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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달빛소년 Jan 11. 2023

터치세대의 등장, 모든 것이 터치로 가능?

... 불가능...

AI, 빅데이터, 스마크폰, 태블릿 PC, 키오스크, 자동화, 짧은 동영상 등 언어의 바벨탑을 무너뜨리는 미사일이다.


이제 막 24개월이 된 둘째 아이는 말도 못 하는데 태블릿 PC로 유튜브를 누르며 자신이 좋아하는 고래 혹등고래를 발음하지 못해 뚜뚜 고래라고 하고 일각고래도 향유고래도 전부 뚜뚜 고래라고 한다. 세상의 많은 고래 종류는 모두 뚜뚜 고래이다. 고래 영상이 끝나면 다른 고래 영상을 찾아본다. 뱃속에서부터 스마트폰, 태블릿 PC 사용법을 알고 태어났나 보다. 신기하기도 하지만 한편으로 영상이 두뇌발달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까 봐 걱정스럽기도 하다. 두 아이모두 영상을 매우 좋아하며 가끔 밥 먹을 때도 틀어준다.


걱정되는 마음에 자기 전에 책을 읽어주려고 노력한다. OECD 조사에 의하면 우리나라 실질 문맹률은 75%로 글을 읽을 줄은 알지만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다수라는 것이다. 문해력에 대해 자료를 조사하던 중 재미있는 글을 봤다. 문해력을 늘리기 위해 책을 많이 읽으라는 조언들이 인터넷에 많았는데 어떤 사람이 책을 왜 읽어야 하죠?라는 질문을 했다. 책을 많이 읽으면 그런 질문을 안 하죠 ^^라는 답이 달려있어서 한참을 웃었다.


출처 : https://unsplash.com/photos/lwACYK8ScmA


1# 문해력. 글이나 문자를 읽고 이해하는 능력. 사전 그대로의 뜻이지만 문해력이 뛰어날수록 대인관계나 문제해결 능력이 뛰어날 수 있다고 본다. 아오리 사과에 이어 심심한 사과가 논란이 되고 있다. 국민들에게 진심 어린 사과를 하지 않고 아오리 사과와 심심한 사과를 언론으로 접해야 하는 상황에 즐거운 기분일 리 없지만 사회 깊숙이 자리 잡고 있는 현상이니 관심 있게 고민해 보고자 한다. 서울의 한 카페에서 심심한 사과 말씀드린다고 공지한 글에 인터넷 사용자가 '마음 깊이 간절하게'의 뜻을 '지루하고 재미없다'의 같은 발음에 뜻이 여러 개인 단어로 이해하여 댓글로 비난을 한 것이다. 


휴.. 방금 동음이의어라고 표현할 뻔했는데 다른 말로 쓰려니 어렵다. 이것은 과도하게 한자 그대로 발음하는 한글이 많기 때문이다. 책을 읽지 않아서일까 고민해 보지만 책이 정답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그것을 소리 내어 대화함으로써 활용해야 한다. 얼마 전 사흘 연휴라는 표현이 논란이 된 것처럼 사흘은 삼일 지난 뒤를 뜻하는 순수한 한국말인데 사를 숫자 4로 해석하여 3일 아니고 4일이라는 논란을 불러왔던 것이다. 코로나가 한창일 때 양성과 음성의 뜻을 몰라 검색창에 검색했다는 사람이 꽤나 많다고 하여 나름 충격이었다. 지식과 진실에 대한 검증은 흥미와 재미 위주로 진행되고 있다. 여러 가지 정보를 찾아서 검증하는 것보다 SNS에 한 줄 쓰는 게 더 재미있는 일이라고 여기는 것이다. 과도한 한자 사용도 억지스러운 한글을 만들어내는 것도 해법이 아니다. 궁금한 것은 찾아보려고 하면 된다.


2# 스마트폰, 태블릿 PC 터치만 좋아하고 게임이나 영상 시청을 주로 한다. 요즘 중학생도 컴퓨터를 익숙하게 다루지 못한다고 한다. 안드로이드나 IOS를 터치만 하면 사용할 수 있기에 자주 사용하지 않은 이유이다. 학교에서 PPT로 발표하라고 숙제를 내주면 컴퓨터학원에 가서 배워서 진행한다고 한다. 기술의 발전과 편의는 사람을 편하게는 하지만 뇌를 단순하게 만들어주는 것 같다. 학교에서도 컴퓨터를 사용하지 않고 태블릿 PC를 사용하다 보니 사용할 일이 별로 없는 것이다. 책을 읽고 손으로 글씨 쓰는 것도 안 하는데 키보드로 타자도 치지 않고 어떻게 생각을 표현할 수 있을지 궁금하다. 사람의 지혜가 퇴화하는 기분이다. 영어를 배워도 단어 뜻을 알아야 습득이 빠른데 쉬운 단어들만 쓰려고 하는 것과 같다.


