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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달빛소년 Dec 10. 2022

돈 따로, 책임 따로, 국밥입니까? #핀테크

ㅁ핀테크 : 금융(Finance), 기술(Technolohy)의 합성어의 줄임말로, 은행에 방문해서 받을 수 있었던 서비스를 모바일 인터넷 환경으로 옮겨온 것


https://unsplash.com/photos/EMPZ7yRZoGw



돈은 내가 벌고 책임은 남이 져준다면 사업하는데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아도 되겠습니다. 그런데, 그런 사업이 있다고 하네요. 말 그대로 돈 놓고 돈 먹기 정말 부럽습니다. 


토스, 카카오 뱅크, 삼성 페이, 페이코 휴대폰으로 많이들 쓰시고 계실 겁니다. 휴대폰으로 결제, 송금, 대출, 주식, 신용점수까지 앱 하나로 금융서비스를 은행에 방문하지 않고 할 수 있으니 얼마나 편리한 세상인지 모르겠습니다. 2015년 9월 초 정부의 규제가 '허가된 사업만 하라'에서 '하지 말라는 것 빼고 다 해라'로 규제가 바뀌면서 국내 핀테크 기업들이 편리함을 내세워 폭풍 성장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러한 편리함을 내세워 돈을 벌고, 금융사기가 발생하면 책임지지 않으려는 모습이 있다고 해서 이번 주제로 다뤄보겠습니다. 


무슨 일인가요? 


여러 사람들이 도용된 신분증 사본에 비대면 승인 대출로 고통받고 있습니다. 


1) 40대 직장인 김 모 씨는 도난당한 휴대전화에 저장된 신분증 사본으로 카카오 뱅크에서 비대면 실명 확인을 통해 대출을 5,920만 원을 받았습니다. 카카오 뱅크에 즉시 민원을 제기했지만 절차대로 했으니 소송을 통해서 해결하라는 답변을 받았습니다. 


2) A 씨의 어머니는 작년 7월 명의 도용으로 4개 금융사에서 2억 500만 원을 대출당했습니다. 개인정보로 알뜰폰을 개통하고 휴대전화 인증을 통해 포털사이트 비밀번호를 재발급받고, 클라우드에 저장된 여권 사진 및 분실 신고된 신분증 촬영 사진을 도용하여 비대면 대출을 받았습니다. 


3) B 씨는 작년 8월 미성년 자녀의 휴대전화 단말기 보조금을 돌려받는 절차에서 1억이 넘는 대출사기를 당했으며 차명 휴대전화를 개통한 뒤 비대면 대출을 받았습니다. 


4) 작년 12월 2일 KBS에서 방송된 나 몰래 억대 대출? 에도 신분증 도용 사기 사건도 소개되었습니다. 피해자는 자신도 모르게 명의로 발급되어 있고 4,000만 원이 대출되어 있었습니다. 이후, 여러 곳에서 동시에 받아 1억 1,000만 원이 넘는 금액이었습니다. 휴대폰 대리점 판매직원을 믿고 맡긴 신분증이 도용된 것이었습니다.

 

신분증 확인, 금융실명제 


신분증 확인은 언제부터 진행되었을까요? 그리 역사가 오래되지 않았습니다. 1993년 8월 12일 김영삼 대통령이 선포하였는데요, 금융 기관에서 거래를 할 때에 가명이나 무기명에 의한 거래를 불법으로 간주하고 금지시키며, 무조건 실명임을 확인한 후에만 금융거래가 이루어지도록 하는 제도입니다. 


28년이 흐른 지금 현재도 주민등록증, 여권, 운전면허증 등의 신분증이 없으면 계좌를 개설할 수 없고, 계좌를 활용한 어떠한 거래도 하지 못합니다. 모두가 극찬한 김영삼 대통령의 최고의 업적일 것입니다. 차명계좌는 범죄에도 이용되었고, 비자금, 범죄로 인한 검은돈들을 양산했으며, 세금도 제대로 걷히지 않아서 한방에 어느 정도는 해결되었습니다. 아직도 대포통장, 차명계좌가 넘치기는 하지만 명의를 빌려준 사람들이 관련한 대부분의 책임져야 하기 때문에, 어떠한 경우에도 명의는 대여해주면 안 됩니다. 


