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속의 피사체는 대부분 환하게 웃고 있다.
훗날 사진을 펼쳐보면 그때의 나는 유독 즐겁고 행복해 보인다.
습관적으로 사람은 카메라 앞에선 늘 밝게 웃으니까.
그래서 시간이 흐른 뒤, 무심코 옛날 사진을 들여다보면
사진 속의 내가 지금의 나보다 훨씬 빛나 보일 때가 있다.
마치 그 시절의 나는 늘 반짝였고,
지금의 나는 조금은 빛이 바랜 사람인 것처럼.
나는 종종 그 착각을 쉽게 믿어버린다.
현재의 나는 어딘가 지루하고
특별하지 않다고 느껴질 때가 많으니까.
사진 속 나는 따듯한 햇살 아래서 밝게 웃고 있고
눈빛은 어쩐지 확신에 차 있다.
그 표정만 본다면 틀림없이 그때의 나는
아무 걱정도 없이
앞으로만 나아가던 사람, 같아 보인다.
그러나 지금 누군가 내 앞에 카메라를 들이댄다면
나는 또 웃을 것이다.
습관처럼,
아무 걱정 없는 얼굴,
화사한 미소를 지어보이며.
그리고 몇 년 뒤
그 사진을 다시 보며 이렇게 말하겠지.
‘그때의 나, 참 괜찮았네.’
‘푸르고, 빛 났었네.'
그렇게 말하는 지금의 나를
괜히 더 초라하게 여기면서.
어쩌면 사진은
행복을 기록하는 게 아니라
내가 과거를 미화하는 방식을 기록하는 건지도 모르겠다.
사진 속의 나는 늘 웃고 있지만,
그날에도 분명
작은 걱정과 사소한 불안이 있었을테니 말이다.
지금의 나처럼.
그러니 어쩌면 오늘 이 하루도
훗날에는 조금 더 푸르게 보일지 모르겠다.
그래서 오늘도 나는
카메라 앞에서 잠시 웃는다.
훗날의 나를 위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