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과 관련된 대가들의 책이 많이 있다. 예를 들면 피터린치의 월가의 영웅이라던지 하워드막스의 투자에 대한 생각 같은 책 말이다. 이러한 책들이 흥미로운 이유는 단순히 주식에 관련된 이야기 또는 투자에 대한 방법론이 있어서가 아니라 대가들이 살아온 시대 그리고 투자에 대한 그들의 생각을 직접 들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대부분의 개인 투자자들은 투자를 하지만 그 길을 기록하지 않는다. 기록되지 않는 것이 기억될 수 있을까? 오직 탐욕으로 매수한 회사를 믿고 꾸준하게 투자할 수 있을까? 조금만 시장이 흔들려도 그 주식을 팔아버리게 될 것이다.
내 소중한 자산을 지키고 키워나갈 수 있는 현명한 투자법이 있을까? 죽을 때까지 투자자를 자처한 앙드레 코스톨라니의 책에서 그 해답을 찾을 수 있었다.
나에게 주식투자를 하면서 단 한권의 책만 소유할 수 있는 상황이 발생한다면 단연코 앙드레 코스톨라니의 책을 집어 들것이다.
앙드레 코스톨라니의 책 “돈, 뜨겁게 사랑하고 차갑게 다루어라”는 코스톨라니가 생각하는 돈과 투자에 대한 생각을 다양한 일화를 통해 소개하는 책이다. 특이점은 아주 옛날 사람(?)이라 여성에 대한 비유를 들고 있는데 요즘 세상이었으면 좌표 찍혀서 매장당했을 터인데 이 운좋은 노인은 그것마저도 비켜(?)간 행운의 사나이라고 할 수 있다.
5p 그는 주식 투자의 원로였다. 그러나 코스톨라니에게 어떤 투자의 비법을 기대하는 사람들은 실망할 수밖에 없었다. 그는 반드시 “나한테서 어떤 투자의 비법도 기대하지 마십시오”라는 말로 강연을 시작했기 때문이다. 투자 유형이라고 하는 것을 가만히 들여다 보면 결국은 은행이나 기관투자자들이 대중에게 돈을 우려 내려는 수작일 뿐이라고 그는 말한다. 그러면서 그는 지난 35년 동안 수많은 조정을 우리에게 던졌다. 그 중에서 가장 대표적인 것을 소개하자면, “국제적인 우량주에 해당하는 주식을 몇 종목 산 다음, 약국에 가서 수면제를 사먹고 몇 년 동안 푹 자라”는 것이다. 이 조언을 십분 명심한다면 그의 예언대로 편안한 즐거움을 누리게 될 것이다.
정말 공감하면서도 어려운 이야기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장기투자한다고 마음을 먹기 보다는 내가 매수한 주식이 빨리 오르기를 기대하고 조금만 올라도 불안감을 느껴 매도 하거나 매수한 주식이 하락하면 “나는 원래 장기투자자 였어”라고 정신승리하면서 손실을 키워나간다. 코스톨라니는 이 책 전반에서 투자자들이 겪는 심리적인 부분에 대해 강조한다. 사람들은 경기를 중요하게 생각하지만 경기가 중기적으로는 영향이 없다고 말하고 성공 전략은 ‘남들과 반대로’ 하는 것이라고 이야기 한다.
코스톨라니를 리스펙 하는 이유중에 하나는 그는 “삶” 뿐만 아니라 “일” 역시 즐기는 사람이 었다는 것이다. 많은 사람들은 “삶”만 즐기거나 “일” 하는 삶에 찌들어 있으나 코스톨라니는 치열하게 일하고 고전 음악을 즐기고 좋은 담배를 피우며 증시에 대해 신중하게 생각하는 기쁨을 누리며 살았다.
그는 돈을 미워하지도 않았고 탐욕스럽게 돈을 모으기만하지도 않았다. 그는 돈을 뜨겁게 사랑하고 차갑게 다루었기 때문에 행복한 투자자로 인생을 즐겼던 것 같다.
그의 인생에서 가장 배우고 싶은 삶의 자세는 ‘재정적인 독립을 건강 다음으로 중요한 최고의 선이며 가장 귀한 것’이라고 생각하는 자세이다. 나 역시도 돈을 추구하지만 재정적인 독립과 행복한 인생이라는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수단으로 돈을 활용하고 있다.
