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선곡은

-데이식스 노래, 'Happy'

by 하은정

언니네 가족은 모두 데이식스 팬이다.

'My Day'인 언니네 가족은 일 년에도 몇 번씩 서울, 대구, 부산으로 데이식스의 콘서트를 보러 가고

언니는 어쩌다 나를 만나면 데이식스 얘기를 하기 바쁘다.

그런 언니의 열성에도 나는 좀 시큰둥 했는데

'Happy'라는 이 노래가 내 마음에 쿵 내려앉던 순간이 있었다.


작년이었던 것 같다.

음악을 들으며 어딘가로 운전해서 가고 있었고

뒷자리에는 아들 둘이 타고 있었다.

첫째 쭌이가 내 폰을 가지고 가서 노래를 틀고 있었는데

갑자기 데이식스의 'Happy'를 틀고선 고래고래 따라부르기 시작하는 거다.

원래 들어본 노래이긴 하나 가사를 제대로 들어볼 일이 없었는데

내 아들의 목소리로 불리는 가사는 귀에 와서 콕콕 박혔다.



May I be happy?

매일 웃고 싶어요

걱정 없고 싶어요

아무나 좀 답을 알려주세요


So help me

주저앉고 있어요

눈물 날 것 같아요

그러니까

Tell me it's okay to be happy


원래도 허스키한 목소리인 쭌이가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며

매일 웃고 싶다고, 걱정 없고 싶다고 부르는데

내 가슴은 덜컥 내려앉았다.

빠르고 신나는 멜로디였지만 그 가사는 너무 많은 의미를 담고 있었다.


이혼 후 가장 걱정한 것이 쭌이의 마음이었다.

아빠와 유독 끈끈했던 아이고

이런저런 상황과 의미들을 알 나이라

혹시 마음이 많이 다치지 않았을까,

상담을 받아봐야 할까 염려됐다.

그런 순간에 쭌이가 부르는 'Happy'는

이 작은 아이가 외치는 절규 같았다.

그래서 나도 모르게 유심히 쭌이의 얼굴을 살피게 됐다.

쭌이는 아무 의미도 없다는 듯 신나게 노래를 불렀지만.


사실 아직도 모르겠다.

이 노래를 부를 때 진짜 쭌이의 마음이 어땠는지.

지금은 새로운 환경에 잘 적응해 주고 있는 쭌이가 고맙기만 한데,

많이 안정되고 밝아진 모습이 감사한데

내가 알지 못하는 마음 깊은 곳에는

어떤 상처가 자리잡고 있을지 두렵다.


0005058014_003_20240414195104072.jpg

오늘 인스타에서 데이식스가 콘서트에서 'Happy'를 부르다 우는 영상을 봤다.

무명이 길었던 이 밴드가 어떤 마음으로 이 곡을 쓰고 불렀을지 너무 알 것 같았다.

그치만 신나는 멜로디라 더 아프게 다가오는 이 노래는

나에겐 쭌이의 목소리로 들린다.

그래서 심장이 덜컥, 마음이 울컥하는 노래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오늘의 선곡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