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영화 OTT 가이드 3월 4주차 영화 소개 & GO/DROP 결과
설레지 않으면 떨궈라! 10 Min Drop or Go
Officer on Duty (말라얄람/넷플릭스)
Dragon (타밀/넷플릭스)
* 이번 회차에는 Nilavuku En Mel Ennadi Kobam 에 대한 언급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 카키: 벵골 챕터는 4월 1주차에서 다룹니다.
10 Min Drop or Go의 구체적인 소개글은 아래 포스팅을 참조하세요
https://blog.naver.com/meridesinet/223748480335
※ OTT내 한글 제목 표기작만 한글표기, 영어제목으로 제공되는 작품은 영어제목으로 표기됩니다.
이번 주는 묵직한 일이 있었죠. 물론 리뷰가 늦은 건 그 때문은 아닙니다.
한 두번 미루기 시작하니 걷잡을 수 없이 불어나는군요.
조금 더 신경쓰도록 하겠습니다.
감독: 지투 아쉬라프
출연: 쿤차코 보반, 프리야마니
접근루트: 넷플릭스
분노를 통제하지 못해 상관 폭행으로 강등당한 경찰 하리, 보석 사건을 수사하게 되면서 자신의 삶에 위협이 되었던 한 사건에 다시 발을 들이게 된다.
참수가 나오는 폭력적인 인도영화도 15세로 분류하던 BBFC가 19세를 줘서 (왠만해서는 19세를 안 받던 말라얄람… 인도에서도 A등급이었네요) 1차로 놀라고 왠일로 말라얄람어권 영화를 넷플에서 계약해서 2차로 놀란 이 영화는 지난 2월에 개봉되어 2025년 1/4분기 말라얄람어 흥행수익 2위에 올랐습니다.
말라얄람어 영화들의 스펙트럼이 다양하지만 《Drishyam》 같은 영화를 보면 웰메이드 범죄물도 많다는 느낌을 많이 받고(특히 2025년 1/4분기 말라얄람 흥행수익 1위가 《Rekhachithram》이라는 범죄 수사물이었네요) 가볍게 머리를 비우고 싶은 인도영화가 있나 하면 진지하게 머리에 힘주고 싶을 땐 말라얄람어 영화가 참 도움이 됩니다.
GO(실제 런타임 시간 12분)
와우! 기선제압부터 확실하게 하고 가네요. 무슨 일인지 알쏭달쏭하게 만드는 사건, 감각적인 오프닝까지 마음에 들었습니다. 이런 스타일리쉬함에 반한 말라얄람어 영화는 《트랜스》 이후 간만이네요.
누가 그러라고 한 것 같지는 않지만 지금 인도영화의 인재들이 말라얄람어권에 모여있다는 생각이 느낌에서 확신으로 옮겨가는 과도기에 이 영화를 보게 되었습니다.
일단 제 취향이 ‘까리한 영화’를 좋아하는데 인도여행을 해 보신 분은 아시겠지만 인도에서, 그것도 세트가 아닌 보통 사람이 살아가는 일상의 공간만으로 까리함을 만든다? 쉽지 않은 일인데 몇몇 능력 있는 인도영화들은 그걸 해냅니다.
하다못해 까리함으로 승부했던 한국영화 《불한당》이나 《헤어질 결심》을 봐도 어떤 것은 기존의 것들을 변형해야 그 미감을 얻을 수 있는 것들이 있습니다. 하지만 이 영화의… 적어도 초반의 것들은 우리가 인도나 인도영화에서 보아오던 그것들이고요.
사실 오프닝 타이포그래피부터 마음에 들었는데 그저 단순한 arial 스타일의 폰트인데도 색 반전, 그라데이션, 오프닝 음악 등이 저를 사로잡았습니다. 이후가 기대되는 영화네요.
