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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달빛소년 Jan 09. 2023

현대판 고려장을 당하지 않으려면?

.. 생각해보니 저도 그렇게 썩 좋은 자식은 아닌 것 같습니다만..

자식에게 모든 재산을 다 주면 "DOG자식"으로 진화할 수 있습니다.

  

젊은 자녀에게 재산을 다 넘겨주지 마세요. 현실적으로 재산이 없으면 보살핌을 받을 수 없는 현실이기에 아낌없이 준 자식이라고 하더라도 자신과 배우자를 위해서는 남겨두세요.


# 현대문학


직업이 공무원인 A 씨 부부는 젊었을 때 결혼하여 악착같이 살다가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귀한 자식들을 얻습니다. 딸 둘에 아들 하나를 얻어 밤낮으로 열심히 일해서 뒷바라지해 아이들을 모두 서울에 있는 대학교에 졸업시키고 괜찮은 회사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합니다. 


자식들 한채 씩 물려주려고 아파트도 무리해서 두 채나 구입했고 은퇴하여 지금은 연금으로 생활하고 있습니다. 회사를 다닌 지 얼마 지나지 않아 큰 딸이 결혼한다고 하여 가지고 있는 두 채의 아파트 중 하나를 증여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둘째 아들이 결혼한다고 하여 현재 살고 있는 아파트를 마저 증여하고 빌라에 이사 갑니다. 생활은 점점 어려워지지만 애들이 기죽지 않고 잘 살면 그만입니다. 


결혼하고 잘하겠다는 아들과 딸은 어째 전화 한 통 없고 궁금한 마음에 반찬을 만들어서 가끔 집에 방문하지만 사위와 며느리는 늘 불편한 취급을 합니다. A 씨 부부가 방문하는 날이면 꼭 부부싸움을 하여 여간 불편한 것이 아닙니다. 이제는 연락조차 하지 않아 서운해하던 찰나 막내딸이 결혼한다고 자기도 아파트 한 채 해 달라고 당당하게 이야기합니다. 


거울을 봅니다. 백발에 쭈글쭈글 해지고 못생겨진 노인이 보입니다. 딸이 눈에 밟혀 못 내 빌라 전세금을 몽땅 주고는 시골의 고향으로 내려가기로 합니다. 전생에 내가 무슨 죄를 지었나 싶습니다. 머리도 복잡한데 시골에 내려가 농사나 지으며 살아야겠습니다.  


증여 후 빈털터리가 되었을 때 어떤 자식들은 낯빛을 바꾸고 부모를 외면합니다. 전 재산을 증여 후 무시 당하거나, 자녀가 받은 재산을 모두 탕진하거나 하는 등의 일은 주위에서 쉽게 접할 수 있습니다. 셰익스피어는 젊은 사람들에게 세상을 다 넘겨주지 마라. 그들에게 다 주는 순간 천덕꾸러기가 될 것이다. 두 딸에게 배신당한 리어왕처럼 춥고 배고픈 노후를 보내며 두 딸에게 죽게 될 것이다.라는 명언을 남겼습니다.


현대판 고려장


1# 평생 노력해서 모은 재산 죽을 때까지 스스로를 위해 사용하시길.. 과거 남편과 동대문에서 유명 제화업체를 운영하며 돈을 벌었던 80세 할머니는 큰딸과 아들에게 수십 억 짜리 건물 한 채, 막내딸에게 월세 600만 원을 받을 수 있는 고시텔을 물려줬습니다. 그러나 아들과 막내딸이 재산 문제로 서로 싸웠고 A 씨가 고시텔 소유권을 아들에게 넘겨주면서 쫓겨났습니다. 


자식들에게 수십 억 물려주고 노후에는 노숙자로 전락하여 현대판 고려장으로 볼 수 있습니다. 재산은 자신이 좋아하는 자식에게 다 주고 대접은 못 받으며 제일 착하고 해준 것 없는 자식한테 뒷바라지를 바라는 전형적인 사례입니다. 다른 사례도 비슷하여 하나만 소개하겠습니다. 재산을 받고 나서 부양 의무를 이행하지 않는다면 증여 취소 소송을 진행할 수 있습니다.


https://n.news.naver.com/article/421/0006288427


2# 진정한 현대판 고려장은 요양병원입니다. 한국에서 돌봄이 필요한 노인은 대략 100만 명이라고 합니다. 이 중에서 건강 상태가 안 좋아 요양원, 요양병원에서 입원을 해야 하는 노인은 15만 명이라고 하며, 나머지 85만 명은 간병과 식사, 주거 등의 돌봄만 있으면 집에서 살 수 있습니다. 그러나 장기요양보험과 건강보험으로 쪼개진 지금의 복지제도 또한 개선이 필요하겠지만 부모를 돌볼 수 없어 요양원과 요양병원에 보내고 장기 입원을 시키는 사람들이 꽤 많습니다. 


이러한 시설들에서는 코로나19 등의 전염병에 취약한 구조로 코로나에 걸려 돌아가시기도 합니다. 부모님들의 마음은 똑같다고 생각합니다. 요양원에 들어가기 싫어하며, 자식을 생각해 짐이 되고 싶지 않기를 기도하고, 늙어서도 치매, 뇌졸중 등의 병에 걸리지 않고 건강하고 싶고, 거동이 불편하더라도 최소한 대소변은 혼자 해결하고 싶어 합니다. 요양원, 요양병원에 갇힌 채 돌아가시는 노인들이 지금도 많습니다. 먹고살기는 더 힘들어지고 고령화 사회에 이러한 현상은 가속화될 것으로 보입니다.  


마치며..


당사자와 보는 이는 안타깝겠지만 사람이란 누구나 화장실 갈 때와 나올 때 다른 법입니다. 그것이 사람이겠죠.


아무리 믿고 키운 자식이라도 나이가 들어서 이러한 사람의 속성에 대해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면 지혜롭지 못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모든 부모가 재산을 많이 가진 것은 아니며 도시에 몰려 살고 맞벌이를 하기 때문에 돌볼 수 없는 현실은 반드시 존재합니다. 사람 속은 알 수 없는데 너를 믿었는데 네가 어떻게 나에게 그럴 수 있어? 해봤자 소용없습니다. 


이럴 때 필요한 것은 1) 재산을 물려줄 시기를 적절히 조율하는 것 2) 국가에서 노인 돌봄에 대한 복지 제도를 활용하는 것입니다. 물론 국가에서 노인 돌봄에 대한 복지 제도는 개편할 필요가 있습니다. 한국에서는 사회 진출도 늦고 사교육비도 매우 많아 부모가 노후 준비도 하지 못하였는데 은퇴하는 경우가 상당합니다.


재산이 많고 적음을 떠나 자식에게 올인하다 현대판 고려장을 당하는 일이 없도록 노후를 준비하고 자식에게도 지원하는 데는 한계가 있음을 미리 알리고 성인 이후에 지원하는 것에 대해서는 신중하게 판단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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