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달빛소년 Feb 08. 2024

나이가 들면서 삶이 단조로워지는 이유

“평소에 일에 치이고 집에서 조금 쉬고 다시 출근하고 요즘에는 인생이 너무 단조로워요” 


최근 아는 사람이 제게 말했습니다. 바쁘게 일하고 현생에서 부캐를 돌리기도 바쁜 저는 무슨 지금 한가한 소리를 하는 것인가!? 하는 잠깐의 생각을 했죠. 제가 단조로움을 느끼지 않아도 많은 사람들이 단조로움에 빠질 수 있겠구나 싶었습니다. 단조롭다는 의미는 단순하고 변화가 없어 지루한 느낌이 있다는 표현입니다. 매일 반복되는 삶은 조금 지루한 느낌일지도 모릅니다. 



“저는 단조롭지만 지루함을 벗어나려고 여러 가지 활동을 하고 있어요. 관성을 벗어나기 위한 노력이죠”


저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여러 가지 활동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말하지는 않았습니다. 최근 열심히 글을 쓰던 곳이 문을 닫게 되어서 무엇을 할까 고민했습니다. 하고 싶은 일이 너무 많았습니다. 3월부터는 새롭게 블로그를 하려고 계획 중이죠. 그중에 부탁을 받아서 영화 세편을 몰아보고 평론을 했습니다. 


평점 4.99점에 정말 재미없고 보기 싫은 영화였지만 작은 돈이지만 돈을 받고 나쁜 소리를 하는 건 예의가 아니라고 생각해서 개연성을 생각하지 말아라 잔인하지만 쇼츠 시대에 최적화되었다, 팝콘을 먹으면서 보기 좋다고 했습니다. 아무리 망한 영화라도 배우는 최선을 다해 연기를 합니다. 그러한 배우들의 연기를 글로 최대한 자세하게 묘사를 해야죠. 신인 배우의 액션 연기도 매우 뛰어나서 놀랐습니다.  


생각보다 나쁘지는 않았어요. 재미없는 영화 좋게 평론하기 장르를 개척하고 싶은 마음도 들었습니다. 삶이 단조로운 사람에게 글을 읽고 쓰는 효능, 효과를 설명하고 싶었지만 지인이 하품을 할지도 모르니 추천하지 않았습니다. 글쓰기는 참 매니악한 취미며 요즘 서점에 가면 비슷비슷한 성공학입니다. 읽히는 글도 별로 없다고 생각합니다. 비비디 바비디 부의 아류작들이죠. 새로운 시도조차 하지 않는 그런 자기 계발서에 비하면 새로운 시도의 망한 영화가 더 훌륭합니다.


나이가 들면서 왜 우리의 삶은 단조로워질까요? 여기에는 두 가지 감정이 공존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안정적이고 싶은 마음과 변화를 추구하는 마음 그 두 가지입니다. 이 과정에서는 일상적인 루틴이 개발됩니다. 자발적이든 자발적이지 않든 만들어지죠. 안정적인 삶을 추구하는 입장에서는 아침 6시에 일어나서 출근 준비를 하고 아침 9시부터 저녁 6시까지 회사에서 일을 합니다. 집에 와서는 간단히 저녁을 먹고 스마트폰을 좀 보다가 잠이 드는 일상이죠. 주중에 약속이 생긴다면 그것도 쉽지 않습니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이러한 루틴은 변화와 새로움의 부족으로 다가옵니다. 삶이 단조로워지는 것처럼 느껴질 수 있습니다. 취미를 시작할까? 하는 마음에 변화를 추구하지만 하루에 많은 시간을 갑자기 투자할 수 없습니다. 나이가 들면 회사, 가족, 경제적 책임 등 삶의 여러 영역에서 책임감이 증가합니다. 책임감이라는 족쇄는 곧 새로운 경험을 하거나 취미 생활에 시간을 쓰는데 제약을 줍니다. 