물론 지난 리뷰에서 제가 싫어하는 요소인 손부터 올라가는 경찰이 있는데 그가 주인공이라는 사실 그리고 그가 가하는 폭력의 대상 이 세 가지 요소만으로도 초기에 이 영화를 드롭 시키실 분들이 많을 거라 생각합니다. 네, 저도 이해합니다. 그런데 오프닝에서의 그의 만행은 어쩌면 일종의 예방주사일 수도 있습니다. 이렇게 쓰레기 같은 놈이 반성한다든지 차라리 나쁜짓을 할 수록 더 승승장구하는 블랙코미디이면 재밌을지도 모릅니다.
제일 나쁜 것은 그의 폭력성은 제자리인 채 오히려 더 큰 악을 잡기 위한 정당한 행위였다는 식의 구조의 극이라면 안 되겠지요. 비평가들에게 좋은 점수를 얻은 점은 아마도 그런 요소가 없었기 때문은 아니었을까요? 불편하면 안 보시면 됩니다. 싫으면 바로 드롭할 수 있는 게 OTT의 장점이고 대한민국은 자유국가니까요.
감독: 아스와스 마리무투
출연: 프라딥 랑가나단, 아누파마 파라메스와란
접근루트: 넷플릭스
대학생 라그하반은 여자친구와 이별한 뒤 공부를 포기하고 위험한 금융 사기의 세계로 들어가, 부와 권력을 추구하면서 점점 더 심해지는 속임수에 휘말리게 된다.
《Love Today》는 동시대 타밀어 영화 중 독특하고 어떤 면에서는 혁신적인 느낌을 줬던 영화였는데 감독에서 배우로 전향한 프라딥 랑가나단이 《Love Today》이후 선택한 영화들은 어떤 노선이 느껴지기도 합니다. (굳이 예시를 들면 발리우드와 비교하면 파르한 악타르의 배우 초기 데뷔작처럼 동시대 젊은 층의 시각에서 만들어진?)
영화의 로고가 세계적으로 유명한 모 만화의 로고와 너무 ‘창.작.적.유.사.성’이 두드러져 자꾸 신경쓰였던 데다가 아직은 배우로서의 가능성을 모르겠는 배우 등 스넙 요소가 많았던 이 영화는 놀랍게도 호평을 받으며 1/4분기 타밀어 흥행작 1위에 오르며 파란을 일으킵니다.
Go(실제 런타임 시간 14분)
흥미롭네요. 인도의 상업영화 중에서 ‘사실성’과 동떨어지게 시작하는 부분이 많아서 (공중부양하고 슬로우모션으로 악당들을 처치하는 히어로 말고…) 아유 뭐 저 정도는 하면서 익스큐즈 하고 간 영화들이 많아서 그런갑다하고 익스큐즈하고 넘어가야지 하면서도 가끔 ‘읭?’스러운 것들이 있는데요.
이 영화에서는 (시놉에 흥미를 주긴 하지만) 학교 신입생 오리엔테이션에서 (학교에서 잘렸던) 학생 얼굴을 까면서까지 ‘야 니들 얘처럼 살지 마라’하고 사회적 살자… 를 시키는 인권 박탈의 이야기로 시작하는 거 보면 영화니까 저러고 인도사회에서 대놓고 저러진 않겠지 맵다매워… 하는 생각을 주긴 합니다.
뭐 이유야 어쨌든 ‘그럼 쟤가 어쨌길래?’하는 주목은 끕니다. 이 영화의 주인공 프라딥 랑가나단이 그 주인공인데요, 이미 서브 플롯인듯하게 실제 이야기를 시작했는데 한 번 더 꽈서 액자식으로 또 이 주인공의 과거를 보여줍니다. (이런 기법을 뭐라고 하나요? 양파까기 기법이라고 해볼까? ㅋㅋ)
처음 시놉시스를 보면서 생각했던 영화는 영화 《돈》 (아미타브 밧찬, 샤룩 칸, 시바 카르티케얀… 기타 인도의 DON이 아닙니다)이라는 영화입니다. 돈때문에 개털된 남자주인공 (재밌네?) 에 대한 이야기였는데 이 영화도 대한민국 아니 힌두스탄 다 돈구하라그래! 하면서 Sa-gi-ggun으로의 인생 이모작 한다는 내용의 이야기인데요, 제가 본 앞의 14분은 두 가지 요소로 관객들을 집중하게 하는 역할은 하더라고요.
