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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달빛소년 Feb 08. 2023

당근마켓이면 사람도 중고입니까?

저는 중고 사람입니다. 

네, 중고입니다. 생각해 보니  사람은 중고가 맞잖아!? 경력자는 어디든 중고였어. 새로운 가르침을 준 것일까? 중고는 맞습니다.


https://m.sports.khan.co.kr/amp/view.html?art_id=202302070905003&sec_id=540101


구독자 169만 명을 보유하고 있는 승우아빠 유튜버가 당근마켓을 비하해서 논란이다. 승우아빠는 레스토랑도 운영하고 있으며 요리를 좋아하는 사람으로 평소에 시도해 볼 수 없는 실험적인 요리를 하고 있어 자주 시청하는 편이다. 요리하는 과정이 매우 귀찮고 치우는 것도 귀찮아서 대리 만족하기 좋은 콘텐츠다. 최근 자신의 유튜브 동영상에서 플랫폼 당근마켓을 비하해서 문제가 되었다. 


당근마켓은 2015년 7월에 출시한 플랫폼으로 회사 이름은 주식회사 당근마켓으로 본사는 구로디지털단지에 있는 중소기업으로 가입자 1,800만 명이나 되는 엄청나게 성공하는 대표 플랫폼으로 지역에서 중고거래를 연결해 준다. 중고거래뿐만 아니라 지역의 커뮤니티 활성화를 목표로 이웃 사이의 거리를 줄이는 것을 최종 목표로 하고 있다. 당근마켓 홈페이지를 보니 중고거래를 메인으로 비즈니스, 동네가게, 당근알바, 부동산 직거래, 중고차 직거래 등 여러 서비스를 확장하고 있는 중이다. 성공한 플랫폼이 그 자리에 안주하지 않고 계속 사업의 영역을 확장하는 것은 매우 바람직한 일이다. 일단 성공하면 규모를 활용하여 여러 가지 일을 시도해 볼 수 있고 기업 가치를 평가하여 큰돈을 투자받을 수 있으니 일단 개인과 플랫폼 모두 성공부터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자본주의에서는 규모가 돈이 된다.     


[논란의 시작]


요리를 전문적으로 하고 레스토랑도 운영하는 승우아빠는 수빙수라는 유튜버가 식당을 창업하자 조언하는 콘텐츠를 업로드했다. 동일한 영상을 시청했는데 사실 첫 영상만 보고는 무엇이 문제인지 알 수 없었다. 두 번째 논란의 영상을 안 봤기 때문이다. 둘 사이가 얼마나 친한지 모르며 승우아빠는 이미 성공한 레스토랑 소유자이며 요리에는 일가견이 있는 요리사이기 때문에 그가 직접 방문하여 조언하는 것은 비교할 수 없겠지만 받아들이는 입장에서 고든 렘지가 컨설팅을 해주는 한줄기 빛과 같은 존재였으리라.  

이 영상에서 승우아빠는 가게 일을 도와주는 수빙수의 동생에게 당근마켓에 직원 구인 공고를 냈다는 말을 듣고 왜 거기서 직원을 구하냐고 디스를 하였다. 근데 해당 발언은 수빙수도 첫 영상에서는 미쳤나 봐 하고 동의했다. 수빙수의 식당을 소개해주는 영상이지만 시간을 내서 저기를 왜 가야 하는지? 영상을 보면서 의문이 들었는데 요리에 일가견이 있는 사람이 본다면 고칠 점이 한두 가지가 아니라 말하지 못하는 답답함이 컸을 것이다. 감정이 쌓이다가 죄 없는 당근에다 화풀이를 했겠지. 사람을 구할 때 그냥 사람인, 잡코리아, 알바몬, 알바천국에 추가적으로 당근에다가도 올렸어요. 했다면 문제없었을 것이라 본다. 전체적으로 준비가 안된 상태에 화가 난 것으로 보였기 때문이다.       


<문제의 발언>


승우아빠 : 당근에다가 내면 중고들만 들어오겠지!

(자막으로 왜 거기서 구해가 나온다)

동생 : 원래 당근에 많이 내요 요즘. 그.. 경력자들이 당근에 많잖아요

승우아빠 : 미쳤나 봐요? (자막: 대체 왜죠?)

수빙수 : 미, 미쳤나 봐 흐흐흫.. 큼, 시정하겠습니다.

승우아빠: 정상적인 루트로 내시고... 


