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투라는 싹:영자 언니
하는 사람도 괴롭고 당하는 사람도 괴로운 감정의 이름은 질투.
질투가 불러오는 갈등의 피로감은 말로도 글로도 담아내기 힘들다.
학비를 벌어 졸업하기 바빴던 나의 20대.
나의 인생에서 기억하고 싶지 않은 20대.
누가 20대를 꽃답다고 일컫는가.
꽃향기는커녕 뭣 같은 20대였다.
교차로와 벼룩시장의 단골손님이자 아르바이트의 신이었던 그 시절.
인생의 암흑기에 엎친 데 덮치는 격으로 흑역사를 그을 만한, 지우고 싶은 연애는 했다. 전남친 대식이.
대식이에게는 형이 하나 있었다.
그 형은 명식이.
명식이 오빠에게는 한 대 때리면 멀리 날아갈 것 같은 풍채의 여자친구가 있었다.
그 언니는 영자언니.
대식이 어머니께서는 유난히 나를 예뻐하셨다. 정말 친어머니처럼 시장을 가면 꼭 내 선물을 사다 주셨다. 소소한 머리 방울부터 시작해서 잠옷 바지, 티셔츠 등등 딸처럼 아껴주셨다.
한 푼 한 푼 아끼던 시절이었기에 그 소소한 선물들이 태산같이 감사했다.
그런 어머니의 생신 날, 저녁 식사 초대를 받았다.
아르바이트로 조금씩 모았던 돈으로 양품점에서 10만원 가량의 숄더백을 샀다.
돈도 써본 놈이 잘 쓰고, 명품도 들어본 놈이 안다고 "언니야, 이거 에xx 진품이랑 거의 비슷해!"라는 그 말에 귀가 팔랑대며 홀랑 넘어갔다. 손 편지를 좋아해서 어머니께 정성 들여 편지도 썼다.
설레는 마음으로 식사 자리를 갔고 후 하고 꺼진 촛불 뒤로 선물 증정식이 시작됐다.
볼이 발그레져 조심스럽게 가방과 편지를 내밀었다.
어머니께서는 예쁘고 고맙다고 연이어 말씀하셨다. 뿌듯함을 느끼기도 전에 영자 언니의 손이 가방을 홱 낚아채 가는 것이 아닌가.
"어? 이거 에xx 짝퉁이네! 어머니, 이거 외갓집이나 친구분들 만나는 자리에는 들고 가지 마세요! 외숙모는 백화점에서 근무하시는데 속으로 뭐라고 생각하시겠어요!"라고 풍채만큼 큰 목소리로 쩌렁쩌렁 이야기하였다.
순간, 그 식사 자리는 찬 물을 끼얹은 듯 정적만이 흘렀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수치스러움이 올라와 얼굴이 빨개졌다.
눈치가 보였던 영자 언니와 명식이 오빠는 식사만 간단히 한 후, 집을 나섰다.
어머니께서 나를 앉히시고는 말씀하셨다.
"속상했지? 엄마가 너를 더 예뻐하는 것 같다고 영자가 너를 많이 질투해. 현정이가 준 선물 너무 고맙고 잘 들고 다닐게."
어머니의 말씀에 왈칵 눈물이 났고 그날 먹은 맥주의 숙취가 아직 아련하다.
영자 언니가 준 상처 때문인지 나는 그 얼굴과 목소리가 아직 잊히지 않는다. 세상에서 제일 큰 땅덩어리에서 봐도 알아볼 수 있을 것 같다.
이것은 무수히 많은 에피소드 중 하나일 뿐.
그 시절, 영자 언니가 유난이라고 생각했던 나는 순진했다.
학교를 졸업하고 사회라는 문을 여는 순간,
영자 언니 1,2,3... 가 줄 서 있었다.
'오 마이 가스레인지'
초등학교 아이들 사이에서 유행하는 신조어를 꼭 써 보고 싶었는데 지금이 딱이다.
어딜 가나 질투의 불씨를 태울 준비를 하는 자가 존재한다.
질투가 많은 이들의 특징을 살펴보자.
1. 남과 자신을 비교하며 열등감을 느낀다.
2. 상대방을 깎아내린다.
3. 상대의 성과를 부정하며 자신을 더 우위에 둔다.
4. 자존감이 낮다.
5. 인정 욕구가 과하다.
6. 지나치게 경쟁한다.
그들은 타인의 성공과 자신의 실패를 한 몸으로 여긴다. 역으로 자신의 성공을 타인의 실패 또는 열등감으로 인식한다.
그들에게 타인의 성공은 하나의 위협이 된다.
예전의 나는 그들을 무찌르고 나를 방어하는 게 최선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지금은 그렇지 않다.
내 안의 거울을 들여다본다.
내가 정말 겸손했는지,
내가 타인과 나를 비교하며 살아온 건 아닌지.
스스로 물어본다.
만약, 지금의 자리에서 더 전진하고 성취하였다고 가정하였을 시 스스로와 다짐한 것들이 있다.
1. 성과를 과하게 드러내지 않기
2. 인생의 기준은 타인이 아닌 과거의 내가 되기
3. 인정보다 스스로 만족하는 삶 살기
4. 나를 찾고 나를 믿어주기
비교의 프레임에서 벗어나 스스로의 가치를 바라볼 때
그질투는 더 이상 마음을 흔들지 않을 것이다.
질투라는 싹에 휘둘리지 마시라.
당신의 방에 남아 있는 그 싹들,
더 이상 키우지 말고 오늘의 나로 정리해보시라!
당신은 귀한 그릇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