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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달빛소년 Oct 13. 2024

세계에서 가장 외로운 나라 한국

[세계에서 가장 외로운 나라 한국]


‘외로움의 농도가 짙어지는 사회 - 달빛소년’


당신은 외롭지는 않으십니까? 사람은 누구나 외롭습니다.


최근 뉴욕타임스에서 ‘세계에서 가장 외로운 국가 중 하나, 반려견에게서 동반자를 찾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참 씁쓸함을 느꼈습니다. 기사의 내용은 세계에서 출산율이 가장 낮고 많은 인구가 혼자 사는 한국에서 반려견은 사랑받는 가족 구성원이 됐다는 기사입니다. 


[너도 나도 외로운 사회]


참 씁쓸한 현실입니다. 이제 공원에서 아이들과 산책하는 가족보다 반려견을 데리고 산책하는 사람이 더 많습니다. 산부인과는 점점 사라지고 동물병원과 반려동물을 위한 용품 판매점은 어딜 가나 찾을 수 있습니다. 반려견과 함께하는 여행, 반려견을 위한 장례, 반려견과 함께 할 수 있는 식당과 카페 등 사회가 달라지고 있습니다.


외로움을 달래기 위해서 반려견을 가족처럼 생각하겠지만 반려견에 지나치게 의지하는 경우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생겨야 할 건강한 사회적 관계가 대체될 수 있습니다. 저는 사람은 사회적 교류를 통해 성장한다고 생각하는 편입니다. 그래서, 반려견을 가족으로 생각할 때 반려견에게서 가족에게 할 수 있는 비슷한 기대를 갖게 될 수 있습니다. 반려견은 사람의 복잡한 감정을 이해하거나 소통하는 데 한계가 있습니다.


무엇보다 반려견을 키우는 것은 매우 큰 비용이 듭니다. 건강 관리, 사료, 생활 용품, 기타 복지 등에 매우 신경을 쓰게 되는데 예상치 못한 지출이 매우 커지면 스트레스가 커지고 돌봄에 대한 부담이 생깁니다. 반려견을 키우는 데 장점도 있겠지만 외로움을 달래기 위해서는 꽤 손이 많이 갑니다. 정서적인 건강을 위해 키우는 건 저도 좋다고 생각합니다.


가족의 의미가 확대된 이유도 크겠지만 그 본질은 한국이 점점 외로워지고 있다고 느낍니다. 실제로 연애와 결혼을 하지 않고 출산율은 낮고 1인 가구는 점점 증가하고 있습니다. 1인 가구가 벌써 한국 전체 가구 중 32%를 차서적 유대가 부족할 지하고 매년 증가하고 있어요. 1인 가구 증가는 주로 고령화와 저출산 그리고 독립적인 생활을 선호하는 젊은 세대의 증가가 원인입니다. 이러한 1인 가구는 가족과의 정을 느끼지 못할 수 있으며, 사회적 고립을 겪기 쉬워 외로움을 더 쉽게 느낄 가능성이 큽니다. 


결혼을 하고 두 아이를 키우다 보니 내가 원래 가족에서 받지 못한 것은 내 가족에게도 해줄 수 없는 걸 느낍니다. 일이 바빠서 가족과 시간을 많이 보내지 못한 아버지의 모습처럼 저 또한 그렇게 될 수밖에 없습니다. 가족을 유지하기 위해 예전보다 더 많은 일을 해야 하고 더 빨리 지치고 피로합니다. 나 하나도 돌보기 힘든 사회에서 다른 사람을 돌보는 일은 무척이나 힘든 일이죠.


한국의 도시화는 사회적 관계를 약하게 하면서 발전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도시에서 좁은 공간에 혼자 살면서 이웃들과 교류할 기회가 줄어들고, 차가운 도시의 익명성에 숨어 사람들 사이의 연결을 더 어렵게 만듭니다. 저마다 혼자만의 공간에서 가족이나 이웃과의 자연스러운 교류를 줄이고 있어요. 


그럴 수밖에 없지요. 한국 하면 또 경쟁 아닙니까? 교육, 취업, 직장 내 승진 등 거의 모든 분야에서 뜨거운 경쟁이 존재하는 사회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작은 성취를 위해 많은 시간을 투자하고, 사회적 관계보다는 개인적 목표 달성에 집중하게 되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장시간 근로하며 여가 시간이 부족하여 가족이나 사회적 관계를 유지하기 어려워합니다. 종일 많은 시간을 보내는 회사 동료와도 별로 친하게 지내고 싶지 않습니다. 집에 오더라도 힘들고 쉬고만 싶어서 가족들과 대화도 별로 줄어듭니다. 스마트폰으로 넷플릭스를 보는 것이 쉼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한참 즐거울 25세에서 39세의 10명 중 7명은 외로움을 느끼지만 대부분은 유튜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로 외로움을 해소한다는 조사 결과가 있습니다. 


얼마 전 지인이 우울증인 것 같아서 병원에 가는 것이 어떠냐고 권유했더니 자기를 정신병자 취급한다며 화를 내더군요. 이렇게 한국에서는 외로움이 우울증과 같은 정신 건강 문제로 이어질 수 있지만, 정신 건강에 대한 사회적 낙인은 강한 편입니다. 우울하다 싶으면 그냥 병원에 가세요. 대부분 외롭거나 정신적 어려움을 겪고 있을 때 다른 사람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것이 쉽지 않으며, 외로울 때 무엇을 해야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이러한 고립된 감정은 사람을 더 외롭게 합니다. 


외로움은 바다 한가운데 떠 있는 작은 배와도 같습니다. 배 안에는 충분히 혼자 먹고살 수 있는 음식과 생활용품이 가득합니다. 주변에는 끝없는 물결뿐이지만, 손을 내밀어도 잡을 수 있는 건 없습니다. 넓은 세상 속에서 혼자라는 느낌은 마치 바다 위에 홀로 있는 것처럼 끝없는 외로움 속에서 표류하는 듯한 느낌을 줍니다. 많은 사람들 사이에 있어도 그들과 연결되지 않는다는 느낌은 외로움을 더 깊게 만듭니다. 섬처럼, 주위에 물이 가득하지만 건너갈 수 없는 고립된 느낌입니다.


외로움은 안타깝게도 불치병입니다. 완전히 없애는 것은 어렵습니다. 외로움을 이겨내기 위해서 친구, 가족, 동료와 연결될 수 있는 사회가 되어야 합니다. 밥을 먹을 때도, 카페에서도, 집에서도, 공원에서도 스마트폰을 들고 대화하지 않고 서로에게 집중하지 않는 사회에서는 치료하기 힘듭니다. 외로움을 줄이기 위해서는 우린 서로 연결되어야 합니다. 하버드의 성인발달연구에서는 행복한 삶을 위한 중요한 요인으로 ‘좋은 인간관계’를 강조합니다. 강한 사회적 연결을 가진 사람들이 더 행복하고 건강하며, 외로움이 더 적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UCLA 외로움 연구에서는 외로움을 겪는 사람들이 사회적 연결망을 만들 때 심리적 웰빙이 크게 향상된다고 합니다. 자신의 감정을 타인과 공유하고 공감받을 때 외로움이 줄어든다는 점을 강조합니다. 우리의 외로움은 다른 사람과의 지속적인 유대감을 통해 나아질 수 있습니다.


P.S. 외로움은 겨울의 한기와 닮았습니다. 서서히 내 안에 스며들어, 마침내는 모든 온기를 빼앗아가는 차가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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