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단 (禁斷)

by 김재호

얼룩덜룩 허연 줄무늬는

이쪽과 저쪽을 이어주는

유일한 다리가 되어

오고 감을 허락하고 통제한다.


만약, 붉은색이라면

건너지 마시오.


절정의 겨울밤

헐벗은 남녀가

서로를 꼬옥 끌어안은 채

다리 앞에서 멈춘다.


역시, 붉은색이라면

건너면 안 되니까.


잠깐의 머뭇거림 그리고 칼바람이

온몸의 열기를 앗아가자

여자의 손에 이끌린 남자는

빨간 불(火)인 줄 알면서도

다리를 건넌다.


금단의 색깔

금단의 열매

금단의 시간


색 바랜 향기가 덧칠해진 다리

절대와 상대를 넘보지 않으며

오늘과 내일 그 모습을 달리하는 너를

지금도 나는 마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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