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개의 방

결혼:그땐 그랬는데 지금은 모르겠는 기혼자들에게 부치는 편지

by Seriel J

하얀 꽃바람이

서로의 어깨를

보드랍게 쓸고


순백의 미소로

서로의 콧망울을

톡톡 건드리며


기쁨과 슬픔 사이

가벼움과 무거움 사이


거창하지 않지만

초라하지도 않은


순백의 약속을 한다


정갈한 식탁

포슬포슬 밥 냄새

따뜻한 국 한 그릇

또각하며 놓아주는

무심한 물 한 컵


발걸음 소리도 외우며

오매불망 기다렸던

설레는 현관문

조금 멀어졌다가도

다시 나란히 포개 앉아

우리의 시간도 포갠다


서로가 사계절이고

서로가 집이다


결혼은

매일 선택하는 연장선


그리고

아주 긴 동화

월, 화, 수, 목, 금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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