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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달빛소년 Nov 11. 2023

나만 좋으면 되는 사회

나도 좀 좋자?

[뻔뻔함이 미덕이 되는 사회]


상상해 보라. 화창한 날씨에 마음이 가벼워 산책을 나선 당신은, 도시의 시끄러움을 벗어나 평화로운 공원으로 향한다. 새들이 지저귀는 소리, 나뭇잎 사이로 비치는 햇살, 싱그러운 풀내음이 당신을 맞이한다. 이 공원은 당신에게 평온함을 주는 특별한 장소다.

하지만 이날은 무언가 다르다. 일상의 스트레스를 해소하기 위해 방문한 공원에서 당신은 불쾌한 냄새를 맡는다. 곧이어 그 냄새의 원인을 발견한다. 공원 한쪽에서 몇몇 사람들이 음식을 만들어 술과 함께 먹고 있는 것이다. 이 공원은 분명 취사가 금지된 곳인데, 그들은 숯불을 피워 고기를 구워 먹고 있다. 연기가 피어오르고, 기름진 고기 냄새가 공원 전체로 퍼진다.


혼란스럽고 화가 난다. 공원은 모두가 즐기기 위한 공간이며, 공원에서 금지하는 규칙은 모두에게 적용되어야 한다. 이 사람들은 본인의 즐거움을 위해 공원의 규칙을 무시하고 있다. 이러한 행동은 다른 이용자들에게 불편함을 주고, 평화로운 공원의 분위기를 해친다. 주말이라 단속 공무원도 없다. 무분별한 취사와 그로 인한 불쾌한 냄새와 연기에 시달리고 기분만 더 나빠진다. 무책임한 행동이 공공장소의 규칙과 타인에 대한 배려를 어떻게 해칠 수 있는지 고민하며 실망감을 느낀다.  


“나만 좋으면 돼”라는 개인주의적인 태도를 취하는 이유는 정말 다양하지만 기본적으로 사회, 문화, 경제, 기술적인 요인에 따라 사회화가 덜 된 사람이고 주위에 모든 사람이 포기해서 그냥 그대로 늙어버렸기에 정상적인 행동을 못하는 것이다. 처벌이 약하다고 걸리면 벌금을 내고 말지 하는 생각은 인간으로 도덕성을 상실한 생각이다.


개념 자체가 없어서 잘못인 줄 모르고 피해를 주고 항상 자신의 입장만 중요하다. 잘못된 행동을 다른 사람이 고치라고 말해도 고치지 않는다면 그때부터 사람들은 잘못된 행동을 하는 사람을 포기한다. 사람들이 밥 먹으면서 쩝쩝 거리는 소리를 내는 사람과 밥을 먹기 싫어하는 것처럼 말이다.


여행을 가거나 산책을 가면 갔다가 해변이나 공원, 주차장에 불법 텐트를 치고 쓰레기를 아무 데나 버리는 사람이 그렇게 많다. 최근 제주도 전망대 팔각정에도 텐트 치고 술을 마시면서 큰 소리로 시끄럽게 떠든다고 민원이 많다. 바닷가 해변에는 아무렇게나 피운 장작의 불씨가 바람에 날아다녀 위험해도 신경 쓰지 않는다. 취사가 금지된 장소에서 삼겹살을 먹는 것이 그들에게는 더 중요하다.


주위에 산책을 하는 사람과 관광객이 찾아와도 신경 쓰지 않고 자신의 세상에 빠져서 텐트에서 생활한다. 밖에서 보는 사람은 정말 추하고 미개한 원숭이처럼 보이지만 그들에게는 낭만이다. 불법이라고 해도 단속하는 공무원이 밤에는 없으니 몰래 야영하고 빠져나갈 수 있다. 출입이 금지된 계곡에서 새벽부터 삼겹살을 구워 먹는 사람도 있다. 잘못된 행동을 하면 부끄러워해야 하지만 대놓고 SNS에 올려서 자랑하기도 한다. 모두 나만 좋으면 되는 것 아니냐는 마음으로 나쁜 행동을 하지만 정말 이기적인 행동이다. 


사람들이 가족과 지역사회, 집단에 대한 의존할 때 개인의 자유와 선택은 중요하지 않고 행동에 대한 제한이 있었다. 그런데 공동체 의식이 약해지고 자유와 선택이 더욱 중요하게 되면서 개인의 이익과 만족이 우선시되고 있다. 자유를 누리려거든 타인의 자유를 침해하지 않는 사람이 되어야 하는데 자유는 누리고 책임은 버린다. 


원래 시장 경제와 자본주의는 개인의 성공과 경쟁을 강조한다. 여기에 ‘에코 챔버’ 효과가 더해져 개인의 관점과 이익만을 중시하는 태도를 강화할 수 있다. 에코 챔버는 뉴스, 소셜미디어, 커뮤니티를 이용하는 이용자가 같은 입장을 갖는 사람들의 정보와 생각만 받아들이고 되풀이하여 수용하는 현상을 말한다. 


쉽게 말해 산악회에서 도로나 휴게소에서 술 마셔서 좋았다고 하니 그 동호회 사람들은 그게 당연한 줄 알고 행동하는 것이다. 캠핑족들이 자신만 아는 지역인데 공개하겠다고 사진을 올리는 것도 불법인데 닫힌 온라인 카페나 동호회에서 그래도 되는 줄 알고 계속 행동한다. 그걸 낭만이라고 표현하는 미친 사람도 있다. 나만 좋으면 되는 사회를 억제하기 위해서는 법적 조치와 처벌을 강화하면 자연스럽게 억제하겠지만, 사람들의 태도나 가치관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키는 데는 한계가 있다. 한국 사람은 법과 처벌에 대해 지나치게 반발하고 억울해하며 쉽게 반발이나 불만을 키운다. 


P.S. 다른 사람이 무단횡단을 하면 범죄자, 길가에 쓰레기를 버리면 미개한 것이다. 하지만 내가 무단횡단하면 차가 안 오면 그럴 수도 있는 것이고 내가 버린 쓰레기는 환경미화원이 증가하여 일자리 창출이다. 이런 이중잣대가 사회를 망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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