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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달빛소년 Jan 21. 2024

결혼했다면 상대방의 OOOO은 열지 마세요!

[판도라의 상자]


결혼은 두 사람이 서로의 삶을 하나가 되어 길을 떠나는 과정이다. 사랑의 약속이 믿음의 서약으로 발전해서 두 영혼이 손잡고 서로를 향해 나아가는 여행이다. 결혼은 단순한 법적인 계약이 아닌 서로의 깊은 이해와 무한한 신뢰를 바탕으로 영원한 동반자의 관계다. 기쁨과 슬픔을 함께 나누고, 삶의 모든 순간을 서로와 함께 공유하여 삶을 더 풍요롭게 만들고 사랑의 힘으로 어려움을 함께 극복해 나가는 과정이다. 이 과정에서 열지 말아야 하는 것이 있다.



요즘 이혼 사유의 1위가 성격차이이고 2위가 상대방의 불륜이다. 모두 신뢰를 잃어버리는 행동이다. 신뢰가 깨지면 결혼 생활을 유지할 수 없다. 무엇보다 신뢰할 수 있는 사람과 결혼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 신뢰를 지키기 위해서 결혼 생활은 많은 노력을 해야 한다. 내가 선택한 사람은 믿어주고 사랑하며 책임져야 한다. 안 그래도 서로를 이해하기 힘든 세상에 믿어주는 사람 하나 있으면 든든하다. 


신뢰는 쌓기는 어려운데 무너지는 것은 참 쉽다. 요즘처럼 개인들이 생각을 자유롭게 표현하는 시대에 과거의 발언이 지금 드러나서 곤란에 빠지는 경우도 참 흔하다. 예전에 했던 말과 다르게 말하는 것, 겉과 속이 다르다면 그 사람을 신뢰하기 힘들 것이다. 첫째도 믿음, 둘째도 믿음, 셋째도 믿음이다. 셋째까지 낳으려면 믿음이 커야지.


그 믿음이 깨지지 않기 위해서는 선을 잘 지켜야 한다. 내가 절대 하지 않는 행동은 아내의 스마트폰을 마음대로 열어서 카카오톡이나 SNS를 보는 것이다. 그 판도라의 상자는 바로 스마트폰이다. 어디 가서 분명 내 이야기를 하겠지만 그건 뭐 어쩔 수 없지 않나 싶다. 솔직히 사람이니 궁금하지. 어떻게 이야기하는지. 근데, 결혼해도 서로에게 이야기하지 않고 언니, 동생이나 친구에게만 말하고 싶은 것이 있다. 한국인들은 내향적인 성격이 많고 상대방이 싫어하는 말은 앞에서 하지 않고 뒤에서 한다. 앞에서 이야기하면 예의가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감정을 잘 표현하지 않으니 불만이 쌓이게 되고 친한 사람에게 남편이나 아내의 나쁜 이야기를 하게 된다. 


가부장적인 한국에서 결혼하면 서로를 소유한다는 개념을 강조하니까 서로의 개인적인 공간과 프라이버시를 존중하지 않는 경우도 있는데 말하지 않으면 더 묻지 않는 편이 좋다. 스마트폰은 개인적인 정보와 대화가 담겨있어서 존중이 필요하다. 스마트폰을 몰래 보는 행위는 근본적으로 신뢰가 떨어지는 것을 나타낸다. 


재미 삼아 주위에 지인들에게 배우자의 스마트폰을 본다고 물으면 의견이 나뉜다. 본다고 하는 사람은 결혼하면 모든 걸 공유해야 한다는 생각이 있고 떳떳하면 보여줘야 된다는 주장을 한다. 아내 또는 남편이 동의해서 보라고 한다면 괜찮겠지만 스마트폰을 보고 싶은 마음에는 여러 가지 복합적인 감정이 숨어있다. 평소에 신뢰, 의사소통, 자율성이 부족하다는 신호다.


우리가 주로 배우자의 스마트폰을 보고 싶은 상황은 먼저 배우자의 불륜이 의심되거나 술에 잔뜩 취해서 집에 들어오는 경우 누구랑 술을 마시는지 궁금할 때가 있다. 궁금해도 결혼 생활을 이어가고 싶다면 신경을 끄는 것이 좋다. 실제로 남편이나 아내나 결혼 전 엄청 오래된 친구나 형제자매에게는 어느 정도 배우자에 대해서 부정적인 이야기를 한다. 그 걸 눈으로 직접 확인하고 신뢰가 깨지고 싶다면 말리지는 않겠다. 관계는 의외로 사소한 것에서 금이 간다. 


