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써야한다.
당신은 글을 왜 쓰십니까?
제가 살아온 시간만큼 모든 것이 올랐습니다. 월급, 라면, 자장면, 아파트, 치킨 등 많은 것이 올랐죠. 그러나, 원고료는 더디게 올랐습니다. 어디든 글 값은 작가들의 노력에 비해 충분하지 않습니다. 사람들이 글을 쓰는 이유와 글을 쓰면서 얻길 바라는 것은 무엇인지 가끔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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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과 글
말하기는 시간을 공유합니다. 말하는 사람과 듣는 사람 모두 상황과 맥락을 공유합니다. 이해하는 수준은 저마다 다르지만 설명하여 최대한 이해하고 공감하게 만듭니다. 말로 표현하지 않는 수단을 통해 원활한 교류가 가능합니다. 눈빛, 표정, 말투, 속도, 손짓 등을 통해 언어의 요소를 제외한 말하는 태도를 통해 서로의 정서를 교류 합니다.
글쓰기는 글을 쓴 사람과 읽는 사람의 시간이 다릅니다. 동일한 상황과 맥락을 공유하지 않으며 언어와 표현력의 의존도가 높습니다. 언어 외의 요소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언어가 제대로 전달되고 읽는 사람이 해석될 수 있는 글을 쓰는 것은 많은 노력이 필요합니다. 글은 정보를 전달하는데 가장 간결하고 유용합니다. 책을 낭독해 보신 분은 알겠지만 한 권의 책을 낭독하는 것은 엄청난 시간이 필요합니다. 같은 수준의 정보를 전달한다면 말하기보다 글로 전달하여 읽도록 하는 것이 효율적입니다.
말과 글은 모두 다른 사람과 소통을 위해 존재합니다. 사람들은 책을 읽지 않지만 생각을 글로 소통하는 것은 선호합니다. 블로그, 소셜 미디어, 온라인 커뮤니티, 이메일, 각종 영상들의 댓글, 책 등 다양한 콘텐츠를 제작하며 소통을 하려고 합니다. 사회가 복잡하고 다양해질수록 표현의 자유가 중요시되며 소통의 방법도 다양해집니다.
2021년 원고료 평균 지급 단가 기준 가이드라인
사실인지 모르겠지만 애플의 혁신에는 인문학이 녹아 있다고 합니다. 인문학을 소홀하게 생각하고 대우한 한국의 발전은 어디서 멈출지 모릅니다. 세상에는 돈보다 지켜야 할 가치관, 철학이 많고 지키기 위해 때론 목숨까지 내놓은 위대한 사상가들이 존재합니다. 글을 쓰는 사람들이 계속 쓸 수 있도록 문학 분야의 공정한 보상이 이뤄지길 희망합니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는 매년 공정한 보상 문화 정착을 위해 원고료 지급 기준을 제시합니다. 2021년 문예지발간지원사업 38개의 분야별 원고료지급현황을 토대로 작성한 가이드 라인을 살펴봤습니다.
출처 : https://www.arko.or.kr/board/view/4053?cid=1803955
분야에 대한 글을 쓰는데 들어가는 시간과 노력은 작가마다 다르겠지만 최저시급 9,620원에 비하면 보상이 터무니 없이 낮다고 생각합니다. 시, 시조, 동화, 소설에 들어가는 시간은 몇 개월에서 몇 년까지 소모되니 투입되는 시간이 더 많을 겁니다. 공정한 보상을 내세운 지급 단가가 낮은데 다른 곳은 말할 것도 없겠습니다. 비평, 평론, 에세이의 부분도 분량이 길어질 수 없는 한계가 있으며 쓰기 위해 준비 시간까지 생각해보면 정말 수지타산이 맞지 않습니다. 이것만 보더라도 글로 돈을 벌어 먹고 산다는 것은 정말 어렵겠습니다.
원고료가 낮은 이유
작가들의 주된 수입은 인세와, 작품 발표 후 얻는 원고료 등일 것입니다. 가끔 강연이라고 하실 수 있겠지만 극히 일부분이며 강연의 본질은 강연자의 학력, 경력, 인지도 등에 영향을 받습니다. 강연을 제외하고 원고료와 인세는 생활을 유지하기에는 터무니 없이 적습니다.
안 팔리는 책, 한정적으로 팔리는 장르
책이 안 팔리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팔리는 책의 장르도 한정적 입니다. 매달 책을 구매하지만 베스트셀러 상위에는 부동산, 주식 등의 제테크, 부자 되는 법과 관련된 책이 항상 상위권을 유지 했습니다. OTT 시장이 성장할 수록 대본 집도 많이 팔리지만 딱 거기까지 입니다. 일부 입 소문 난 소설들이 팔리긴 하지만 본업이 작가가 아닌 이미 유명한 사람들이 출판한 책들이 상위권 입니다. 책에 대한 대중들의 관심이 거꾸로 되었습니다. 소셜 미디어의 성공이 책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지기 때문입니다. 책이 잘 팔리려면 일단 유명해져야 합니다. 슬픈 현실입니다.
출판계의 불황
출판 사업은 해마다 규모가 축소되고 있습니다. 출판 사업을 진행하는 회사들 대부분이 영세하며 1인 출판과 자급자족하는 출판사들이 늘어나기에 최저임금과 원고료도 제대로 지급하지 못하는 상황에 이르렀습니다. 매년 출판 산업은 감소하고 독서 인구는 줄어드는데 정부에서 산업을 위해 어느 정도 지원은 필요합니다.
2021 출판산업 실태조사 보고서
글쓰기가 계속 되기 위해서는
성장하기 위해서 씁니다.
두루뭉술하게 말하는 것을 싫어합니다. 분명하게 말하고 알아듣기 쉽게 말하는 것을 선호합니다. 글쓰기에 대한 정체성은 분명해야 합니다. 글을 좋아해야 읽고 쓰는 것이 가능합니다. 넘어 설 수 없는 표현력의 작가들도 평균 지급 단가의 가이드라인을 넘지 못하고 극소수의 선택된 작가만 유명세를 떨칩니다.
지금까지 남아서 글을 써주는 모든 분들을 존경합니다. 가이드라인은 없고 정체성을 알려주지 않지만 알 것 같으며 써야 할 글과 쓰지 말아야 할 글이 명확합니다. 용기 내서 쓴다는 것은 저도 잘 압니다. 글을 쓰기 위해서 일을 하는 평일에도 4시간 이상 투자하고 주말에는 8시간 이상 읽고 쓰는 것에 투자합니다. 저는 제가 쓴 글에 만족하지 못하고 다시 읽어도 정말 못썼다고 생각합니다. 더 잘 쓰고 싶어서 이러한 글도 오랜 시간을 투자하고 있습니다.
사회의 대해 각자 다른 관점과 다양한 의견 좋죠. 하지만, 시간은 자원이며 많은 사람들이 투자해야 하는 개념입니다. 좋아서 하는 일입니다. 그들의 시간은 반드시 존중 받아야 합니다. 활동하는 사람들에게 어떠한 글을 기대하는지 제시하는 방향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최근 이곳에서 글을 쓰시는 분의 글이 너무 마음에 들어 그분의 책을 구매해 읽기 시작했습니다. 모르고 살았던 세계를 알게 해주셔서 고맙습니다.
지금, 여기는 타자에 대한 이해할 수 있어서 참 좋습니다. 오늘도 쓰기 위해서 애쓰시는 분들을 응원합니다.
참고자료
1) 2021 출판산업 실태조사 보고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