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심
다이어트
내일부터
진지하게 다이어트를 시작하려고 합니다.
한 번 사는 인생 까짓 거
조금 더 건강하고 매력적으로 살고 싶습니다.
오늘 점심은
자장면과 치킨입니다.
오늘 저녁은
족발 그리고 마라탕과 볶음밥입니다.
소주와 맥주도 살짝 곁들일 생각입니다.
마지막 만찬입니다.
앞으로
맞닥뜨리게 될 고된 역경과 시련을
묵묵히 헤쳐나갈 추진력을 얻기 위함입니다.
스스로를
응원하고 위로하기 위한
일종의 성스러운 의식과도 같습니다.
금강산도 식후경이고
강한 정신력은 강인한 체력에서 나오며
대한민국 사람은 뭐니 뭐니 해도 밥심입니다.
제 모습을 지켜보던 배우자가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말을 합니다.
"지금 당신의 행동은
100미터 달리기를 앞둔 선수가
출발선 10미터 뒤에서
달릴 준비를 하는 것과 같아요.
왜 100미터 달리기를 하는데
혼자서
110미터를 뛰려고 하는지 이해를 못 하겠어요."
저는 양쪽 어깨를 으쓱하면 대답합니다.
"난 다이어트가
100미터 달리기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이건 마라톤이에요.
42.195km, 즉 42195미터를 달려야 하는 데
고작 10미터 뒤로 간다고 해서 뭐가 달라지겠어요."
배우자가 한심하다는 듯 내뱉습니다.
"그런 식으로 뒤로 간 거리를 다 합치면
당신의 마라톤 결승점은
이제 50km 정도쯤 떨어져 있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