 'interesting은 읽을 수 있지만 흥미라는 뜻은 모른다.'  휴대폰과 태블릿 PC는 정해진 틀에 따라 사용만 하면 되는 것이고 컴퓨터는 사용자에 따라 활용도가 하늘과 땅이다. 동영상, 사진 편집 프로그램만 잘해도 먹고살 수 있었던 시대가 있었으며 지금도 돈을 벌 수 있는 부업 정도는 가능하다. 업무상 컴퓨터를 많이 쓰고 N 잡보 컴퓨터로 해서 밥 먹고 자는 시간을 빼고 컴퓨터만 하고 있다. 회사에서 지급한 노트북과 집에 있는 데스크톱에서 나의 생계가 모두 달려있다. 키오스크도 터치인데 사람과 말을 해서 주문하지 않고 하루 종일 말을 한마디도 하지 않아도 사는데 지장이 없는 사회 뇌와 입과 성대는 말하는 것을 잊어버리는 것이 아닐까?


3# 수박 겉핥기가 딱 좋은 표현인데, 어린 세대 위주로 인기가 많아지는 쇼츠 등의 짧은 영상의 영향인지 내용이 길어지거나 글이 길어지면 이해하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한다. 학교 수업에서는 지금 컴퓨터를 쓰지 않는 것과 같이 문해력을 키울 수 있는 수업이 없다. 사회에서도 어려운 말을 쓰면 쉽게 표현하려고 하기 때문에 쉬운 단어만 찾게 된다. 다양한 단어를 알아야 쉬운 단어로 풀어낼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다양한 단어에 대해서 접하지 않고 친구들도 사용하지 않으니 점점 쉽고 빠른 소통만 한다. 맥락을 파악하는 것은 중요하다 전체의 흐름을 파악해야 이해가 빠르다. 단어의 뜻을 몰라 책을 못 읽는데 모르는 단어가 많으면 재미가 있을 수 없다. 지금도 구글과 네이버 등의 포털에서 글을 찾아 읽는 것보다 유튜브에서 검색해서 영상으로 이해하는 것을 선호한다. 검색어에 없는 말이 없다. 일단 스압주의 긴 글 주의라고 쓰여있으면 다 읽지 않고 스크롤을 내려 요약을 찾는다.


4# 디지털 문해력을 길러야 한다. 디지털 생활을 많이 하기 때문에 잘못된 단어와 정보에 쉽게 노출되는데 이것을 그대로 믿고 전달하는 사람이 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 너무 많은 정보들에 많은 글을 다 읽기 어려워 필요한 부분만 찾아보는 일은 어쩔 수 없지만 자연스럽게 책을 읽는 것은 너무 힘들다. 여기에는 15분에 모든 것을 담아내려는 영상 위주의 삶도 한몫했다. 영화가 두 시간이든 세시 간 이든 15분에 하이라이트만 모아 놓으면 영화 한 편을 다 본 것처럼 내용은 이해된다. 그러나, 전체적인 영화의 흐름과 감정선은 알 수 없다. 가정에서 대화가 없는 것도 문해력을 키울 수 없는 환경이고, 선생님들도 자기 과목을 가르쳐야 하는데 내내 단어의 뜻만 알려줄 수 없으니 그냥 모른 채로 지나가는 것이다. 게다가 이해를 못 하면 바보 취급을 하니까 쉽게 물어볼 수도 없어서 빨리 알아차려서 문해력을 높여주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개인적으로 쉬운 어린이 동화책을 빌려서 읽어주면서 모르는 단어를 써보라고 하여 놀이하는 것처럼 알려주는 방법도 좋다. 문해력을 늘리는 방법은 오래 걸리지만 많이 읽고 많이 찾아보는 방법이 정석이다.


이대로라면 말귀도 글귀도 못 알아듣는 세상, 사람들끼리 대화가 안 되어 손짓 발짓을 해야 하지 않을까? 지구상의 고래 종류는 모두 뚜뚜 고래가 되는 것이다. 우리가 극찬하며 보는 드라마들은 모두 작가가 대본이라는 글을 써서 대본을 토대로 영상으로 만들어진 것이며, 인기 있는 유튜브의 영상도 대본이 있다. 모든 것은 글로부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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