몬테베르디의 Vespero della Beata Vergine
오늘은 이탈리아의 작곡가 클라우디오 몬테베르디 (Claudio Monteverdi 1567-1643)의 작품을 추천하려고 합니다. 몬테베르디는 1567년 북부 이탈리아의 크레모나라는 도시에서 태어났습니다.
어릴 적부터 음악에 소질을 보였었던 몬테베르디는 크레모나 대성당의 악장인 마르칸토니오 인제네리 (Marc’Antonio Ingegneri 1547-1592)에게 음악을 배웠고, 1590년경에 만투아의 빈첸조 곤자가 공작의 궁정에서 일을 시작했습니다. 그는 20대 때 이미 마드리갈을 세권이나 출판했고, 1606/7년 카니발 시즌에 오페라 ‘오르페오’와 ‘아리안나’가 만투아 공작 궁정에서 초연되었습니다. 몬테베르디는 표현적이고 극적인 모습을 묘사했던 마드리갈을 작곡했던 것을 기초로 하여 오페라를 작곡함으로써 드라마 스토리를 전개하는 것으로 큰 성공을 거두었습니다. 공이 죽은 뒤 크레모나로 돌아와 성 마르코 성당의 악장으로 일하면서 교회음악뿐만 아니라 오페라와 발레음악 작곡활동도 계속 이어나갔습니다. 또한 1637년 공화국 베네치아에서는 세계 최초로 공중 오페라극장이 지어졌고, 몬테베르디는 이를 계기로 시민들을 위한 오페라를 많이 작곡했다고 합니다. 그가 베네치아 극장상연을 위해 작곡한 오페라 중에 1641년에 작곡한 율리시스의 귀향과 1642년 작곡한 포페아의 대관만 현존하고 있습니다. 특히 포페아의 대관은 몬테베르디의 걸작으로 여겨지고 있는데요, 레치타티보와 아리아의 적절한 사용으로 극적인 표현을 연출해 냈습니다. 또한, 주제에 따라 음악의 분위기 변화를 통한 뛰어난 표현력으로 다양한 악기를 사용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생동감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냈습니다. 미스터리 하게도 몬테베르디의 작품은 그가 죽은 후 오랫동안 연주되지 않다가 죽은 지 400년이 지난 후에야 그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고 합니다.
오늘은 몬테베르디의 Vespero della Beata Vergine 성모마리아를 위한 저녁기도 SV (Stattkus Verzeichnis) 206번을 추천합니다. 이 곡은 1607년 자신의 아내 클라우디아가 죽은 후 병을 얻은 몬테베르디가 휴가 중에 쓴 곡입니다. 당시 몬테베르디는 아내의 죽음으로 굉장히 상심이 큰 상태였고, 엎친데 덮친 격으로 피렌체 출신의 마르코 다 갈리아노 (Marco da Gagliano 1582-1643)라는 작곡가와의 경쟁구도로 만투아에서의 생활이 더 이상 편하지 않게 되었습니다. 이로 인해, 그는 만투아를 떠나기로 결심했고 베니스와 로마를 여행했습니다. 그 후 1612년에 곤자가 공작의 궁정에서의 쫓겨나게 되지만, 1613년 가을부터 베니스의 산 마르코 성의 음악감독으로 일자리를 얻으면서, 음악가로서의 삶을 이어갑니다.
오늘 추천드리는 작품 <성모마리아를 위한 저녁기도>는 르네상스와 바로크를 잇는 시기에 작곡된 이 곡은 1610년 9월 1일에 몬테베르디가 교황 바오로 5세에게 바친 곡으로써, 솔로와 합창단과 오케스트라를 위한 곡입니다. 이 곡은 복되신 동정녀 마리아의 축일을 기념하기 위해 몬테베르디가 작곡한 곡으로 알려져 있는데요, 사실은 몬테베르디가 1590년부터 20년 동안에 만투아 공작 궁정교회에서 일을 할 때 성녀 바바라 축일 (Saint Barbara, 12월 4일)을 축하하기 위해 작곡된 곡이었다고 음악학자 Graham Dixon에 의해 밝혀졌습니다.
이 작품은 시편과 성경구절을 가사로 사용한 총 13곡이 삽입되어 있는 약 90분 정도 소요되는 곡입니다. Vespero는 영어로 Vespers라는 저녁기도라는 뜻입니다. 이 곡은 원래 제목대로 불리기도 하지만 몬테베르디의 "1610년의 저녁기도"라는 이름으로 불리기도 합니다. 저에게는 특히 개인적으로 여섯 번째 곡인 Laetatus sum ‘나는 기뻤도다’와 여덟 번째 삽입곡 Nisi Dominus ‘나 비록 가뭇하지만’의 선율이 아름답게 다가왔습니다. 여러분들은 어떤 곡이 가장 아름답게 와닿을지 궁금하네요.
Laetatus sum 노래에는 시편 122편의 내용이 실려있고, 첫째 줄 가사는 다음과 같습니다: "주님의 집으로 가세!" 사람들이 나에게 이를 제 나는 기뻤네. (122:1)
Nisi Dominus는 시편 127 (126) 편의 내용이 실려있고, 첫째 줄 가사 다음과 같습니다: 주님께서 집을 지어 주지 않으시면 그 짓는 이들의 수고가 헛되리라. 주님께서 성읍을 지켜주지 않으시면 그 지키는 이의 파수가 헛되리라. (127:1)
추천음반: 존 엘리엇 가디너 지휘, 몬테베르디 합창단, 잉글리시 바로크 솔로이스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