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노

by 김재호

개소리를 개가 내면 아무도 이상하게 여기지 않는다.


하지만 사람이 개소리를 하면 모두의 주목을 받는다.

사람도 반응하지만 개들도 무슨 일인가 싶어 쳐다본다.


사람이 개소리를 하는 것은

개가 사람 소리를 하는 것과 비슷한 효과를 낸다.


개소리를 하는 사람은

사람일까 개일까

사람 소리를 하는 개는

개일까 사람일까.


지난밤과 오늘 새벽에 걸쳐

천둥과 번개가 심하게 쳤다.


잠을 제대로 이루지 못할 정도로

번쩍거렸고 쿵쾅거렸다.


도대체 뭐하는 거냐며

온 세상을 단숨에 밝게 깨우더니

이마에 핏대까지 세워가며

소리를 질러댔다.


평소에는 묵묵히 듣기만 하더니

뭐 그리 쌓인 게 많은지

뭐 그리 서러운 게 많은지

눈물까지 쏟아내며

펑펑 울었다.


아침이 되어서야

조금 진정된 눈치던데

어째 분위기가 또 심상치 않다.


아직도

흘릴 눈물이

보여줄 분노가

더 남았나 보다.


그런데 그 와중에

개소리로 떠드는 사람이 여태 있다는 사실이 놀랍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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