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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달빛소년 Oct 26. 2024

한국 사회는 왜 칭찬을 못할까?

[우리는 왜 칭찬을 하지 않는 민족이 돼버린 걸까요?]


전 세계 사람과 일을 해보면서 유독 한국 사람들이 칭찬을 하지 않는다는 점을 느끼고 있습니다. 그들은 그냥 솔직하게 잘했으면 잘했다 부족하면 부족하다고 말합니다. 사소한 일도 “잘했다. 잘했다.” 또는 “잘한다. 잘한다.” 칭찬해 주면, 칭찬받은 사람은 있는 힘을 다해서 노력할 텐데 왜 한국에서 칭찬하는 문화가 상대적으로 드물까요!? 


실제로 한국 사람들을 붙잡고 칭찬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살펴보면, 많은 사람들이 칭찬을 받는 것에 대해 부담을 느끼거나 어색해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어릴 때는 뒤집기, 배밀이, 걸어만 다니고 발음이 어색해도 아빠, 엄마만 말해도 칭찬을 그렇게 많이 했는데 초등학생이 되면 칭찬이 사라집니다.



최근 들어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칭찬의 긍정적인 효과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고 있으며, 칭찬이 서로에게 힘을 주고 동기를 부여할 수 있는 중요한 소통의 도구로 인식되고 있습니다. 근데 딱 그 세대만 그래요. 온라인 중심의 문화가 많아지다 보니 사람들의 기대치가 너무 높아지면서 칭찬을 하지 않는 경향도 보입니다. 노래를 조금 잘하면 잘한다고 예전에는 칭찬을 들을 수 있는데, 일반인도 노래를 가수급으로 잘해서 웬만큼 잘해야 칭찬을 들을 수 있습니다. 높은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할 경우에 대한 부담감 때문에 주고받기 어려워지기도 하는 경우죠. 


우리 사회는 집단주의적 성향을 가지고 있습니다. 한국은 전통적으로 개인보다는 집단의 조화를 중요하게 여겨온 문화가 강합니다. 이러한 집단주의적 가치관은 서로를 이끌고 서로의 부족함을 채워주며 집단의 이익을 우선시하는 방식으로 발전해 왔습니다. 예를 들어, 학교나 직장에서 누군가 특별히 잘한 일이 있어도 그 성과를 크게 칭찬하기보다는 팀 전체의 노력으로 돌리려는 경향이 강합니다. 다른 사람들이 느낄 수 있는 상대적인 박탈감을 방지하고, 집단 내의 갈등을 피하려는 의도가 숨어있습니다. 


그래서, 뭔가 본인이 잘한다고 하면 지나친 자랑이나 겸손의 부족으로 봅니다. 이런 문화가 있으니 자연스럽게 칭찬을 삼가게 되는 이유가 됩니다. 전통적인 교육 방식과 가정에서의 양육 태도가 보수적이고 칭찬이 부족하니까 성장하면서 그리고 어른이 되어서도 칭찬에 매우 인색합니다. 각 잡고 경쟁해야 하는 사회에서 칭찬이 상대방에게 과도한 기대나 책임감을 심어줄 수 있고 느슨해질 수 있다는 잘못된 인식이 제가 성장할 때부터 사회의 분위기였습니다. 


개인의 성취보다는 노력과 인내를 강조해 온 전통적인 교육에서, 부모나 교사들은 아이들을 가르칠 때 지나친 칭찬보다는 개선이 필요한 부분을 지적하는 방식으로 동기를 부여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흔히 95점을 맞으면 왜 100점을 맞지 못했냐고 엄마에게 잔소리를 듣는 경우도 종종 있었고, 긴장감을 유지하기 위해 더 칭찬을 하지 않는 분위기도 있었습니다. 시험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을 때 “잘했어”라고 단순히 칭찬하기보다는 “더 높은 목표를 위해 다음에는 이 부분을 보완해 보자”라는 피드백을 주는 경우가 매우 흔합니다.


이러한 방식은 어린 시절부터 칭찬을 받기보다 비판을 통해 성장하는 것이 당연하다는 인식을 심어줍니다. 칭찬보다는 개선과 성장을 위한 피드백이 중요하다는 교육적 가치관이 형성된 것입니다. 이로 인해 어른이 되어서도 타인을 칭찬하는 것을 서툴러하거나 어색하게 느끼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오히려 손가락질하기 쉬운 상태가 되죠.


직장에서도 상사로부터 “이번 프로젝트를 훌륭하게 잘 마무리했구먼, 자네는 역시 이 회사에서 없어서는 안 될 사람이야. 잘했어.” 이런 칭찬을 받으면 처음에는 부담스럽거나 쑥스러워할 수 있지만, 점점 자신의 능력을 인정받았다는 긍정적인 감정을 느끼며 더 큰 동기 부여를 얻어가는 경우가 있습니다. 긍정적으로 사람의 잠재력을 키워줍니다. 


우리도 서로에게 칭찬하는 문화를 만들어 보는 것은 어떨까요? 친구가 발표를 잘했을 때 “정말 잘했어, 발표 잘하더라”, 동료가 프로젝트를 무사히 잘 마쳤을 때 “당신 덕분에 프로젝트가 성공적으로 끝났어요”. 힘들게 일하고 집에 왔는데 남편 또는 아내가 집안일을 잘하고 있을 때 “오 덕분에 큰 도움이 되었어, 정말 고마워”라고 칭찬하는 것도 일상 속에서 쉽게 실천할 수 있는 칭찬의 방법입니다. 


P.S. 칭찬은 돈이 들지 않는 가장 좋은 서비스입니다. 브런치 응원하기는 돈이 드는 좋은 서비스입니다. 후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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