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찾지 못했습니다.
생각을 다른 데로 돌릴 수 있는 시간적인 여유를 '겨를'이라고 합니다.
태풍이 온다고 하니 오늘이 더욱 소중합니다. 내일부터 화요일까지 비가 오기 때문에 맑은 날을 즐길 여유가 오늘 뿐인 것 같아서 아침, 저녁으로 선선한 날씨에 산책을 합니다. 맑은 날씨와 파란 하늘에 그려진 구름은 바쁜 일상 속에 여유가 됩니다. '겨를'이라는 단어는 '없다'는 부정적인 말과 가깝습니다. 일이 쌓여 잠시도 쉴 겨를이 없다. 숨 돌릴 겨를도 없이, 피할 겨를 없이 등 시간의 결핍을 나타냅니다.
여러분들의 겨를은 어디에 있나요?
이런 시간의 결핍은 우리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요? 당장 무슨 일을 하던 쫓기게 됩니다. 저도 참 여유가 없다, 시간이 없다는 변명을 많이 하는 것 같습니다. 반복되는 일상에 시간표를 작성해 보면 매우 단조로움이 느껴질 수 있지만 고무줄처럼 늘였다 줄였다 하면서 겨를을 찾습니다. 주중에 다른 사람과 약속을 잡지 않고 주말에는 가족과 시간 보내기 등의 사소한 규칙들을 정해 놓습니다.
저에게 겨를이란 일상에서 느끼는 스릴입니다.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출근 준비를 위해 샤워를 하면서, 첫 열차를 타고 회사에 출근하면서, 아침을 먹으며 대화를 나눌 때, 일할 때 모두 집중하는 모습을 보이려고 하지만 잠깐은 상상도 하고 잡생각도 잘합니다. 때로는 뉴스나 책에서 읽은 글을 시각화하여 상상하기도 합니다.
회의 시간에는 가끔 무거운 분위기와 집중 안 되는 상황에서 ' 저 사람은 무슨 재미로 살까?' 하는 생각을 하기도 하죠. 비어있는 머리를 보며 문어를 상상하기도 하죠. 저는 몰입 중독자입니다. 한 가지 일에 빠지면 정말 끝장을 보기 때문에 주위에 아무것도 살피지 못하는 경우가 있으며 과도하게 진지해지기도 합니다. 이것을 극복하기 위해 강제적으로 딴생각을 하면서 겨를을 챙깁니다.
제가 대화를 이끌어 나갈 때 주로 하는 말은 "요즘 어떤 재미로 사세요?"입니다. 이 말은 제 나름대로 상대방을 생각해 보는 말인데 일에 치이거나 매일이 바쁜 사람들에게 여유가 있어야 느낄 수 있는 재미라는 요소를 스스로 한번 즈음 생각해 보게 하는 말이기 때문입니다. 나의 겨를도 중요하지만 상대방의 겨를도 존중하는 것이죠.
상대의 반응도 되게 재미있습니다. 어떤 사람은 평소에 즐기던 운동, 맛집, 독서 등의 취미 생활이나 새로 배우는 첼로 악기, 영어 회사 등 막힘 없이 바로 이야기하는 사람이 있는 반면에, 흠칫 놀라며 일상 속에서 재미를 찾아 급조하기도 하며, 재미는 뭐 사는 게 다 그렇지. 하는 대답이 오기도 합니다.
쫓기듯 사시는 분들께는 차 한잔의 여유를 추천드립니다. 커피와 차는 뜨겁게 마시라는 말이 있는데, 여유를 가지고 향을 먼저 맡고 한 모금 마시며 맛을 느끼고 상대방 하고 대화를 하거나 혼자 생각을 할 시간을 갖는 것이 가장 좋다고 생각합니다.
'진정해 이 일은 내 인생에서 중요하지 않은 일이야'
그렇게 하고 나면 영화에서 장면이 변하는 것처럼 집중이 잘 됩니다. 몰입한다는 것은 참 긍정적인 효과가 있지만 때로는 시야를 좁게 합니다. 완벽주의자는 청소를 할 때도 정리 정돈과 먼지 하나 없이 깔끔해야 하기 때문에 바닥이 어지러워져 있거나 먼지가 있는 것을 못 참아합니다.
그래서 반복적으로 청소를 하다 보면 눈이 먼지에 집중을 해 하루 종일 청소를 하고 돌아다닙니다. 청소는 스트레스를 해소하는데 도움 되기도 하지만 과하면 오히려 쌓이기도 합니다. 사소한 것에 예민해지기에 청소하는데 더 많은 시간을 쓰게 되고 다른 일을 소홀히 하게 됩니다. 다 치우고 나면 머리카락이 보여 찍찍이로 청소도 중요하지만 우리는 한정된 에너지로 일도 해야 하고 빨래도 해야 하며 식사와 요리, 육아도 해야 합니다. 그래서 적절한 에너지 분배가 필요합니다. 지치지 않아야 오래갈 수 있습니다.
저는 적절한 에너지의 분배를 딴생각으로 장면을 전환하는 것이죠. 인간은 생각한 대로 살아간다고 하는데 먼지와 청소를 생각하면 그것에 좀 더 에너지를 쓸 수밖에 없죠. 겨를을 찾기 위한 좋은 방법으로 적절한 에너지의 분배로 가벼운 땀을 흘리는 운동이나 산책 등의 여행을 하면 한결 여유가 생깁니다. 매일 보는 풍경이 아닌 장소는 아주 효율적인 재충전입니다.
우리 주변에도 사소한 일에 목숨 걸고 예민하게 반응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우리는 그런 사람으로부터 상처받기보다는 불쌍한 사람이라 여기며 무시하면서 나를 지켜야 합니다.
행복을 위해서는 시간적 여유가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언제부터 인가 바쁘지 않으면 잘못 살고 있다는 비판적 시선들이 느껴지는 사회가 되고 있습니다. 항상 바쁘고 일에 시달려야 잘 살고 있는 것으로 보이죠. 그러나 생각할 겨를을 갖는다는 것은 게으른 것이 아니라 재충전을 하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사소한 일은 흘려버리고 어떤 상황에서도 나의 성향대로 느긋하고 편안한 마음을 갖는다면 당신의 삶에 겨를이 찾아올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