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린 같은 것들

by 공원

지난주에 글로 쓸 소재가 마구 떠올랐다. 시간이 늦어지면 온갖 생각이 수면 위로 오르는 편인데 매주 이곳에 글을 쓰기로 마음 먹었던 터라 옳다구나 싶었다. 당장 지난주엔 쓰지 못해 스케줄러에 적어둔 여러개의 소재들이 머릿 속에서 웅웅거리는 일주일을 보냈다. 생각들이 우러나 한데 뒤섞인 건지 한 뭉텅이로 제목이 붙었다. 복잡한 머리를 붙들고 이리저리 튀는 글을 쓰게 될까 걱정이 되지만 써보기로 했다.


서문이 길었다. 이곳에 처음 썼던 글은 "삶은 고통이라" 란 제목이었다. 그 글의 말미는 이젠 삶은 고통이란 것 보다, 앞으로를 살면서 삶은 무엇일지 나에게 힘이 되어줄 문장을 찾아보겠다는 말로 끝이 났다. 글을 쓰고 관련된 생각은 하지 않다가 정말 사소한 편린 같은 순간에 답이 되어줄 문장이 나왔다.


친구는 내가 듣기로는 꽤나 힘든 상황이었다. 난 나 하나 건사하기도 벅차죽겠는데 아버지의 갑작스런 투병으로 얼마나 힘이 들까, 옆에서 해줄 수 있는게 없는 것 같았다. 친구네 집에서 최근들어 많이 묵었다. 일어나면 주시는 건강 주스, 작은 다과와 차, 아버지를 돌보는 가족분들의 모습을 봤다. 힘들다고 무기력하게 있거나

주변인에게 토로하기가 다인 나에게 생각의 전환이 됐다. 그래 사는건 고통이지, 근데 그 위에 내가 고통을 어떻게 대하는지에 따라 삶의 아름다움이 역설적으로 피어난다는 느낌을 받았다. 마음이 아픈 나에게 내가 뭘 해줄까? 그저 멍하니 가만히 있는게 아니라 단 디저트를 먹일까, 웃을 수 있게 재밌는걸 틀어줄까. 그렇게 내 고통을 위해 궁리하고 해주는 것들이 사소하지만 아름답다고 느껴졌다. 그래서 우리가 살아갈 수 있는거구나

나는 요즘 내 고통들에 어떤 것을 쌓아올릴까, 내가 나에게 무슨 말과 행동을 해줄까, 이런 통합적인 시간들을 어떻게 채울까 하는 고민들에 빠지게 됐다. 고민에 그치지않고 나를 위한 행동들을 하는 데에 나의 시간과 돈을 쓰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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