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달빛소년 Feb 14. 2024

어른이, 여러분 이제 잘 시간이에요.

“어른 여러분 이제 잠자리에 들 시간입니다. 내일 출근해야 합니다 - 일요일“


<온라인 커뮤니티 갈무리>

밤이 깊어가고, 세상이 조용해지면, 우리는 하루 중 가장 신비로운 여행을 떠납니다. 그건 바로 ‘잠’이라는 이름의 여행입니다. 이 여행은 특별히 티켓을 끊지 않아도, 초대장이 없어도, 매일 밤 우리를 다른 세계로 안내합니다. 단순히 잠은 휴식을 넘어 몸과 마음이 재충전되는 시간입니다. 잠에 대해서 쓰려다 잠들어서 다음 날 쓰는 글입니다. 졸려서 잤습니다. 이렇게 하루씩 연재가 밀립니다. 쿨쿨


설날 연휴가 끝났어요. 우리는 금요일과 월요일 앞뒤로 이틀 쉬었습니다. 그리고, 이틀의 적응기를 보내고 있습니다. 휴일이 끝나고 평일이 시작되는 어제와 오늘은 왜 이렇게 졸리고 피곤한지 모르겠습니다. 일찍 일어난 이유도 있지만 잠을 자는 시간이 부족합니다. 할 일이 너무 많습니다. 하품을 합니다. 그리고 뭘 했는지 생각합니다.


이번 설날을 평가합니다. 역시 결혼한 사람들의 명절은 언제나 피곤해요. 자주 만나지 않는 어른들의 잔소리, 용돈과 선물 등의 많은 지출, 만나고 싶지 않은 불편한 처가와 시댁 식구들, 친척들과의 비교 이러한 것들은 너무 피곤합니다. 매년 찾아오는 명절이지만 매년 반복되는 지겨운 패턴이죠. 바쁘게 살아가는 사람에게 꼭 다 챙길 필요는 없다고 말해주고 싶네요. 정말 지나고 보면 사소한 일입니다. 


실제로 개인화된 사회에서 설날과 추석 같은 명절은 사람들이 많이 불편해합니다. 아무 데도 가지 않고 집에만 있던 사람들이 행운이죠. 내 공간이 아닌 곳에서 마음대로 행동할 수 없어요. 왔다 갔다 하는 사람들은 돈은 많이 쓰지만 편안하지 않습니다. 분명 내 달력에는 빨간 날이라고 되어있는데 내 몸하나 누워 쉴 수 없습니다. 어른이 왔는데 낮잠을 자고 인사하지 않는 조카에게 속상한 삼촌, 딸과 며느리를 차별하는 어른 등 좋은 날에 나이로 대접받고 싶은 꼰대와 오지랖이 인간관계의 갈등을 불러온다고 다시 한번 느낍니다. 이래 놓고 요즘 애들은 싹수가 없다고 합니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취업을 포함한 연애, 결혼, 출산 그리고 돈 이야기는 상대방이 먼저 말을 꺼내도 이야기를 하지 않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한국 사회에는 다른 사람 인생에 끼어들어 가르쳐주고 싶어 하는 사람과 자랑하고 싶은 사람, 끊임없이 다른 사람과 비교하는 사람이 매우 많기 때문입니다. 지나친 경쟁이죠. 우리가 잠에 들지 못하는 이유입니다. 


이렇게 피로한 사회에서 왜 잠은 경쟁적으로 들지 않는지 때로는 궁금합니다. 의미 없이 스마트폰을 보는 시간에 조금 더 자는 것이 현명한데 말이죠. 사람의 생체 리듬은 대체로 해가 뜨는 아침과 해가지는 저녁에 맞춰져 있습니다. 내일을 위해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라는 말도 틀린 말은 아닙니다. 과거에는 9시 뉴스 전 어린이들에게 잠을 권했고, 10시에 청소년에게 따뜻한 가정으로 돌아가라고 방송했습니다. 청소년과 어린이에게 바람직한(?) 방송이었죠.


