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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준성 Apr 05. 2021

돈의 시나리오 - 당신의 돈에는 계획이 있는가?

난 계획이 없었구나

돈의 시나리오
- 김종봉, 제갈현열

어린 시절 내가 가진 돈의 시나리오는
친구들과 그리고 지인들과 즐겁게 노는 것이었다.
나의 미래는 언제나 빛날 것이고
친구들은 언제나 나의 곁을 지켜줄 것이다.

서른 즈음이 되고 나의 통장에 돈이 하나도 남아 있지 않은 상황이 되고 나니 깨달았다.
나의 돈의 시나리오가 잘못되었다는 사실을...

서른한 살 내 계좌는 마이너스 500만원
아내에게 청혼을 했는데 돈이 하나도 없었다.
아내가 가진 1000만원으로 결혼 준비를 하고
부끄럽지만 예물을 하나도 준비 못했다.

지금의 나라면 절대 결혼을 하지 못했을 것이다.
그때는 젊어서 그런지 돈이 없어도 살아갈 것만 같은 용기가 있었다.

7000만원 원룸을 회사 대출과 신용대출로 들어갔다.
아내는 1년간 같이 일을 했지만 첫 째를 임신하고
나 혼자 일하게 되었다.

그때부터 나는 돈을 안 쓰고 대출금(융자)를 갚고
방이 두 개 있는 곳으로 가겠다고 시나리오를 썼다.
그리고 미친 듯이 빚을 갚았다.
투 룸에서 살다가 어린 시절부터 꿈꾸던 아파트에 당첨되었다.
보험과 연금저축을 이용해 모든 대출을 받아서 아파트에 겨우겨우 입성했다.

작년에 코로나가 발생하며 주식이 매일매일 최저가를 기록하다 이윽고 반토막이 났다.
언제나 준비했던 주식투자의 시나리오를 펼쳤다.
이 돈은 잃어도 인생 안 망할 거라 생각하고 대출까지 받아서 투자했다.

아내랑 살면서
GS포인트 적립 안 했다고 다시 결제하고
불필요한 물건은 부끄러움 느끼며 환불하고
집에 있는 전기 콘센트 끄면서 살았더니
어느새 이제는 돈 걱정 없이 살게 되었다.

내가 사람들 만나면 최대한 베풀고 생일 선물 챙기는 이유는 내가 그동안 아끼느라 너무 빚지고 산거 같아 이제는 많이 베풀고 살고 싶기 때문이다.

아끼는 것은 불행이고 고통이었지만
고통을 이겨내고 자라난 나의 돈은 행복이다.


2021.04.05

웰스트레이너 마크


#돈의시나리오 #김종봉 #제갈현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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