요즘은 취미 활동에도 꽤 많은 비용이 듭니다. 최근에 배운 용어인데 취미생활을 위해서 적극적으로 소비하는 사람을 ‘하비슈머’라고 합니다. 20대에서 40대까지의 취미생활이나 자기 관리를 위한 비용을 투자하는 사람을 의미하죠. 코로나가 끝난 지금 제일 많이 늘어난 건 여행 상품입니다. 그다음으로는 책이나 학원, 교육에 쓰고 운동과 관련된 비용도 많이 씁니다. 취미에도 투자와 경험을 중요하게 생각해서 비싸죠. 


그래요. 요즘 취미는 돈이 정말 많이 듭니다. 바디프로필도 찍으려면 의상, 태닝, 왁싱, 스튜디오, 헬스장에서 PT 등 다하면 200만 원에서 300만 원이 넘는 비용이 사용됩니다. SNS가 문제라고 할 수 있고, 보여주기 식 삶의 문제라고 생각하죠. 그래도 돈이 많이 드는 취미에도 저는 그 본질이 무엇일까 생각합니다. 변화를 보여주고 싶은 강한 열망이 있다고 봅니다. 단조로움에서 벗어나고 싶은 그런 마음이죠.


단조로움의 이유에는 친구나 가족과의 관계의 변화가 이유가 될 수 있습니다. 나이가 들면서 느낀 점은 비슷한 환경의 친구를 만났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가끔 만나도 서로 잘되길 바라는 그런 관계있잖아요. 친구를 가려 사귈 이유는 없지만 자신과 시너지가 있는 사람만 곁에 있으면  가족이 참 좋았던 사람도 시간이 지나면서 가족이 편하지 않을 수 있어요. 저도 독립을 빨리했고 가족을 만들었습니다. 이제는 명절에 집에 가서 하루 자고 오는 것도 정말 편하지 않아요. 그곳은 이미 내 집이 아닙니다. 일 년에 가끔 만나는 게 좋지 오랜 시간을 보내고 싶지는 않습니다. 자녀가 성장해서 독립하거나 친구들과의 관계가 멀어지는 등의 변화로 인해 사회적 상호작용이 줄어들 수 있습니다. 


탕후루의 몰락을 보면서 기술도 빠르게 발전하고 유행도 빠르게 변화하는데 새로운 기술을 배우고 적응하는데 어려움을 겪는 사람은 보통 단조로움을 많이 느끼는 것 같았습니다. 유행이나 트렌드를 어느 정도 따르는 것도 좋겠습니다. 변화를 받아들이는데 두려움이나 저항이 커진다면 생활 반경이 줄어들죠. 식당이나 마트, 편의점도 무인 운영하는 상황에서 기계를 사용하지 못하면 방문하기 꺼려지죠. 안정적이고 익숙한 환경은 편안함을 주지만 때로는 새로운 경험을 시도하는 걸 망설이게 만들 수 있습니다. 단조로움의 원인이죠.


목적의식 없이 흘러가는 대로 살다 보면 눈을 뜨고 갑자기 내가 어디쯤 떠내려갔는지 궁금하기도 합니다. 자신이 무엇을 하고자 하는지, 왜 그 일을 하는지에 대한 명확한 인식이나 동기가 필요합니다. 쉽게 말해서 행동이나 결정이 어떤 목표를 향해 있음을 알고, 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 의식적으로 노력하는 마음가짐을 의미합니다. 학생이 좋은 성적을 얻기 위해 공부한다는 목적의식을 가질 수 있고, 직장인이라면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하여 회사에 기여하고 승진하기 위해서 노력한다는 목적의식을 가질 수 있겠죠. 


취업준비생이라면 원하는 회사에 가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합니다. 목적의식이 분명할 때, 사람들은 자신의 행동을 더 집중하고 도전과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목표를 향해 나아갈 수 있는 동기부여를 받게 됩니다. 이 짧은 글도 무려 4시간이 넘는 과정을 거쳐서 쓰였습니다. 글을 더 잘 쓰고 싶은 저의 목적의식이라고 할까요?   


P.S. 뭐라도 하면 단조로움에 금이 가기 시작합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결혼했다면 상대방의 OOOO은 열지 마세요!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