그 첫번째가, “이런 이야기가 있었다” / 두번째가 “이런 애가 주인공이다”인데 제법 성공합니다. 주인공 프라딥 랑가나단도 오프닝때는 약간 다누쉬미도 느껴지기도 하고, 소동을 일으킬 때는 남인도 액션 스타처럼 만랩 무공의 소유자가 아닌 사물과 지형지물을 이용해 상대를 제압하는 꾀돌이 캐릭터(전 오히려 이런 거 좋아해요)라 흥미로웠습니다.
과연 이 이 앞으로의 이야기는 어떻게 진행될까요? 저는 일단 흥미를 얻었습니다.
감독: 다누쉬
출연: 파비시 나라얀, 매튜 토마스
접근루트: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
20대의 셰프 프라부, 실연의 상처를 극복중인 그는 어린 시절 친구 프리티와 친분을 쌓아갈 무렵 전 여친인 닐라에 대한 이야기를 털어놓는데
진혁에게 미수를 소개하고 나는 미경과 헤어져 미순 다시 미애를 소개하고 진혁과 미수는 헤어져 미애는 다시 경희를 소개하고 난 미애와 헤어지고… 예전에 안 알려진 노래 중에 이런 류의 가사가 있었는데요
이 영화의 시놉시스를 보니 참 아득해지네요…(최대한 축약한 겁니다) 그냥 안 봤는데 봤다고 구라치고 드롭할까?
“에휴… 모쏠인 지가 끼어들 감정이 어딨어유… 지는 드롭 할게유…”
”잠깐 즈밸아! 연애담엔 말이다 인간 관계의 삼라만상이 녹아있단다.”
두 번의 내셔널 어워드에 빛나는… 배우로 그리고 가수(?!)로 맹 활약중인 타밀어권 최고의 스타 다누쉬의 벌써 세 번째 감독작으로 작년 잔혹 가족 드라마 《Raayan》은 대박이 났지만 이 영화는 안타깝게 그닥 반향을 일으키지 못했습니다. (전 개봉한줄도 몰라쓰요)
원숭이도 나무에서 떨어질 때가 있는데 사람이 실수도 한 번 할 수 있죠. 연기, 연출, 춤, 각본까지 다 잘 하면 어떻게 합니까. 인간미 없어요.
없음. 영화가 없쓰요!!
아, 원래 이 영화를 이번 주에 보려고 했는데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에 영화가 없습니다.
정확히는 한국 지역에서 억세스가 안 되는 것 같은데요...
그나마 인도영화 안 들어오는 한국에서 인도영화를 영유하려면 인도영화들이 넷플릭스와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에 들어오는 것이 전부였는데 이렇게 차단을 시켜버리다니...
참고로 지금 글을 쓰는 시점에 들어오기로 했던 파운드 푸티지 호러영화 《Murmur》도 프라임에서 보이지 않습니다. (이 영화 포스터 죽이는데 ㅋㅋ)
지금은 의도된 건지 그렇지 않은 건지 넷플릭스에서 3연속 한글자막을 얻으신 치란지비 배우의 대작 《Sye Raa Narashimha Reddy》의 경우 한국에 억세스되지 않아 VPN을 바꿔 본 적이 있는데, 이거 너무하잖아요 .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가 한 두푼도 아니고 조속한 서비스를 촉구하는 바입니다.
※ 여러분과 저의 영화적 취향, 성향, 가치관 등은 다를 수 있습니다. 의사결정보다는 참고만 하실 것을 권합니다.
※ 여러분의 기미상궁을 해드립니다. 찍먹할 인도영화가 있으면 제보 부탁드립니다. (넷플릭스,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 서비스작만 가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