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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재호 Jul 10. 2022

다이어트

결심

다이어트


내일부터 

진지하게 다이어트를 시작하려고 합니다.

한 번 사는 인생 까짓 거 

조금 더 건강하고 매력적으로 살고 싶습니다.     


오늘 점심은

자장면과 치킨입니다.

오늘 저녁은

족발 그리고 마라탕과 볶음밥입니다.

소주와 맥주도 살짝 곁들일 생각입니다.     


마지막 만찬입니다.     


앞으로 

맞닥뜨리게 될 고된 역경과 시련을

묵묵히 헤쳐나갈 추진력을 얻기 위함입니다.     


스스로를

응원하고 위로하기 위한

일종의 성스러운 의식과도 같습니다.     


금강산도 식후경이고

강한 정신력은 강인한 체력에서 나오며

대한민국 사람은 뭐니 뭐니 해도 밥심입니다.     


제 모습을 지켜보던 배우자가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말을 합니다.     


"지금 당신의 행동은

100미터 달리기를 앞둔 선수가

출발선 10미터 뒤에서 

달릴 준비를 하는 것과 같아요.

왜 100미터 달리기를 하는데

혼자서

110미터를 뛰려고 하는지 이해를 못 하겠어요."


저는 양쪽 어깨를 으쓱하면 대답합니다.     


"난 다이어트가 

100미터 달리기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이건 마라톤이에요.

42.195km, 즉 42195미터를 달려야 하는 데

고작 10미터 뒤로 간다고 해서 뭐가 달라지겠어요."


배우자가 한심하다는 듯 내뱉습니다.     


"그런 식으로 뒤로 간 거리를 다 합치면

당신의 마라톤 결승점은 

이제 50km 정도쯤 떨어져 있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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