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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달빛소년 Apr 25. 2024

가족이란 이름의 질병

가족이란 존재는 정말 멀리서 보면 희극, 가까이서 보면 비극 아닐까요!?


톨스토이의 <안나 카레리나>의 첫 문장에 ‘행복한 가정은 모두 엇비슷하고 불행한 가정은 제각기 다르다’고 했습니다. 


행복한 가정은 몇 가지 공통된 특성이 있습니다. 가족끼리 사랑과 존중이 잘 유지되고, 의사소통이 원활하며 갈등이 발생하더라도 갈등 해결 능력이 뛰어납니다. 이런 분위기에서 안정감을 느낀 가족은 행복합니다. 가족 구성원의 의견과 감정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목표와 꿈을 응원하고 지지하고 어려울때 서로 도움을 줍니다.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을 즐기며 같이 공원을 가는 작은 순간부터 휴가를 보내는 시간까지 가족들이 함께하는 시간은 서로에 대한 사랑이 넘칩니다. 제일 중요한 것은 소통이 잘 되는 것이죠. 

반대로 불행한 가정은 각각 다릅니다. 각기 다양한 원인과 상황 때문에 문제가 생깁니다. 경제적인 문제, 건강 문제, 가족끼리 의사소통의 실패, 정서적 불안, 가정 폭력 등 정말 많은 문제가 있죠. 무엇보다 가족은 감정적으로 깊게 연결되어 있어서 상처받기 쉽습니다. 의사소통이 충분하지 않고 대화를 하더라도 비난, 비판, 무시 같은 부정적인 방식으로 진행됩니다. 이러한 의사소통 방식이 오해와 감정의 상처를 증가시킵니다. 감정적으로 연결되지 않아 서로 신뢰하지 못합니다. 안타까운 일이죠. 불우한 가정에 태어나 불우한 일들만 겪었다는 안타까운 사연이 전해질때마다 마음이 아픕니다. 


인간관계에서 오는 상처와 태도는 대부분 가족으로부터 만들어졌습니다. 건물을 지을때 철근이 필요하듯 가족이 개인의 감정과 행동의 기초가 됩니다. 개인의 정서발달에 가장 중요한 영향력을 갖죠. 가족들의 말과 행동은 그대로 자녀에게 갑니다. 자신감과 다른 사람과 관계의 기본적인 태도도 가족들의 행동을 보고 따라갑니다. 가족 간의 문제가 있다면 다른 사람과의 관계도 문제가 있죠. 개인화가 진행되면서 가족에 대한 의미가 희미해지고 있지만 아직도 가족 간의 상처로 괴로워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사회생활을 하면서 사람에 대한 불안감이나 공황 등의 어려움이 있다면 가족관계에 대해서 돌아볼 필요가 있습니다. 


성인이 되면 가족가 독립하여 생활하는 것이 힘들겠지만 바람직하다고 생각합니다. 불행한 가족은 독립을 하지 않으면 불행을 공유하게 됩니다. 서른이 넘고 마흔이 다된 미혼 남성과 여성 중 10년 이상 회사에서 일했지만, 가족의 빚을 갚고 생활비를 대느라 모은 돈이 하나도 없는 경우도 있습니다. 자신의 미래를 포기하는 일이죠. 어머니와 아버지가 아파서 가장노릇을 하는 것은 효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동양의 문화에서 효녀, 효자가 될 수 있겠지만 본인의 삶은 없습니다. 도저히 도와줄 수 없는 상황이라면 가족을 도와주는 것도 좋지만 성인이 되면 본인의 삶을 위해서 분리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한국에서 비교문화는 가족이라도 피해갈 수 없습니다. 자녀가 둘 이상인 가족은 엄마나 아빠가 차별하기도 합니다. 학업이나 직업에서 최고가 되기를 바라고 스트레스를 줍니다. 자녀들이 부모의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할 경우, 자존감이 떨어지고 갈등이 발생합니다. 열 손가락 깨물어서 안 아픈 손가락이 있냐고 자녀에게 공평하게 했다고 하지만 막상 자녀 입장에서 들어보면 차별 대우에 마음이 상합니다. 아직도 남자와 여자가 다르고 장남과 장녀의 역할이 다르다고 차별합니다. 자식을 차별하는 걸 인정하는 부모는 없죠. 오히려 잘하는 자식을 잘해주는 것이 당연하다고 합니다. 


많은 성인들에게 지금 하고 있는 일이 원래 하고 싶었던 일이냐고 묻는다면 대부분은 아니라고 답을 할 것입니다. 자녀들은 자신이 바라는 대로 결정하고 싶어도 가족들이 굉장히 간섭을 많이하기 때문에 혼란스러워합니다. 어느 대학교에 어느 전공을 가는지 어느 회사에 가는지까지도 정해주고 결혼을 반대하기도 합니다. 그거 다 나중에 후회합니다. 부모의 말을 거스르지 못하는 사람은 뭐든 자기가 결정하지 못하고 다른 사람에게 의존하는 성격이 될 수 있습니다. 


가족에게 받은 상처를 치유 할 수 있을까요? 치유는 가능하지만 상처를 준 가족에게 독립하기 전에는 치유하기는 어렵습니다. 자기 부정에 빠지게 되죠. 결핍된 상처를 아니라고 부정하고 부모님이 얼마나 힘들었으면 그랬겠어하면서 이해하고 넘어가면 나중에 가족을 만들고나서도 자녀에게 똑같은 행동을 합니다. 상처받은 자녀는 엄마,아빠, 형제자매에게 사과를 받으면 해결되고 치유될 것으로 생각하며 부모에게 사과를 요구하다 더 싸웁니다. 애초에 좋은 가족이었으면 상처를 받지 않았다는 점을 생각해야 하고 사람은 쉽게 바뀌지 않습니다. 


가장 좋은 방법은 독립하는 방법이고 독립이 어렵다면 마음으로라도 거리를 두세요. 지나고 나니 서운하고 차별받았고 결핍이 생겼다는 걸 인정하세요. 그냥 그 부분도 나의 일부입니다. 저의 경우에는 주변에 좋은 사람들을 보고 가족에게 받은 상처를 치유했습니다. 친구나 동료 그리고 지인을 통해서 그래도 이정도면 잘 자랐고 열심히 살고 있구나하고 느끼는 것이죠.


그러면 내가 받은 상처는 점점 작아지고, 과거를 내 가족들에게 물려주지 않기 위해 노력하게 됩니다. 바람직한 가족은 그냥 적당한 거리를 두고 일 년에 몇 번 만나서 밥 먹는 정도로 지내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독립하고 만나는 가족들은 낯설죠. 별로 할 이야기도 없습니다. 가족이 질병이 아닌 행복이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이 글을 씁니다.


P.S 당신은 이미 가족이란 이름의 질병을 이겨내고 잘 자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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