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어진지 6일차다 드디어 ! 2주가 되면 좀 나아질 거라 생각했는데 벌써 반 정도나 온 셈이다.
사실 브런치엔 내가 평소 꼬리를 물며 깨닫게 되는 것들을 쓰려했다. 6년간 쌓인 내 메모 앱에
소재도 가득하고. 웃기게도 막상 작가 신청이 승낙되니 헤어지게 되어 무언가.. 목적이 있는 느낌의
글 보다는 주욱 쓰는 글의 느낌이다. 아무래도 카테고리를 나누어야할 필요가 있다 싶다.
나는 컨디션이 안좋으면 모든 감각이 열리며 그를 통해 부정적인 생각만 흡수하는 요상한 습관이 있다.
평소 생각이 많고 원인을 찾는 걸 자연스레 하다보니 어딘가 기분이 좋지 않으면 왜 좋지 않은지 추정
할 만한 모든 이유를 다 가지고 온다. 하나씩 처낼 수 있는 것들도 있지만 사실 내 무의식에 숨어있는
나쁜 생각들을 데리고와 더 나쁘게 키우고 끙끙 앓는 거다. 이런 것도 그만둬야 하는데.
그만 둘 수 있는 행동들을 평소 눈 여겨보며 조금씩 실천했던게 생각보다 이별 후 나에게 도움이 됐다.
일기를 쓰며 상대에게 하고싶은 말을 우다다 두서 없이 적고, 조금이라도 컨디션이 처진다 싶으면
몸을 움직였다. 눈에 띄는 집안일을 하고, 강아지와 산책을 하고, 스쿼트를 계속 했다. 답답할 때면
친구들에게 수시로 털어놓고 밥알을 하나 빼놓지 않고 싹싹 먹었다. 그럼에도 안좋은 마음은 고개를
꾸준히 들어왔다. 오랜만에 아 못살겠다 진짜 하는 감정까지 들 정도였다. 뭐가 이리 날 괴롭힐까
고민하다 가장 큰 원인인 걔에게 전화를 했다.
잡으려고 전화건거 아니니까, 라고 전화를 시작하며 며칠이나 됐다고 속에 쌓인 감정을 다
말했다. 하다보니 눈물이 펑펑 나왔다. 친구들과 아무리 전화를 해도 터져나오지 못하는 구석이
있었는데 그 부분들이 터졌다. 한시간이 좀 안되는 연락을 하면서 이번엔 걔도 눈물을 보였다.
첫 전화땐 그렇게나 태연하더니 이제야 얄미운 마음이 좀 가시는 듯 했다. 이번 연락에선 미련이
좀 덜어졌고 내가 마음을 좋은 쪽으로 정리할 수 있는 대화를 했다.
그런데도 마음은 또 이상해져서 갈피가 안 잡히던 차 동동이에게 전화가 왔다. 나랑 생각이 정말
비슷하다고 느끼는 사람인데 나에겐 없는 따뜻함이 좀 있어서 고민이 생길때 특히 찾게 된다.
동동이와의 대화에선 엉켜있던 생각들이 다 풀리고 정리된 느낌을 받았다.
18살이 지나고 내 마음에 드는 성취를 해본적이 없다. 성취를 떠나서 내 마음에 들게 산 시간이
얼마나 있었나 싶다. 그 마음을 내내 품다 남자친구를 만나면서 외면했던거다. 2년이 넘는 시간을.
그 후폭풍을 취업과 맞으니 끔찍하기 짝이 없었다. 폭풍 속에 제대로 들어온 기분이 들었다.
여기서 뭘 해야할 지도 하면 괜찮긴 한걸까 싶은 감정이 머리 주위를 빙빙 돌았다. 방법은
당장 나를 몰아 붙인다고 결과가 나오지 않는다. 그 결과가 마음에 들지 않으면 더 실망하게 될거다.
매일 내가 좋아하는 나로써 행동해가야한다, 조금씩 계속. 그렇게 걸어가기만 한다면
그동안 내가 너무 모른 척 대한 나에게 치유가 될 것이라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