비대면 신분증 진위 확인 서비스는 금융실명법과 전자금융거래법에 따라 금융회사의 계좌 개설 업무에 실시됩니다. 휴대폰으로 계좌를 개설하는 경우 확인되는데 한계점은 원본 신본 중을 촬영한 사본도 허용된다는 점입니다.


정리하자면 지금의 시스템은 '신분증 사본'을 걸러내지 못하는 인증 시스템의 빈틈을 노려 비대면 대출 금융사기가 반복적으로 발생하고 있습니다. 


신분증 원본을 확인하지 않는 이유? 


비대면으로 계좌를 개설하면 단점이 무엇이 있을까요? 저는 해당 자료를 찾기 위해 검색을 하였으나 핀테크 회사 은행들에서 비대면 계좌를 개설하라는 광고, 홍보 사이트만 검색될 뿐이지 명확하게 단점이나 주의점을 찾기 쉽지 않았습니다. 아무래도 단점이 부각되다 보면 신뢰로 운영되는 금융에 안 좋은 이미지가 발생하기 때문에 어느 정도 필터링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비대면 계좌 개설로 뉴스를 찾아봐도 가입을 권유하는 광고성 기사가 가장 많이 나옵니다. 심지어 "엄마, 앱으로 안돼요?"라는 미성년자의 비대면 계좌 개설을 부추기는 듯한 기사도 있습니다. 미성년자들에게 비대면 계좌를 허용해준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상상만 해도 끔찍하며, 범죄에 악용될 소지가 다분합니다. 


범죄자들은 신분증을 사용해 비대면으로 대포폰을 개설하고 본인 인증 후 비대면 통장을 개설, 비대면 대출을 받거나 신분증 주인의 계좌에 있는 돈을 무단으로 인출합니다. 이 과정에서 진짜 본인인지 확인할 수 있는 시스템은 없다고 여겨지며, 비대면 계좌의 혜택, 광고, 홍보 마케팅만 진행할 뿐 대책에는 미흡하다고 밖에 볼 수 없습니다. 


신분증 원본을 확인하지 않는 이유는 그것만 해도 돈이 드니까요. 인력과 시스템과 장비가 필요하니까 안 하는 것입니다. 은행들이 실물 점포를 줄여나가는 이유도 비용 때문이기에 신분증 확인에 드는 비용은 간단히 산정하면 금융권 직원들의 비용과, 임대료, 장비가 필요하다면 장비, 시스템 비용까지 하면 상당할 것으로 판단됩니다. 


달빛 소년's 생각 


#1 은행은 왜 존재하는 것일까요? 돈을 맡아주고, 맡은 돈을 빌려주는 기능이 본래의 기능입니다. 가장 안정적으로 돈을 맡길 수 있는 기관 중 하나라는 점은 돈이 아주 많아서 집에 쌓아놓고 사시는 분이 아니라면 공감하실 수 있는 부분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다소 보수적이며 한때는 많은 월급을 받고 사회적 지위도 인정받아 인기가 많았으나 지금은 고객 응대의 난이도 상승 실적의 압박에 따라 스트레스로 잦은 이직을 하기도 합니다. 지인 중 은행에 다니는 분은 가끔 적금이나, 펀드, 카드를 만들어 달라고 부탁하기도 합니다. 여러분들도 그런 부탁을 받아 보신 적 있는데 갑자기 왜 그러나 싶으셨을 것입니다. 그분들도 어쩔 수 없이 실적 때문에 하기 싫어도 하는 영업행위죠. 점포수가 많이 줄어 기존 은행에 다니시는 분들도 업무량이 폭증하여 삶의 질이 많이 떨어졌다고 하며 상대적으로 스마트폰 사용이 어려운 어르신들이 주로 내방하여 업무처리 시간이 상당히 지연되었다고 합니다. 먹고살기 위한 본업이라 감내해야겠지만 고객이 서비스를 잘 받기 위해서 조치가 필요해 보이긴 합니다. 


