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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달빛소년 Sep 16. 2023

세대갈등이 아닌 '당신과의 갈등'

[라테는 말이여…]


윗사람이 뭘 하고 있으면, 도와드릴 거라도 없냐고 물어라도 봐야 할 거 아니냐! 어른이 시키면 하라는 대로 해! 일로 와서 앉아봐라. 나 때는 말이야.. 이게 다 너 잘되라고 하는 소리야. 꼰대 콤보다. 꼰대를 피해 도망치는 것이 좋겠지만 어딜 가도 꼰대가 있다. 그중 옛날에는 통하는 방법이지만 지금은 통하지 않는 방법을 강요하는 사람을 최악의 꼰대라고 생각한다. 


진정한 꼰대를 경험해 본 사람은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가 올 정도로 싫어할 수밖에 없다. 우리는 나이 차이에 따른 갈등을 너무 쉽게 세대 갈등이라고 표현한다. 


세대 갈등? 세대 차이는 존중할 수 있지만 세대 갈등의 문제는 따로 있다. 


보통은 나이 많은 사람이 어린 사람에게 세대 차이를 느낀다고 한다. 당신의 의사소통 방식에 문제가 있는 것이며 당신과의 갈등을 세대 차이로 표현한다면 어딜 가나 환영받지 못하는 꼰대가 될 것이다.



결혼 후 양쪽 가정 식구와의 문제, 직장 상사, 친구 등등 우린 너무 다르며 다름에 의한 갈등을 겪는다.  


며느리가 불편한 시어머니와 남처럼 대하고 싶은 며느리, 직원들이 잘 따르지 않아 불만이 많은 팀장, 팀장이 너무 꼰대 같고 사생활을 간섭한다고 귀찮아하는 직원, 친구와 갈등에서 누가 잘못한 것이죠? 하며 방구석 판사들에게 판결을 받고 싶어 하는 사람까지 다양하다. 


우리는 스스로를 좋게 평가하고 남을 깎아내리려는 기본적인 마음이 있기에 문제의 원인은 남 탓으로 돌린다. 세대갈등이라는 표현도 상대방을 이해하기 싫어서 어쩔 수 없이 극복하지 못하는 나이와 같은 조건이 있다며 HOT의 ‘캔디’를 듣던 어르신은 뉴진스의 ‘Hype Boy’는 싫다며 요즘 노래는 듣기 불편하다고 한다. 그놈의 MZ가 문제라며 MZ타령이다. 


자.. 그럼 우리가 세대차이라면서 문화를 바꾸고 시스템을 고쳐야 한다는 그 세대갈등에 대해서 이해하려 노력해 보자. 한국은 전통적으로 가족 중심의 사회 구조와 가치관을 가지고 있었다. 인터넷이 없으면 어른들의 이야기와 사진, 동영상이 인생을 살아가는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급격한 경제 발전과 도시화 그리고 기술의 발전으로 개인주의로 변화하면서 주로 갈등을 겪고 있다.


어른들에게 잘해야 한다고 교육을 받으면서 4인 이상의 대가족에서 생활한 어른과 요즘은 외동도 많은데 3인이나 4인의 가족에서 생활한 청년은 당연히 가치관이 다를 수밖에 없다. 부모와 자식 간의 강한 의무와 기대가 약해졌다. 가족을 위해 희생하는 ‘팀장’과 자신의 삶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직원’의 충돌이다. 서로의 가치관을 이해하는 일이 필요하다. 갈등의 본질은 윗사람과 아랫사람 모두 자신에게 맞춰주길 바라는 마음이 있고, 그 마음의 거리가 좀처럼 좁혀지지 않아서 문제다. 세대 갈등은 좋은 현상은 아니지만 꼭 억지로 좁혀야 하는지는 모르겠다.


개인의 자유와 선택을 중요하는 개인주의 사회는 결혼과 출산에 대한 압박이 줄었다. 결혼 연령이 높아지고, 결혼해도 아이를 낳지 않는 현상이 나타나는 이유도 개인의 취향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취향과 가치관에 대한 이해 없이는 갈등은 계속된다. 우리 모두는 시간여행자다. 각자 다르게 태어났지만 시간과 공간의 변화 속에서 세대별로 겪게 되는 다른 경험과 가치관의 차이는 쉽게 좁힐 수 없다.


스마트폰과 컴퓨터를 능숙하게 다루며, SNS 활동을 아주 활발하게 하는 대학생과 디지털 기기에 익숙하지 않은 그의 할머니는 다르다. 디지털과 아날로그, 두 세대의 차이를 좁히기 위해서는 서로 강요하지 않고 문제의 원인을 스스로에게 찾자. 옛날 자기가 좋아하던 노래를 LP판으로 소장하는 할아버지도, 온라인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를 이용하는 손자도 음악을 좋아하는 공통의 취미가 있다. 


P.S. 우리도 누군가의 꼰대였다. 나의 기대를 다른 사람에게 강요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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