27p 나는 백만장자를, 자기 자본을 가지고 자기가 원하는 바를 행하는 데 있어 그 누구의 간섭도 받지 않는 사람이라고 정의하고 싶다. 그는 애써 일할 필요가 없으며 사장이나 고객에게 굽신거릴 필요도 없다. 또한 자기가 맞지 않는 것에 맞추어 가며 살아야 하는 불편함 없이 달리 자신의 호사스러움을 즐길 수 있다. 그렇게 사는 사람이 진정한 백만장자이다.
나는 이 말에 1000% 공감한다. 내가 사회생활을 하면서 조직과 인생에 조금의 여유를 느끼는 가장 큰 이유는 바로 재정적 여유에서 오는 여유로움이라고 할 수 있다. 나의 부모님은 항상 돈이 부족하고 인생을 힘들게 살아오셨지만 나는 그 반대로 살아가고 싶었다. 그래서 나는 재정적 독립을 내 인생의 최우선 과제로 삼았던 것 같다. 코스톨라니는 재정적 독립 상태가 되어야 인간이 누릴 수 있는 커다란 행복과 기쁨을 제대로 누릴 수 있다고 생각한 것 같다.
35p 80여 년간 증권시장 경험은 내게 이 한 가지를 분명히 가르쳐 주었는데, 그것은 다름 아닌 ‘투자는 과학이 아니라 ‘예술’이라는 사실이다. 미술에서도 그렇지만 주식시장에서도 초현실주의에 대한 이해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투자가 과학적인 논리로 작동했다면 수학자들과 경제학자들이 전세계의 모든 부를 거머쥐었을 것이다. 하지만 현실은 만유인력의 법칙을 발견했던 천재 수학자 뉴튼 또한 주식에 쳐 물리는 세상이니 투자는 분명 과학이 아니라 예술에 가까운 것 같다.
코스톨라니는 투자를 꼭 해야 한다고 주장하는데 정말 좋은 아이디어만 있다면 아주 적은 금액으로도 얼마든지 높은 수익을 올릴 수 있다고 말한다. 특히 돈이 전혀 없는 사람들은 무엇 일이든 시작해서 조금이라도 돈을 마련하고 반드시 투자를 해야 한다고 말한다. 내 주위에도 경제적으로 어려운 분들이 있는데 그 분들의 한결같은 반응은 이렇다. “투자할 돈이 없다.” 조금은 독설 같지만 결국 그 분들은 평생 가난에 시달리다가 투자할 돈 따위는 절대 마련하지 못할 것이다.
주식시장에는 다양한 투자자가 존재하는데 중개인(증권사), 머니매니저(고객 돈으로 도박하는 자들), 금융자본가(큰손), 차익거래, 단기투자자(도박꾼 혹은 사기꾼), 장기투자자, 순종투자자 등 여러가지 투자자의 유형이 존재하는데 나는 얼마 전까지 단기투자자 였다. 그저 시장에서 돈을 조금이라도 빨리 벌어보고자 하는 도박꾼이었던 것이다. 이제는 조금은 태도를 바꾸어 순종투자자가 되어보고자 한다.
67p 투자, 무엇으로 할 것인가 ‘증권’ 혹은 ‘투자’라는 말을 들으면 누구나 증권거래소 또는 주식투자를 생각한다. 주식은 투자하기 위해 존재한다. 나역시 증권이나 투자를 이야기할 때는 당연히 주식 투자를 의미한다.
채권, 외환, 원자재, 유가물, 부동산, 주식 등 다양한 투자 대상이 존재하지만 코스토라니는 주식투자를 제일 잘하고 가장 선호했던 것 같다. “앞에서 열거한 다른 투자 대상에 비교하면 주식이 갖는 장점은 장기적인 상승운동에 있다. 물론 이것이 모든 기업에 해당하는 것은 아니다. 많은 기업이 주가 하락에 시달리기도 하지만 대체로 주식은 장기적으로는 항상 상승하기 때문에 다른 투자 방식보다 성공하기가 어렵지 않다. 자신의 재산을 약간 분산시키고, 크고 튼튼한 기업의 주식에 투자하면, 성공 가능성이 크다고 볼 수 있다.”
나는 코스톨라니와는 조금 다르게 부동산이 투자하기에 정말 적합한 투자물이라고 생각한다. 소음에 휘둘릴 필요도 없고 공포에 매도할 이유도 없고 좋은 입지에 있는 부동산을 매입해서 장기간 보유하면 이 역시도 좋은 투자라고 생각한다.