#2 4차 산업혁형이라는 명목과 비대면 은행의 증가로 은행이 위기라고 하지만 진정한 은행의 위기는 신뢰를 잃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더 이상 은행권에서 신규 채용을 하지 않고 채용 인원들이 축소되고 있는 것은 바람직한 현상은 아니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비대면 계좌 개설, 핀테크 등의 기술이 없어도 우리는 불편함이 있었지만 극단적으로 생활이 불편하지는 않았습니다. 그러나 어느 순간부터 핀테크라는 신조어가 생기더니 5년 만에 엄청나게 성장해서 우리 삶에 매우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은행, 보험, 증권 등의 모든 금융에 진출해서 몸집을 키웠고 기술과 결합해서 한 번에 편리하게 다 할 수 있는 금융 플랫폼을 만들어 냈습니다. 비대면이 많아질수록 금융사고는 올라갈 수밖에 없는 환경입니다. 블록체인 기술로 보안을 강화하고 절대 뚫리지 않는다고 강조하더니 문제는 의외의 곳에서 발생했네요. 


#3 편리라는 것은 참 좋죠. 그러나, 편리라는 이름에 너무 쉽게 돈과 관련한 문제가 발생합니다. 신용카드, 쉬운 대출 등 이런 것들은 모두 부작용이라고 할 수 있겠죠. 편리한 금융에 대한 보안과 안전은 누가 책임질 것이냐는 소수의 목소리는 끊임없이 제기되어 왔습니다. 기존의 보수적인 은행 와 관련 법에 교묘하게 편승하여 안전한 척 이미지를 구축했습니다. 소비자들은 이것을 파악하지 못하고 거리낌 없이 사용하고 있는 것이죠. 간편함에 중독되면 불안감은 잊히기 마련입니다. 이용한 적 없는 거래가 발생하여도 한국 사람들은 타인에게 관대하지 못해 언론의 보도나 기사에 사용자의 잘못이라고 마녀사냥을 시작합니다. 이제는 자본금이 빵빵한 빅 테크들이 너도나도 핀테크를 하고 싶어서 기술이라는 명목 하에 혁신금융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금융에 혁신이라.. 편리성 말고 뭐가 또 있을까요? 분명 장점들도 있습니다. 은행들이 취급할 수 있는 정보는 한계가 있어 빅 테크들의 빅데이터를 활용하면 이용자들의 신용평가가 가능하여 은행들이 손실을 볼 가능성이 적어질 것입니다. 그러나, 지금의 문제는 책임 소재입니다. 신분증 원본만 확인되었어도 위의 피해자들은 발생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가정법 밖에 할 수 없지만 실제 은행에 방문해서는 100% 발생할 수 없는 일이기 때문이죠. 네이버 등도 핀테크를 엄청난 미래 먹거리로 생각하고 규제의 틈을 파고들어 시장을 장악하려고 노력 중입니다. 


#4 한국에서 개인정보 안 털리는 사람이 있을까요? 미국과 달리 우리나라는 개인정보 유출에 대해 처벌과 인식이 매우 취약합니다. 인터넷 강국, 선진국이라는 나라에서 정보보안은 후진국 수준입니다. 솜방망이 처벌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피해자들은 하루하루 지옥 같은 나날을 보내고 있으며, 소송을 진행한다고 해도 상대는 공룡입니다. 공룡 vs 인간이 싸운다면 공룡이 입김만 불어도 인간은 날아가겠죠. 심지어 약관이라는 장치가 법적 판단으로 해석되기 시작하면서 약관에 의한 판결이 많아지고 있습니다. 그로 인해 약관상 문제가 없으면 피해자들을 구제할 수 있는 방법이 미흡할지도 모르겠습니다. 현재 국내 대형 5대 은행 중 신분증 원본대조가 가능한 진위 확인 시스템을 갖춘 모바일뱅킹은 아무 곳도 없다고 합니다. 피해 발생 시 금융회사에 대출해준 책임을 일부 지도록 해야 하며, 피해자들의 채무에 대해서 사회적으로 고민을 해야겠습니다. 개인적으로 돈을 다루는 은행이나 근무하는 사람들은 보수적이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안전은 보수적인 매뉴얼과 그걸 지키는 사용자가 함께 노력해야 유지가 되기 때문입니다. 또한, 재발방지를 위해 국회가 나서서 법으로 감독기구 설치를 의무화하고 처벌이나 원활한 환수가 될 수 있도록 그런 곳에나 공권력을 투입하시길 바랍니다. 그전에 금융기관의 자발적인 제도 강화 기대하겠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드리며, 하루빨리 피해자들이 구제받기를 바랍니다.

참고기사 : 


https://m.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1051384.html?_fr=gg#cb


https://biz.chosun.com/topics/topics_social/2022/07/18/M4PIYGX5I5ASXP7TBLJJYWILW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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