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입맛에 맞는 리더가 있을까?

by 달빛소년

[내 머릿속에 존재하는 ‘이상형 리더’]


‘이래도 흥, 저래도 흥. 세상에 좋은 리더란 없습니다.’


우리는 늘 이상적인 리더를 꿈꿉니다. 업무량이 적당하면서도 야근이 없고, 명확한 비전과 방향을 제시하지만 지나친 간섭은 없으며, 부드럽고 친절하면서도 결정적 순간에는 책임을 지는 그런 리더 말입니다. 그러나 현실 속에서 이런 조건을 모두 갖춘 리더를 만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합니다. 어쩌면 리더에게 만족하지 못하는 이들은 자신도 모르게 모순적인 이상형 리더를 꿈꾸고 있는지도 모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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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리더는 과도한 업무를 쏟아부어 팀원을 지치게 하고, 또 어떤 리더는 목표나 방향 없이 방임하여 팀원을 무기력하게 만듭니다. 저 또한 오랜 사회생활 동안 업무 강도가 높은 팀과 까다로운 리더 밑에서 힘겹게 버텨야 했습니다. 특히 일이 많을 때는 일주일에 고작 10시간 정도만 수면을 취하면서도 나만 바쁘다는 억울함까지 겪었습니다. 매일이 전쟁터였고, 몸도 마음도 지쳤습니다.


그러다 몇 년 뒤, 마침내 회사를 옮기면서 이루 말할 수 없는 해방감을 느꼈습니다. 새 팀장은 모든 직원에게 호감을 얻는 사람이었습니다. 언제나 웃으며 분위기를 부드럽게 이끌었고, 회의는 짧고 효율적이었으며, 야근도 거의 없었습니다. 그가 던지는 농담 하나로 팀 분위기는 늘 화기애애했습니다. 저에게는 꿈에 그리던 이상형 리더 같았습니다.


그러나 어느 날, 동료 한 명이 팀장에 대한 불만을 털어놓기 시작했습니다. "팀장이 제대로 된 피드백을 주지 않아 방향성을 잡기 어렵다"며 불평했습니다. 팀장이 늘 입버릇처럼 말하는 "모두 알아서 잘하고 있으니 믿는다"는 말이 동료에게는 방치나 다름없었습니다. 자신은 전문가가 아니니 알아서 하라는 팀장의 말이 나는 존중으로 들렸지만, 동료에게는 책임 회피로 다가갔습니다.


프로젝트에 문제가 발생해도 팀장은 나서지 않았습니다. 중요한 사안을 임원에게 보고해야 할 때도 실무자인 동료만이 혼자 애를 써야 했습니다. 임원 앞에서 혼나기만 하는 날들이 반복되자, 동료는 점점 자신감을 잃어갔습니다. 오히려 저는 임원과 직접 대화를 나누고 빠르게 일을 처리할 수 있는 자유로움이 좋았지만, 그 동료는 점점 팀에서 고립되어 가고 있었습니다.


저는 그 동료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사람마다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리더의 모습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내가 만족스러운 리더도 누군가에겐 무책임한 리더일 수 있고, 내가 힘들었던 리더도 누군가에게는 성장의 기회를 제공하는 리더일 수 있습니다. 결국 중요한 것은, 다양한 리더를 만나며 자신에게 가장 잘 맞는 리더의 모습을 찾고, 또 스스로 그런 리더가 되기 위해 노력하는 과정입니다.


솔직히 좋은 리더보다는 나쁜 리더가 더 많습니다. SNS에는 자신은 좋은 팀장이라고 포장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대다수는 팀장 때문에 회사를 그만두고 싶어 하는 사람이 더 많죠. 그래도, 이거 하나는 기억해야 합니다. 리더는 내 취향을 맞춰줄 이유가 없습니다. 리더는 나 한 사람만을 위해 존재하지 않습니다.


저에게 딱 맞는 리더가 다른 팀원에게도 딱 맞는 리더일 가능성은 낮습니다. 리더는 조직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역할이고, 리더의 선택과 행동은 개인의 행복보다는 조직의 성과 중심으로 돌아갑니다. 결국, 리더와 팀원의 관계는 적당한 긴장감이 있어야 합니다. 리더에게 의지 하지 않고 스스로 업무를 컨트롤하는 능력과 외부 환경에 흔들리지 않고 자신만의 기준을 유지하는 태도, 리더에게 부족한 부분을 적극적으로 보완하거나 제안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면 리더가 누구든 크게 상관없어집니다.


P.S. 결국 그 동료는 회사를 떠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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