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 멀고, 그리 뜨겁다는 태양이
가여운 창문 모서리에
찐득하게 들러붙었다.
방 한구석을 꽉 잡아
다른 구석으로 잘 포개고
탁자 밑으로 밀어둔다.
의식의 변두리에 자리 잡은 꿈 하나
반갑지 않은 아침 공기에 쫓겨
구멍 난 신발 구겨 신고
황급히 머리 밖으로 뛰쳐나간다.
흐트러진 머리카락 사이
희미해진 별빛 털어내고
양손바닥 간절하게 모아 눈을 감는다.
금 나와라 뚝딱, 은 나와라 뚝뚝딱.
누가 먼저라 할 것 없이
재잘거리는 상념의 조각들
이면지에 구겨 넣어 입을 틀어막고
잠들기 전의 새빨간 기억들
얼굴 두드리며 불러낸다.
꽉 막고 있던 구멍 하나 열고
남은 구멍 또 하나 열고
고인 물 썩지 않게 시원하게 작별한다.
이제는 더딘 시간을 맞이할 차례.
계절이 좋아한다는 옷과 가면을 걸치고
세월을 노 저어 제자리에 띄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