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키지 않은 일

by 공원

엄마는 나에게 살아갈때 필요한 습관 같은 것들을 제외하고는 무언가를 해라 라고 말을 한 적이 없다. 사실

그런 걸 하라고 해서 들어 먹을 성격이 아니기도 하다. 내가 그리는 이상과 미래가 중요하고 새로운 도전을

하고 만들어 내고 경험하기를 즐겼다. 그런 때마다 내가 살고 있다고 느꼈다. 어느 순간부터는 내 적성에 안 맞는 먹고 살 방법을 궁리했다. 이유는 모르겠지만 나이가 들어서일수도 있고 돈이란게 중요하구나 느껴서일수도 워라밸이란건 삶에서 꽤 크구나 느껴서일수도 있다. 내 또래들처럼 취업 준비를 1년을 넘게 이어오다

인턴 서류에서도 번번히 떨어지는 걸 보고서는 이런 생각이 들었다. ' 내가 꼭 이 분야에만 매달릴 이유가 있나?' 막연히 돈을 잘 벌고 싶고 워라밸을 누리고 싶고 내가 잘하는걸, 나한테 맞는 걸로 돈을 벌고 싶다는 이유로 이 분야에 발을 들였는데 1년이 넘도록 지지부진한 결과에 한 생각이었다. '요즘 경제가 어려우니 그정도 시간이 걸릴 수 있지, 취업이 어려운건 네 탓이 아닐수도 있어' 라고 스스로에게 위로를 해줄 만도 하지 않나? 싶겠지만 객관적으로 내 자신을 보면 이 분야에 발을 들인 이유가 나에겐 큰 감응이 없었던거다. 난 무언가를 보고 감응할때 거기서 나오는 에너지를 갖고 일을 하는 사람이란걸 잊고 살았다. 1년을 꽤나 넘기고서야 알았다니, 지금까지 눈에 뭔가 씌워져있었던건가 싶다. 나를 멈추게 둘 것이 아닌 계속 굴러가게 하는 것이 뭔질 아는데 잊고 살았었다니. 우리 엄마가 나한테 돈을 벌어오란 것도 아니었는데 혼자 지레 겁을 먹고 돈돈돈 하고 있었다. 엄마는 늘 우리 집이 어려울 때도 괜찮을 때도 좋아하고 하고 싶은 일을 하라고 했다. 내가 멈춰있을때마다 나를 믿는다며 네가 좋아하는 걸 해보랬다.


최근 헤어진 친구를 만나는 동안 그 친구와의 미래를 그려본적이 없었다. 단순히 우리가 안맞아서 미래를

생각도 해보지 않은거라고 말했는데 지금와서 보면 그 친구를 만날때의 나는 내가 아니었던거다. 나는 늘 배우고 새로운 경험을 해봄으로써 내 생각이 추출된다. 그 생각을 갖고 이런 저런 결과물 만들기를 즐기는데 그 친구와 있는 시간 동안에는 내가 즐겼던걸 멀리했다. 헤어지고 나니 그 친구와 함께 있을 미래엔 감응이

없었다. 좋아하고 흥미를 일으키는 일을 계속 해보고 그 과정에서 정제된 내 것을 갖고 싶고 사람들과 감응하기를 거듭하며 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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