠밤~ (이 시그널에 특정 멜로디를 흥얼거리신 분들은 올 해 건강검진 꼭 받으세요)
저는 미국의 범죄 탐사 보도같이 실제 범죄자를 검거하는 프로그램이라고 해서 봤는데 재현 프로그램이었습니다. (이렇게 소개하신 분 저 좀 보고가유…) 뭐 우리나라에도 한때 유사한 프로그램이 있었습니다만.
그래도 뭐 범죄물을 좋아하는지라 그냥 시간때우기로는 되겠지 하고 봤는데 일단 장점을 꼽자고 하면 ‘이것은 실화다’ 같은 프로그램보다는 때깔이 좋더라고요(장…점…인가?)
그나마 선정적인 재현을 많이 줄이려 애는 썼더라(하지만 완전히 없앨 순 없었겠지…) 이게 장점이지는 못하겠지만 말입니다만…
범죄물 자체가 짜증과 답답함을 주고 해결로 사이다를 주는 구성인건 알고는 있지만 첫 사건부터 으읔스러운게 4인 구성의 가정에서 막내 딸이 강간 피해로 자살하는 데서 시작합니다. 이런 미니멀한 재현물 쉽게 보는 방법은 등장하는 모든 인물들은 쓸데 없이 낭비될 수 없습니다. 특히 범죄물은 경찰 빼고 모두 용의자라고 보시면 되고요. 범죄 수사가 진행되면서 나가는 실마리 푸는 재미보다 피해자를 중심으로 갖가지 이해관계에 얽힌 이들의 모습을 보는 짜증이 더 많은데다 영자막으로 봐야 하는 불편함까지 있어서 저는 드롭할까 합니다.
특히 인도 경찰의 고질적인 ‘감히 경찰 앞에서’를 시전하며 손부터 먼저 나가는 행위는 인도영화에서 보고 싶지 않은 제 1순위의 것들인데(인도의 춤노래는 전혀 부끄럽지 않았지만 제가 제일 부끄러운 것은 이것이었던 것이야요…) 특히 처음 경찰서에서 싸닥션 맞으면서 취조당하는 남자는 범죄자도 아니었어요오!!
제가 즐겨보는 프로그램이 ‘용감한 형사들’인데 자극적인 재현 없이 형사들의 생생한 범죄 사건 전달만으로도 저혈압 치료에 공헌하는 그런 프로가 인도에 생긴다면 오히려 사법 체계에 대한 불신을 조금은 덜어낼 수 있지 않을까 저만 생각해 봐~요
※ 여러분과 저의 영화적 취향, 성향, 가치관 등은 다를 수 있습니다. 의사결정보다는 참고만 하실 것을 권합니다.
※ 여러분의 기미상궁을 해드립니다. 찍먹할 인도영화가 있으면 제보 부탁드립니다. (넷플릭스,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 서비스작만 가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