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층간소음 가해자입니다.
"쿵! 쿵! 쿵! 쿵! 쿵!"
현관문쪽에서 거친 소리가 난다
"쿵! 쿵! 쿵! 쿵! 쿵!"
연달아 또 소리가 난다
"이봐요!"
놀란 마음에 현관문을 살짝 열었더니 낯선 아저씨가 서 있었다
"아니, 거 너무하는거 아니요?! 도대체가 시끄러워서말이야, 잠을 잘수가 있어야지!"
버럭 소리부터 지르는 아저씨는 얼마 전 아래층에 이사온 아저씨다.
이사온지 일주일이 지나고부터는 저리 열심히 올라오신다.
"도대체가 말이야, 시끄러워서 잠을 잘수가 있어야지. 너무하는거 아니요? 내가 말이야, 야근을 하고 아침에와서 잠을 자는데 너무 쿵쿵거리잖아!"
시간은 한낮 12시를 넘어 1시를 다해가고 있었다.
나는 아이와 오전산책을 하고 돌아와 점심을 먹고 낮잠을 재울 준비를 하고 있었다.
아저씨의 말인즉, 우리집 아이가 너무 뛰어서 잠을 잘수 없어서 올라왔다고 했다.
나는 두 아들의 엄마다.
초등학생 아들과 올해 유치원에 입학한 아들 둘을 키우고 있었다.
우리 아이들은 에너지가 넘치고 호기심도 넘친다.
너무도 감사하게 우애도 좋아 둘이서 참 잘 논다.
그런 아이들의 에너지 발산을 위해 나는 매일 같은 시간에 같은 루틴으로 움직인다.
아침에 일어나 밥을 먹고 오전 일찍 산책을 간다.
도서관이나 박물관 하다못해 공원산책등 오전에는 주로 야외에서 시간을 보내고 온다.
12시즈음 귀가해서 점심을 먹고 1시면 낮잠을 재우는 동안 사부작 집안일을 한다.
아이들이다보니 활동적이지 않다고는 하지 않는다.
그렇기에 더더욱 밖으로 외출을 하고 주말이면 여행을간다
방학이 되면 시골로 한달살이를 가며 최대한 주의를 준다고 했지만
아랫집운 그렇게 느끼지 않았나보다.
"애엄마가 예민하다고, 그렇게 쿵쿵거리면 안돼는거 아니오? 우리집이 자가인데 말이야, 위에서 너무 시끄럽게 하면 안돼지!"
하아...
11월에 이사온 아랫집은 11월 한달동안 5번이나 올라와 시비인것이다.
"저기요, 저도 지금 아이 재우는 중인데 무슨말씀인지 모르겠네요. 그리고 아기랑 엄마랑 단 둘이 있는집에 그렇게 현관문을 두들기면 저도 너무 곤욕스럽지 않겠어요? 외출해서 이제 돌아왔는데 언제 시끄러웠단 말씀이세요? 저는 집에서 밥도 못해먹고 사나요? 죄송한데 저도 자가에요. 그 집만 자가 아니구요. 그리고 이렇게 올라와서 현관문 두들기시면 안되요. 정 시끄러우시면 관리사무실 통해서 말씀하세요."
이미 여러번 시비가 붙어 내 입에서는 고운 소리가 나오지 못했다.
조곤조곤 따지고 들자 아랫집 아저씨는 머슥해졌는지 다시 대답을 하기 시작했다.
"아니, 내가 야근을해서 집에오면 오전에 자야하는데 위에서 쿵쿵 거리니까 너무 시끄러워서 잠을 잘수가 없어요. 그리고 우리집 애엄마가 너무 예민해서요. 애가 너무 시끄럽다고 그래요. 곧 1월이면 애기도 태어나는데 말이야."
너무 어처구니가 없었다.
밤 12시도 아니고 낮 12시에 집으로 찾아 올라와 시끄럽다고 항의를 하니 말이다.
물론 우리집이 시끄러울수도 있다.
세탁기 돌리고 청소기 돌리고 설거지하면 당연히 소음이 난다.
화장실 청소를 하면 울리기도 하고 아이들과 놀아주다보면 당연히 소음이 난다.
그렇기에 한낮에 나는 청소를 하고 설거지를 하고 빨래를 한다.
아이와 놀아주는 시간도 그래서 한낮에 놀아준다.
아이들을 재우는 시간도 저녁 8시 30분으로 비교적 일찍잔다.
혹시나 밤에 울리는 소음에 주변이 시끄러울까봐 내가 할수있는 최선의 배려라고 생각을 했다.
일찍 재우기 위해서 오전에 열심히 산책도 나간다.
한낮 비가오면 우비들고 나가 비 맞으며 걷다 들어오고 눈이오면 눈 맞으며 뛰다 들어온다.
햇살이 좋으면 햇살아래서 킥보드도 타다 온다.
그런데 우리집이 너무 시끄럽다고 저리 올라오는것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