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방

서랍 심장:비 오는 날, 유난히 상처가 쓰라린 사람들에게 부치는 편지

by Seriel J

그렇게 조금씩
단단해졌지

얇아진 웃음
짧아진 대답

마음속 가장 작은 방에
서랍 하나를 만들어
소복이 넣어 두었지

기대라는 것을
믿음이라는 것을

온갖 뾰족함들이
쥐도 새도 모르게
가장 깊은 곳에 박혀
구석구석 파고드니까

너는 닫은 거야
너는 배운 거야

작은 서랍 속 심장은
한 마리의 새가 되어
살았는지 죽었는지
알지도 못한 채
서걱서걱 뛰고 있지

이건 마치
서서히 식어가는 심장

이건 마치
서서히 죽어가는 사람

괜찮아
믿지 않아도

괜찮아
품지 않아도

다만
문고리 사이의
틈새만큼은

다만
손틈새로 흐르는
슬픈 마음을

다만
너에게만 살짝
들키면 돼

너의 아픔이
조금은 아물 수 있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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