대화를 살펴보면 크게 문제 되는 것은 없다고 생각한다. 구독자를 많이 보유한 유튜버만 아니면 일상적으로 신규 개업하는 가게 오픈 한다고 했는데 준비가 안된 사장에게 일침을 했다. 하고 싶은 말을 꾹 참다가 한 말로 보이기 때문이다. 지인 중 식당을 차려서 망한 사람이 있는데 갑자기 식당을 한다고 와서 도와 달라고 해서 도와준 적 있다. 친한 사이라면 진짜 냉정하게 해 줄 수 있는 말이다. 널리 알려진 곳을 포함한 여러 플랫폼에 올리지 그랬어? 


<당근마켓의 대응> 


당근마켓에서는 유연하게 해당 영상에 당근에서도 알바 구할 수 있어요. 동네 기반 빠른 매칭으로 벌써 많은 사장님들 사용하고 있습니다. 키친마이야르 2호점을 낸다면 당근알바를 이용해 보세요(당근 이모티콘 속닥속닥) 하면서 당근마켓은 알바를 구하는 모든 사장님들을 응원합니다. 하며 쿨하게 대응했다. 여기까지는 기분 나쁠 수 있는 포인트를 웃으며 넘겼다. 당근마켓은 불편하게 대응할 수 있는 부분을 많은 구독자를 보유한 승우아빠 채널을 이용해서 홍보로 자연스럽게 넘긴 것이다. 실제로 유명 유튜버, 스트리머들이 기업에 해를 끼치는 경우가 있다면 기업에서도 법적은 대처를 하기 때문에 오히려 쿨하게 잘 넘어갔다. 또한, 영상의 내용 만으로 기업의 이미지를 심각하게 훼손했다고 볼 수 없다. 당근 홈페이지에 들어가면 중고부터 뜬다. 장기간 쌓인 이미지를 단번에 해소하는 것은 기업의 몫이다.     


<1 절만 했으면 좋을 것을> 


첫 번째는 그냥 서로 오해였어요. 하고 끝낼 수 있는 일이었다. 문제는 두 번째 스트리밍에서 발생한다. 다음날인 2월 3일 승우아빠는 기업을 상대로 광역 어그로를 시전 하게 된다. 이것을 결코 잘했다고 볼 수는 없지만 유명인이 되면 자신의 생각과 소신을 제대로 밝히지 못하는 점도 못 내 아쉽긴 하다. 유명인 논란을 포함하여  그동안 앞 뒤가 다른 행동, 인성이 드러난 상황이다. 유명한 사람들의 모든 말과 행동을 법과 윤리에 따라 평가하려는 대중들의 시선도 너무 날카롭지 않은지 고민해봐야 한다. 이미 언론이 덥석 물었고 그를 악마화하고 있었다.  


사실, 승우아빠 정도면 이미 스타트업 회사라고 봐도 무방할 정도로 인원이 많고 광고도 많을 것이다. 무례한 발언은 맞지만 무례함과 똘끼를 느끼기 위해 아프리카 TV를 시청하고 선을 넘어 실형을 사는 BJ도 있는 요즘인데 수위가 다소 낮은 발언이 이례적으로 다뤄지고 있다. 발언은 다음과 같다. 


1) 무료 광고하지 마세요, 진짜, 양심이 없어가지고. 댓삭 해버릴 거야. 제가 좋은 뜻으로 얘기한 게 아니에요, 당근 관계자 님
2) 왠지 사람도 중고 같잖아요, 당근에서 하면은..
 
이후, 채팅창을 읽고 태세 전환한다. 아마도 같이 일하는 크루 쪽에서 그러면 안 된다고 해서 수용한 모양인데 말투에 불편함이 묻어있다.
 3) 당근이랑은 콜라보 못하겠네. 팀장님이 이런 거 싫어하는데, 기업이랑 척지고 이러는 거, 좋은 뜻으로 얘기한 겁니다, 당근 님


역시 뭐든 1절만 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1절에서 서로 좋게 끝내면 될 것을 무료 광고, 양심이 없다, 당근은 사람도 중고다 하는 발언과 태도를 포기하지 못했다. 최대한 감춰왔지만 그가 가지고 있던 꼰대스러움이 폭발했다고 볼 수 있다. 식당을 운영하고 있으면서 마인드가 좋지 않은 것은 사실이다. 한 끼를 먹을 때 누구는 잘 차려진 오마카세, 파인다이닝, 호텔 식당에서 먹겠지만 누구는 분식집에서 떡볶이, 김밥 그것도 아니면 편의점에서 삼각김밥과 라면을 먹는다. 같은 끼니이며 어떻게 때웠든 끼니는 끼니다. 결국 플랫폼의 사업 확장성을 무시하고 이미지 만으로 매도해 선을 넘어버렸다. 당근마켓은 사회 커뮤니티에서 주부들과 여초 카페, 맘 카페에서 반응이 좋았다. 승우아빠는 단단히 잘못 걸렸다. 명확하게 말하고 싶은 것은 승우아빠와 당근마켓 사이의 문제에 대해서 공격하는 사람들도 잘하고 있는 점은 아니다.  


