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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달빛소년 May 01. 2024

근로자의 날은 왜 쉬나?

[근로자에게 선물 같은 날]


근로자의 날 잘 쉬고 계십니까? 아내가 일을 하기에 어쩔 수 없이 독박육아 중이지만 아이들과 시간을 보내는 것은 행복한 일이죠. 요즘 일과 삶의 균형을 찾아가는 근로자가 많아지고 있습니다. 이런 현상은 사회적으로 아주 바람직합니다. 


요즘 온라인 커뮤니티를 보면 회사의 팀장이나 조직장 그리고 경영진이 된 것처럼 회사를 위해 열심히 노력해야 한다면서 개인의 희생을 당연하게 생각합니다. 일과 삶의 균형은 잘못되었다고 화까지 내면서 주장합니다. 진정하세요. 나 없으면 회사가 안 돌아가는 일은 거의 없습니다. 회사는 회사의 이익을 생각하면 되고 근로자는 근로자만 생각하면 됩니다. 



5월 1일 노동자의 날은 한국을 포함한 많은 나라에서 노동자의 역사적인 투쟁의 결과를 기념하기 위해 지정되었습니다. 노동자를 위한 투쟁의 대부분은 더 좋은 근로 환경과 근로자의 인권과 복지를 위한 시위죠. 저는 노조가 있는 회사와 없는 회사를 모두 경험했고 확실히 노조가 있으면 근로자를 위한 복지 향상에 많은 도움이 됩니다. 일터에서도 견제와 균형이 중요하죠. 


근로자의 날이 어디서 시작했는지 궁금해서 자료를 좀 찾았습니다. 시작은 1886년 미국에서 영국의 사회개혁가 로버트 오언의 사상을 바탕으로 하루 8시간 노동을 주장했다고 합니다. 산업혁명 이후로 공장에서 근로시간이나 휴일없이 힘들게 일하는 건 당연한 일이었습니다. 기업과들과 정치인들은 모두 이 시위를 나쁜 시선으로 봤어요. 대규모 충돌로 많은 사람이 다쳤고 사망했는데 이를 본 근로자들은 더욱 분노해서 시카고의 ‘헤이마켓 광장’에서 시위를 했습니다. 이러한 근로자들의 시위를 계기로 전 세계의 진보 정당이 성장하게 되었고 사회주의 국가에서도 혁명이라는 이름으로 공휴일로 지정되는 국가가 늘어났습니다.


한국도 전태일 열사의 분신 사건 이후 노동자들의 열악한 환경이 개선되었습니다. 회사를 오래다닌 분들의 이야기를 들으면 근로 환경만 비교하면 예전에 비해서 지금의 근로 환경을 정말 많이 좋아졌다고 합니다. 직원의 희생을 중요하게 생각하던 그 때 보다 개인이 중요한 지금의 문화를 회사들이 반영하지 않으면 좋은 사람을 채용할 수 없습니다.


유럽의 일부 선진국은 주4일을 넘어 3일까지 실험적으로 도입하고 있지만 아직 한국은 먼나라 이야기입니다. 삼성이 최근 일부 계열사 임원에게 ‘주6일 근무’를 권고했고 많은 기업들은 따라가려고 합니다. 한국의 노동시장은 불안을 먹고살죠. 회사의 이익이 증가해도 에도 경영진은 매번 회사가 어렵다고 합니다. 회사와 근로자의 적당한 긴장감을 주기 위해서 하는 말 일까요? 회사의 성장과 발전을 위해 회사가 어려움에 처해 있다는 이미지를 내세우는 것 같아요. 경쟁사와의 싸움, 시장의 불확실성, 새로운 기술의 도입으로 매출 발생까지의 시간 등 여러 요인을 생각해볼 수 있겠습니다.


한국 기업의 경쟁력은 빨리빨리 문화에도 불구하고 높은 품질을 유지하여 경쟁력이 있었습니다. 4차산업 시대가 오면서 한국의 기업문화도 조금은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지금은 아이디어만 좋으면 금방 사업을 키우고 성장할 수 있어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필요하죠. 지금 전 세계에서 공룡처럼 성장하고 있는 회사들은 이런 아이디어에 기반한 플랫폼으로 성장해서 많은 돈을 벌고 있습니다. 한국도 이제는 규제를 조금 풀어서 산업이 성장할 수 있도록 구조를 바꿔야 합니다.


근로자가 쉬면 많은 생태계가 변합니다. 근로자들이 휴식과 여가를 즐기는 데 관심을 갖으면 여가산업의 상품과 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증가합니다. 여가 산업 자체가 휴식과 여가를 즐기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경제 활동입니다. 근로자들이 충분한 휴식을 취하고 여가를 즐기면 상대적으로 여가산업은 성장합니다. 여행, 문화 이벤트, 스포츠, 레저 활동 등의 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면 지역 경제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회사에서 은퇴가 점점 빨라지는 사회에서 다양한 일자리의 증가는 버팀목이 될 수 있어요. 인플레이션을 이겨내기 위해 부업을 하는 사람들에게도 가뭄에 단비 같은 일입니다.


근로자에게도 충분한 휴식과 여가는 건강과 복지에 도움이 되고, 생산성 향상으로 이어집니다. 피곤한 근로자가 당연히 휴식을 취한 근로자들보다 더 나은 업무 성과가 나올 수 있고 안전사고도 줄어들죠. 이런 근로자들이 많아지면 회사를 그만두는 사람도 줄어들기에 회사 입장에서도 근로자의 휴식은 나쁜일은 아니죠. 근로자는 사회나 경제적인 측면에서 중요합니다. 


경제를 성장시키는 것은 단순히 회사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제품이나 서비스를 제공하여 경제의 발전과 성장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건 근로자입니다. 열심히 일해서 번 돈으로 소비를 하여 또 다른 수요를 유지시키고 확대시켜서 다시 회사의 생산 및 서비스 제공이 가능하게 합니다. 이제는 해외에서도 유명한 현대, 기아차와 신라면이나 불닭볶음면의 경우 압도적으로 국내에서 많이 팔려서 해외 진출도 가능하게 된 겁니다. 여기에 근로자들의 혁신적인 아이디어가 새로운 제품과 서비스를 만들기도 합니다.


국제노동기구(ILO)는 매년 노동시장을 전망하는 보고서를 발간합니다. 여러 데이터를 찾아보면 재미있는 내용이 참 많아요. 전 세계의 실업률은 점점 감소하고 있고 고용이 늘어갑니다. 반가운 일이죠. 그런데, 임금 인상률이 인플레이션을 따라가지 못해서 일을 하더라도 가난한 근로자들이 많아지고 있습니다. 실질적인 임금이 감소한 것이죠. 근로자의 날, 대부분이 월급을 받으면서 쉬겠지만 4명 중 1명은 일을 할 수 밖에 없다고 합니다. 모든 근로자가 동일하게 쉴 수 있는 환경이 되길 기원합니다.


P.S. 오늘의 쉼을 만들어준 근로자들에게 고마움을 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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