129p 중기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요소들 돈 + 심리 = 추세 어느 한 요소가 미약하게나마 다른 요소보다 더 크면 둘 중 어떤 요소가 더 강한가에 따라 주가가 약간 상승하거나 약간 떨어지거나 한다. 그러다가 돌변해 둘 다 긍정적이거나 둘 다 부정적이되면 시세 급등이나 시세 폭락이 나타난다. 내 생각으로는 중기적 주식 거래의 경향은 돈과 상상력이라는 요소가 경제 기초지표보다 훨씬 더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자금이 있으면 심리적 요소 역시 언젠가는 긍정적으로 변한다..
코스톨라니는 경기는 중기적으로 영향이 없다고 하면서 주식투자는 결국 돈과 심리가 만들어내는 결과물이라고 말한다. 나는 언제나 메크로(시황)에 신경을 쓰면서 타이밍을 잡으려고 했으나 결국 장기투자자의 시계열에서 봤을 때에는 지금이나 몇 일 후나 별반 차이가 없음에도 우리는 조금이라도 싸게 조금이라고 빨리 수익을 거두려고 조바심을 가지며 투기를 하고 있다. 이제라도 시황은 무시하고 좋은 기업을 찾아 투자해야 겠다고 생각한다.
출처 매일경제
155p 당신은 부화뇌동파인가, 소신파인가? 크게 보아 나는 주식투자자를 부화뇌동파와 소신파, 이 두가지로 분류한다. 소신파는 말 그대로 투자자이다. 장기적으로 보면 그들은 승자에 속하며 그들이 수익을 보는 것은 결국 부화뇌동파 덕분인 경우가 많다. 증권을가지고 노름을 하는 이들은 부화뇌동파에 속한다. 그러면 부화뇌동파와 소신파는 어떻게 다른가? 소신파는 옛날 프로이센의 몰트케 원수가 전쟁의 승리를 위해 꼭 필요하다고 한 네 가지 요소, 즉 4G를 가지고 있다. 4G란 돈(Geld), 생각(Gedanken), 인내(Geduld), 그리고 행운(Gluck)이다.
이 책의 백미는 코스톨라니의 달걀 부분이다. 시장이 과매수 상태인지 아니면 과매도 상태인지를 판단하기 위해서는 먼저 주식시장의 상승운동과 하강운동의 해부도를 이해할 필요가 있다. 나는 모든 투자 시장(주식, 채권, 원자재, 보석 등의 투자가 이루어지는 시장)의 장기 변동을 강세장과 약세장으로 구분한다. 강세장과 약세장은 각기 세 가지 국면으로 구분할 수 있다.
- 조정국면 - 적응국면 혹은 동행국면 - 과장국면
상승운동과 하강운동의 여러 국면이 서로 교대로 나타나기 때문에 원형으로 그려 볼 수 있다. 이 원형을 나는 ‘코스톨라니의 달걀’ 이라고 칭한다.
과장국면은 오래 갈 수 있으며, 주식 매입 역시 돈이라는 요소가 있는 한 계속된다. 그리고 소신파 투자자의 손에 있던 주식이 모두 부화뇌동파 투자자의 연약한 손으로 넘어가고 나면 이 국면은 끝이 난다. 그러면 부화뇌동파 투자자들은 자신들의 수중에 더 이상 돈이 없다는 것과, 가진 것이라고는 신용으로 산 주식이 전부라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돈은 이미 소신파 투자자들에게 넘어가고 난 다음이다.
이 대목에서 무릎을 탁 쳤다. 나는 역시 부화뇌동파 투자자 였다. 이제라로 지금부터라도 소신파가 되기로 결심했다.
207p 성공 전략은 ‘남들과 반대로’ 하는 것 투자자가 성공하려면 넘실거리는 이 파동 속에서 어떤 태도를 가져야 할까? 이 질문에 대한 대답은 이제 어렵지 않다. 그것은 물론 소신파에 속해야 하고, 남들과는 반대로 행동해야 한다는 것이다. 하강운동의 과장기인 제3국면에서 매수해야 하고, 매수하고 난 뒤에는 가격이 더 떨어져도 동요하지 말아야 한다. “밀 가격이 떨어질 때 밀을 가지고 있지 않았던 사람은 밀 가격이 오를 때 역시 가지고 있지 않다.”