<어부지리 당근마켓> 


솔직히 당근마켓이 피해자인가? 봤을 때 그렇지는 않다. 이번 논란으로 언론들이 기사를 쓰고 커뮤니티에 관련 글이 퍼진다면 마케팅 비용 없이 엄청난 홍보 효과를 달성한다. 이 논란에 편승해 한번이라도 일을 해봤다면 여러분들은 모두 중고입니다. 하는 슬로건이라도 낸다면 좋은 반응을 이끌어 낼 수 있다. 당근마켓은 직접적인 손해가 없으며 문제의 발언을 했던 승우아빠는 큰 타격이 예상된다. 당근마켓에서 구인구직이 가능하다고 생각하지 않았던 사람이 구인구직이 가능하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승우아빠의 논란으로 플랫폼의 서비스 기능이 엄청나게 홍보된 것이다. 중고의 이미지도 뭐 사회에 나온 초년생이 아니면 모두 중고니까 본인들이 부정하고 싶던 이미지까지 조금 해결되었다고 생각할 수 있다. 


<사과문> 


승우 아빠는 1차 2차 거친 표현은 없애고 부드러운 사과를 했다. 이 사과가 진심이든 진심이 아니든 자신의 소신을 끝까지 주장하지 못했고 여론에 따라 수용했다고 보는 것이 적절하다. 하기 싫은데 여론이 안 좋으니까 일단 한다는 느낌이다. 내용은 뻔해서 다루진 않겠고 당근마켓과 사죄의 자리를 만들고 책임을 질 수 있는 사안에 절차를 밟아 진행하겠다고 했다. 


<뭐 하나 있으면 사람을 가루로 만들어야 속이 풀리는 사회>


일반인이 유명해지는 것은 소셜미디어에 구독자가 많아지는 방법이겠다. 이러한 사람들을 과연 연예인의 범주로 봐야 할까? 우리 같은 평범한 사람으로 봐야 할까? 구독자가 많아지면 거기에 맞는 도덕적 행동과 책임을 하면 물론 좋겠지. 근데 그 도덕적 행동과 책임이 재미를 보장하지 않는다. 유명해지려는 자 왕관의 무게를 견뎌라! 유명한 말이 있지만 일부는 동의하지 않는다. 그 왕관을 비난하는 자네가 만들어준 것은 아닙니다만?  

근데, 인기를 얻어 구독자가 많아지고 본인이 하고 싶은 대로 하지 못하고 여론만 의식한다면 스스로의 캐릭터를 잃어버려 소위 '노잼'이 될 수 있다. 유명해지면 뭘 해도 까인다. 그렇다고, 도를 넘는 욕이나 인신공격은 당연히 문제가 되겠지만 어느 정도 발언의 자유는 웃고 넘겨야 한다고 생각하는 편이다. 보는 사람이 불편하다면 힘을 모아서 끌어내릴 수 있는 사회는 역설적으로 창작의 자유가 보장되지는 않을 것이다. 


이미 논란의 발언을 한 상태에서 사과를 했으면 진심이 아닐 것이라는 추측으로 비난을 하고, 사과를 안 하면 무례하다고 한다. 사람의 마음은 알 수 없지만 이번 상황에서는 내가 보기에도 억지스러운 사과가 맞는데 그것에 대해서 비난할 생각은 없다. 다만 그동안 승우아빠와 관련된 논란을 대충 넘기려는 것에 불만인 사람들과 당근마켓 애호가들은 확실하게 안티로 돌아설 가능성이 크다. 이번 상황에 대해서 양측이 만나서 슬기롭게 화해하고 컬래버레이션이라도 해서 좋게 잘 넘겼으면 좋겠다. 앙심을 품은 사람들은 용서하지 않는다. 요즘 사회는 사람을 그렇게 쉽게 용서하지 않더라. 까는 문화가 형성되면 나쁜 취미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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