공부를 그다지 열심히 하지 않았지만 ‘지금 잠을 자면 꿈을 꾸지만 잠을 이기면 꿈을 이룬다’고 선생님들이 공부를 권했습니다. 좋은 학교에 들어가는 것이 할 수 있는 가장 큰 효도였습니다. 어른들도 주 5일 근무 제도가 아닌 주 6일 근무에 야근에 시달렸죠. 그런 환경에서 일요일엔 항상 잠을 자야 했습니다. 모두가 잠을 안 자고 공부를 해서 똑똑한 인재가 되었고, 잠을 안 자고 일을 해서 일까요? 한국은 이제 선진국이 되었습니다. 이제는 좀 숨을 돌릴 때도 되었는데 아직도 많은 사람이 잠들지 못합니다. 대치동에  한 달 400만 원 하는 의대 준비반도 그렇고 수도권의 동네 학원가에도 밤 10시에 불이 꺼지지 않습니다. 


의대 정원을 2,000명으로 늘린다고 다들 공부 열풍입니다. 이제 막 회사에 취업한 사회초년생도, 재수생도, 대학교를 다니는 재학생도 혹시나 의대에 갈 수 있을지 다시 펜을 잡습니다. 새벽 2시까지 학교와 학원의 숙제를 하고 간신히 5시간 잡니다. 공부 열심히 해서 좋은 대학교에 들어가려는 치열한 입시 지옥에 잠이 들지 못합니다. 성인들도 SNS와 메신저, 짧은 숏폼에 빠져 찾아온 잠을 쫓아냅니다. 제 기준에서 24시간 불이 꺼지지 않는 세계에서 제일 재미있는 나라 한국에서 도시는 불이 꺼지지 않습니다. 심각한 이야기는 잠시 미뤄두고 다시 잠, 그 신비로운 여행으로 돌아가겠습니다. 


멜라토닌 호르몬도 밤에 분비되어 자연스럽게 잠이 들게 합니다. 잠이 보약이라는 말은 틀린 말이 아닙니다. 잠을 자는 동안, 뇌는 꿈이라는 영화를 상영하죠. 꿈은 때로는 환상적이고, 때로는 현실적이며, 가끔은 해석하기 어려운 메시지도 담겨있습니다. 과학자들도 아직 꿈이 왜 필요한지, 꿈의 기능이 무엇인지 완전히 이해하지 못했지만 꿈은 우리의 정서적 안정과 창의력에 중요한 기능을 한다는 점입니다. 동물들도 REM 수면 동안은 꿈을 꿉니다. 


개는 잠을 자면서 발을 움직이거나 짖는 경우가 있는데, 아마 이것은 꿈속에서 뛰어노는 모습을 반영하는 것일 수 있습니다. 동물들도 자신만의 꿈의 세계를 가지고 있어요. 가장 긴 시간 동안 깨어 있던 기록은 약 11일이고 가장 길게 잠을 잔 기록은 14일입니다. 잠을 자는 동안에도 우리 몸은 칼로리를 소모합니다. 호흡, 세포 재생, 뇌 활동 등으로 인한 에너지 소모 때문입니다. 아침에 체중계 위에서 몸무게를 측정할 때, 깊게 잠을 잔 나를 생각하고 감사해 보세요.  


잠과 창의력의 관계는 놀랍지만 영향이 큽니다. 많은 예술가와 과학자들이 꿈에서 영감을 받아 위대한 작품과 발명을 합니다. 잠은 우리의 무의식이 자유롭게 탐험할 수 있는 시간과 공간을 제공하며 어쩌면 다중 우주에 접속할 수 있겠죠. 때로는 깨어 있을 때 해결할 수 없었던 문제의 답을 찾는데 도움을 줍니다. 이상 꿈같은 글이었습니다. 오늘 밤, 잠자리에 들 때에는 이 신비로운 여행을 무료로 즐기세요. 자! 이제 모험을 떠나 봅시다.


P.S. 밤 10시부터 새벽 2시에 깊은 잠에 빠져있다면 건강에 더욱 좋습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나이가 들면서 삶이 단조로워지는 이유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