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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달빛소년 Feb 20. 2023

왼손이 한 일을 오른손이 모르게 하라, 적어도 한국에서

갑질에는 '보이콧', 선행에는 '바이콧'


가치 있는 소비도 신경 쓰는 시대 우리에게 일상이 된 ESG 소비입니다. 착한 기업에게는 많은 매출을 갑질 회사에는 불매를 선사하는 세상을 바꾸는 선한 소비를 응원합니다.


출처 : https://unsplash.com/photos/qKspdY9XUzs

오른손은 왼손의 안티? 남 모르게 하라


장자크 루소는 사회계약론에서 개인들이 공통의 이익을 가질 때에만 작동한다고 하였으며, 국가의 최종 목적은 공동선을 현실화하는 것에 있다는 주장을 하였습니다. 다른 사람을 돕는 일만큼 선한 영향력을 실천하는 일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사람을 사람답게 만들어주고 공동체의 공동선을 추구하는 바람직한 방법입니다. 나눌 수 있는 것은 물질 적인 것뿐만 아니라 재능이나 지식이 될 수 도 있기 때문입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모든 사람이나 공동체 구성원에게 필연적으로 정치나 공적 서비스 영역에서 소외될 수 있기 때문에 분배를 위한 주체적인 행동이 필요합니다. 각 사회의 소속된 시민으로서 권한과 역할을 가지고 공동체 속에 스며들어 공동체의 행동이 사회를 이롭게 하는 것을 상상해 봅니다. 

돈쭐 내는 사회


'돈으로 혼내주다'라는 뜻의 신조어입니다. 착한 일을 하는 사람이 경제적인 이익을 따지지 않고 다른 사람에게 좋은 일을 했을 때, 주위의 사람들은 그것에 감동을 받아 착한 일을 하는 사람의 가게에 기꺼이 돈을 써서 장사를 잘되게 합니다. 사장님들의 가게에 주문을 폭주하게 하고 매출을 올려주는 행위입니다. 보통 음식점이나 마트에서 산불을 진화한 소방서, 결식아동이나 사장님들의 안타까운 사연에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선행을 베풀어 우리의 눈시울을 붉히게 합니다. 홍대에서는 고등학생과 초등학생 형제가 5천 원만 들고 주저하는 모습에 사장님은 치킨을 공짜로 줬습니다. 그때는 코로나로 인해 사장님들도 모두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었는데 동생을 데려가 미용실에서 이발까지 시켜주는 선행을 베풀었고 1년 뒤 학생은 프랜차이즈 본사에 손 편지를 보내 선행이 밝혀졌고 돈쭐의 대상이 되기도 하였습니다. 역시 사회는 아름다워. 아직은 살만한 세상이야. 사장님은 이후에 오랫동안 행복하게 잘 살았습니다.라는 결말을 보는 것은 동화 속에나 존재하는 결말일까요?

선행 이후 달라진 삶


치킨을 내어주고 우울증과 공황장애를 앓고 계신 사장님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요?            


https://n.news.naver.com/article/055/0000998465?ntype=RANKING


장사가 잘 되는 것을 보고 일부 사람들이 입금하지 않으면 가게 앞에서 극단적인 선택을 하겠다, 술주정을 하기도 하고, 네가 그렇게 착하냐, 나도 좀 줘 바라, 술 취한 분한테 맞기도 했다고 합니다. 이런 일들이 쌓여 공황장애로 병원 치료까지 받으셨다는 안타까운 사연입니다. 다행히 하던 대로 열심히 하다 보면 또 잘될 것이라며 기부나 후원 활동은 계속하신다고 합니다. 원래 선행과 악행은 가까이에 있는 법이며 인간의 욕심은 끝이 없죠. 


공동 선까지는 아니더라도 악행은 하지 않기로..


 어릴 적 티브이를 보다가 몸이 아픈데 어린 아들과 함께 폐지 수거를 하면서 모은 돈으로 어려운 아이들에게 나눠줄 돈가스를 집에서 만들어 하나하나 쿠킹포일에 포장해서 나눠주는 선행을 베푸는 어른을 봤습니다. 집에서 돈가스를 튀기고 방송이 나가자 이웃 사람들과 노인들이 돈가스를 달라고 찾아와 '우린 왜 안 주냐' 면서 화를 내는 분들과 어떤 재료를 쓰는지 어떻게 아느냐, 좁은 집에서 깨끗하게 만들겠느냐며 민원을 넣기도 했죠.

결국 조리하지 않고 나눠 주게 된 나름 훈훈한 결말로 기억합니다. 부끄러운 어른은 돈가스를 먹는 기초생활수급 아동에 비싼 돈가스를 나눠 먹어야지 각자 먹는다고 기분이 잡쳤다는 표현을 쓴 일도 있습니다. 사회적 약자가 받는 혜택에 대해 과욕인 것처럼 비난하는 것을 경계해야 합니다.

사회 공공의 혜택에 무임승차 하는 것은 괜찮지만 선한 영향력에 대해서 과도하고 몰상식한 행동으로 선행을 베풀려고 하는 시민들의 의지를 꺾어선 안 될 일입니다. 선행을 베푸는 사람이 잘되고 잘되어 더 큰 선행을 베풀 때 우리 사회는 공동 선의 최대 행복에 도달할 수 있습니다. 착해야 잘 사는 사회라면 모두가 착한 일을 하기 위해 앞 다툴 것입니다.    

행복을 누릴 권리


대한민국헌법 제10조 모든 국민은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가지며, 행복을 추구할 권리를 가진다. 국가는 개인이 가지는 불가침의 기본적 인권을 확인하고 이를 보장할 의무를 진다. 우리 사회는 서로에게 관심이 아주 많습니다. 회사에서도 소위 재산이 어느 정도 있다고 자부하는 사람들은 지금의 세대들에게 일침을 가하기도 하는데 주된 타깃은 아끼고 절약하지 않는 사람들입니다. 

돈이 없으면 비싼 차를 타지 말아야 한다, 골프는 사치다, 정신 못 차리고 오마카세, 한우, 와인, 비싼 망고 빙수 먹으러 다닌다 등의 돈이 없으면 누리지도 말아야 한다는 것을 정하곤 하죠. 재산이 없으면 어디까지는 행복하지 말아야 한다는 행복에 상한선을 정해주는 것인데 표현하는 것은 자유이지만 자신이 피해보지 않는 것이라면 비난은 조심해야 합니다. 좋은 일을 하면서 행복을 느끼는 사람도 있기 때문에 선한 행동도 마찬가지이며  돈이 많고 적음에 따라서 선행을 베푸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하고 각자의 위치에서 실천하면 된다고 생각합니다.

가난한 사람들에게는 보통 사람이 불편하지 않을 정도의 행복만 허락되는 일들을 마주합니다. 우리 사회에는 선행을 실천하는 사람들이 있으며 우리가 한 일에 대해서 드러내지 말자고 합니다. 때론, 누군가 그럼 저기는 왜 안 도와줘요?  저 사람들은 안 불쌍해요? 하면서 당당하게 되묻기도 하는데요, 그런 무심코 한 말들이 좋은 마음에서 하는 선행들을 의미 없게 만들기도 합니다. 소소한 행복을 누릴 권리를 위축시키게 할 수도 있는 말, 선행을 베푸는 사람을 알게 되면 조용히 응원해 주는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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