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김재호

길고 연약한 손 끝 부들부들 떨더니

꼭 잡고 있던 홍시 하나 떨구었다.


뱃속이 출렁이고 다리가 삐걱거렸다.


엊그제

말라비틀어진 잎사귀는

그리 사뿐히 내려앉게 하더니.


감이 비운 자리에 파란 하늘이 들어찼다.

떨어지며 갈라놓은 세상도

생채기 하나 없이 아물었다.


묵직한 돌멩이 하나 들고

감나무 가지 끝

감이 걸려있던 곳을 향해 던진다.


그 자리 꿰찬 것 부숴버리면

감이 다시 돌아오지 않을까.


유난히 감을 좋아했던 그 사람도

웃으며 돌아오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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