여러모로 뼈를 때리는 코스톨라니 형님이다.
235p 페따 꼼쁠리 현상 증권거래소의 초보자들에게는 뉴스나 사건에 대한 주식 시세의 반응이 비합리적이고 비논리적인 것으로 비춰질 수 있다. 증권거래소는 종종 술주정뱅이처럼 반응한다. 좋은 소식에 울기도 하고 나쁜 소식에 웃기도 한다. 나는 이런 현상을 페따 꼼쁠리(Fait accompli : 기정 사실)이라고 부른다. 증권시장의 논리는 일상생활의 논리와 완전히 다르다. 투자는 미래에 일어날 불확실한 사건과 관련되어 있는데, 투자라는 말 자체에 이미 그 뜻이 들어 있다. 어떤 사건이 일어난 후에는 ‘확고한’ 사실이 되고, 그 사실에 투자할 필요는 없다. 즉, 증권거래소는 미래에 일어날 일을 반영한다.
나는 우크라이나를 응원한다.
어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했다. 코스닥은 3.3% 하락하고 미국 나스닥 또한 엄청난 하락이 있었다. 어젯밤 장 시작전 모두가 공포에 떨었다. 왠만한 기술주들이 -3~4% 하락이 예상되었고 모두가 전쟁이라는 공포에 사로잡혔다. 그러나 하룻밤사이에 반전이 일어났다. 저점 대비 7% 이상 급등하여 시장이 마무리된 것이다. 역시 코스톨라니가 말한 페따 꼼쁠리는 사실이었다.
책을 읽고 정리하면서 이렇게 글을 길게 써본게 오랜만이다. 책의 전반에 중요하지 않은 내용이 거의 없어서 이걸 줄이는 것이 가능한가? 내가 중요한 내용들을 많이 놓친건 아닐까 라는 조바심마저 드는 시간이었다.
코스톨라니는 이 책에서 시작부터 끝까지 우리 개인투자자들을 위한 지혜를 베풀어 주었다. 이 책의 말미에 10가지 권고 사항과 금기 사항을 알려주며 마무리한다.
10가지 권고 사항 1. 매입 시기라고 생각되면 어느 업종의 주식을 매입할 것인지를 결정하라. 2. 압박감에 시달리지 않도록 충분한 돈을 가지고 행동하라. 3. 모든 일이 생각과 다르게 진행될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하라. 그리고 반드시 인내하라 4. 확신이 있으면, 강하고 고집스럽게 밀어붙여라 5. 유연하게 행동하고, 자신의 생각이 잘못될 수 있음을 인정하라. 6. 완전히 새로운 상황이 전개되면 즉시 팔아라. 7. 때때로 자신이 보유한 종목의 리스트를 보고 지금이라도 역시 샀을 것인지 검토하라. 8. 대단한 가능성을 예견할 수 있을 경우에만 사라. 9. 계속해서 예측할 수 없는 위험 역시 항상 염두에 두라. 10. 자신의 주장이 옳더라도 겸손하라.
10가지 금기 사항 1. 추천 종목을 따르지 말며, 비밀스런 소문에 귀 기울이지 마라. 2. 파는 사람이 왜 파는지, 혹은 사는 사람이 왜 사는지를 스스로 알고 있다고 생각하지 마라. 또한 다른 사람들이 자기보다 더 많이 알고 있다고 생각해서 그들의 말에 귀 기울이지 마라. 3. 손실을 다시 회복하려고 하지 마라. 4. 지난 시세에 연연하지 마라. 5.주식을 사놓은 뒤 언젠가 주가가 오를 것이라는 희망 속에 그 주식을 잊고 지내지 마라. 6. 시세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지 마라. 7. 어디서 수익 혹은 손실이 있었는지 계속해서 계산하지 마라. 8. 단기 수익을 얻기 위해서 팔지 마라. 9. 정치적 성향, 즉 지지나 반대에 의해 심리적 영향을 받지 마라. 10. 이익을 보았다고 해서 교만해지지 마라.
정말 많은 생각과 깨달음을 얻게되는 훌륭한 책이다. 나의 자녀들에게 물려줄 독서목록 경제 분야에서 1픽으로 지정할 책은 바로 이 책이다. 나는 오늘도 돈을 뜨겁게 사랑하고 차갑게 다루겠다고 다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