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대한 바보상자

영화 <공조 2: 인터내셔날>(2022)을 중심으로

by 이주미

콘텐츠 이론에 따르면, ‘재미’란 이야기나 영상미를 통해 사용자에게 만족감을 주는 오락적 요소이다. 틱톡, 유튜브 쇼츠처럼 짧은 콘텐츠가 흥행하는 오늘날, 사용자를 끌어들이고 잡아두는 데 필요한 것이기도 하다. 특히, 영화는 ‘멈추지 않고’ ‘1배속으로’ 감상해야 온전히 즐길 수 있는 만큼, 재미가 없다면 심오한 의미도 아름다움도 사용자에게 전달할 수 없다.

이석훈 감독의 영화 <공조 2: 인터내셔날>은 이 상황을 잘 공략했다. 이 영화는 2017년에 개봉한 <공조>의 속편으로, 북한 출신 마약상을 잡기 위해 남한의 ‘강진태’와 북한 군인 ‘림철영’, 미국 FBI ‘잭’이 공조수사를 해내는 코믹 액션 영화이다. 사건이 벌어지면서, 각 캐릭터의 성격과 그들 사이에 벌어지는 갈등을 보여주고 각자의 매력을 살린 재미를 자랑했다.

<공조 2>는 특히 액션씬으로 긴장감을 연출했다. 주인공이 시작부터 도로 액션씬에 휘말리거나, 곤돌라에 매달린 채로 벌이는 싸움 같은 아찔한 상황을 선보였다. 그 사이에 “키보드로 사람 팬 게 사이버 범죄면, 돈으로 패면 금융 범죄니?”라는 말 개그를 통해 사용자를 웃기기도 했다. 급박한 상황에 맞는 사실적인 효과음을 제대로 활용한 작품이었다.

하지만 이 영화가 좋은 영화였는지 묻는다면 나는 아니라 답할 것이다. 주인공들은 묘한 결말을 맞았다. 형사과에 복귀하지 못한 강진태, 한 여자를 두고 사랑싸움을 하는 림철영과 잭. 대형 테러를 막은 공로를 느낄 새도 없이 상영이 끝나면 곱씹어 볼 것이 하나도 없었다. 이런 결과는 어떤 감정을 유발하는가. 일종의 허무함이다. 내용이 흥미로울수록 사용자는 영화를 깊이 분석함으로써, 여운을 느리고 오래 즐긴다. 액션씬의 재미가 짧고 빠르다면, 이야기는 느리고 오래가는 재미다. 하지만 <공조 2>는 전개가 뻔하고 구성이 매끄럽지 못한 일시적인 작품이었다.

상업영화는 재미를 추구한다. 그래야 관객을 끌어모아 흥행에 성공하고 이윤을 벌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사용자는 이런 재미를 요구해야 하는가? 결말이 뻔한 긴장감을 느끼기 위해 시간을 ‘죽이기’ 위해서 말이다. 영화가 끝나고 남는 것이 없다면, 이것도 유익한 재미라고 말할 수 있을까. 이대로라면 우리는 영화관이라는 거대한 바보상자로 들어가는 것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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