그렇게 가까웠던 사이는 아니지만 회사와 관련되어 만나지 않을 수 없었는데 그 사람은 만나면 꼭 아내가 똑똑하여 직업도 좋고 돈도 많이 벌며 살림도 잘하고 결혼해도 취미 생활을 할 수 있도록 배려해 준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는 사람이 있었다. 그런데 꼭 술을 같이 마시면 야한 이야기를 하면서 아내의 외모가 너무 호감이 가지 않아서 성욕이 생기지 않는다고 이야기를 한다. 별로 친하지 않았던 사이라 사모님이 참 좋은 분이라고 웃어넘겼지만 절친한 친구에게도 카톡으로 아내 흉을 많이 봤던 것인지 어느 날 걸려서 경제권을 모조리 빼앗기고 손이 발이 되도록 빌고 또 빌어서 간신히 결혼 생활을 유지했다. 


남편과 아내 서로 결혼 전에는 스킨십을 많이 하다가 결혼 후에 하지 않는 경우는 대부분 상대를 보고도 성적인 욕구가 느껴지지 않아서다. 배우자의 몸매나 외모에 대한 부분은 정말 친구나 가족에게 흠을 찾아내서 말하지 않는 편이 백 번 좋은 행동이지만 부부싸움을 하는 경우 서운한 마음에 험담을 하는 경우가 있다. 스마트폰은 자신만의 공간이기에 들키지 않으면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외모에 대해서 싫다거나 남성성, 여성성이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 뚱뚱하다 등의 평가를 하면서 부부관계를 하지 않는 이유를 말하는 것은 최악의 행동이다. 이거는 걸리면 바로 상대는 큰 좌절을 느끼니 애초에 할 거면 칭찬을 엄청나게 해 놓자. 외모가 카리나 급으로 예쁘다고 하거나 내조를 잘하는 현명한 아내 또는 남편이라고 스스로를 믿게 만들자.    


이게 은근히 안 되는 사람이 있어요. 연애할 때는 몰랐던 습관들이 결혼할 때 나타나니 함께 지내는 공간에서 지켜줘야 할 습관들을 단순히 재미있다고 대화 소재로 꺼내는 것이다. 은근히 네이버, 다음 카페 또는 온라인 커뮤니티에 ‘제가 비정상인가요!?’ 이렇게 글이 올라오는 경우가 있다. 답답한 마음에 사람들에게 판단을 맡기려는 생각은 이해한다. 익명성이기 때문에 그다지 그것은 나쁘지도 않다. 재미있는 판례를 찾았다. 남편이나 아내의 외모를 비하하고 부부관계를 타인에게 이야기하다가 결혼 생활이 끝났다면 이혼 사유가 된다는 점이다. 이혼은 결혼 생활의 끝난 책임이 누구에게 있냐는 점인데 배우자로부터 심히 부당한 대우를 받았을 때, 혼인을 계속하기 어려운 중대한 사유가 있을 때도 해당된다. 참 재미있는 세상이다.


배우자의 휴대전화를 몰래 살펴보는 것은 형사처벌의 대상이 될 수 있다. 타인의 정보를 훼손하거나 비밀을 침해, 도용, 누설해서는 안 된다고 하며 위반할 경우에 5년 이하의 징역 5천만 원 이하의 벌금이다. 결혼 생활에서 답답한 부분은 분명 있다. 대화를 통해서 서로 해결하려는 노력이 좋다고 생각하지만 도저히 좁혀지지 않는 부분은 자신만의 대나무 숲을 만들어서 아무도 모르게 해소하는 것이 또 건강한 결혼 생활이 아닐까 생각한다. 배우자가 바람을 피운다는 확실한 심증이 있고, 이혼소송에서 유리함과 형사처벌 사이에서 고민해서 판도라의 상자를 열어야 할 것이다.


허락 없이 스마트폰을 보는 행동은 분명 나쁜 행동이지만 배우자가 불륜을 하는 것은 더 큰 나쁜 행동이다. 배우자가 바람을 피우는 증거가 가장 많은 곳이 스마트폰이라서 누구든 볼까 말까 볼까 말까 딜레마에 빠질 수 있다. 지금 결혼 생활이 만족스럽고 행복하다면 가급적 판도라의 상자는 열지 않는 걸 추천한다.


P.S. 안 걸리면 그만이야!? 그건 비상금도 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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